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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남에게 궁금한 모든 것들

EDITOR 두경아

입력 2020.01.23 16:52:14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배우 배정남. 그는 언젠가부터 예능 프로그램, CF,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존재 자체가 장르인 배정남의 진짜 이야기.
배정남에게 궁금한 모든 것들
이토록 개성 넘치는 인물이 또 있을까. 배정남(37)의 등장은 연예계를 뒤집어 놓을 정도로 센세이셔널했다. 도저히 교정되지 않을 것 같은 사투리, ‘행님, 행님’하면서 다가오는 친근하면서도 예의바른 태도, 또 이와는 정반대인 걸어만 다녀도 화보가 되는 패션 감각. 예능 프로그램‘라디오스타’와‘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허당기 가득한 모습을,‘스페인 하숙’에서는 성실하고 진중한 인간적인 모습을, CF 광고나 패션 화보에서는 모델 출신다움 세련됨을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그런 그가 1월 22일 개봉한 영화 ‘미스터주: 사라진 VIP’에서는 또 하나의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 영화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로, 극중 배정남은 열정 가득한 요원 만식으로 분해 그만의 매력으로 또 하나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사라진 판다를 대신해 탈을 쓰고 판다 흉내를 내는가 하면, 잃어버린 판다를 찾기 위해 요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구르고 넘어지는 등 웃음을 자아내는 다양한 몸개그를 보여준다.


영화 ‘미스터주’ 속 만식이와 배정남의 비슷한 점을 꼽는다면. 

만식은 열정은 있지만, 생각보다 몸이 나가는 스타일이에요. 사람을 잘 믿고, 악의는 없죠. 만식이나 저나 살짝 부족하고, 허당기 있는 성격이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가가기 편한 것 같고요. 사람들이 저를 몰랐을 때는 날카롭고 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허당기 있는 모습을 보이니 마음을 열고 바라보고,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

영화는 ‘보안관’에 이어 두 번째고, 첫 주연작이에요. 어깨가 무겁지 않았나요? 



이번 영화에서 비중은 주연까지는 아니에요(웃음). 캐릭터를 봤을 때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욕심이 나더라고요. 이런 캐릭터는 한 동안은 우리나라에 없지 않았나요. 정상은 아니잖아요(웃음). 무조건 열심히 준비했어요. 동물 탈을 썼으니 더워서 힘들었지만 잘 이겨내고 싶었어요. 포기하기 싫었고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했어요. 몸 사리지 않고 뛰어 들었죠.

영화에서 몸 개그가 많았어요.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탈 쓰고 연기하는 게 더워서 힘들었죠. 넘어지거나 구르는 씬이 있었는데 다치지는 않았어요. 편집 본에서는 잘린 것 같은데, 개와 마주보고 짖는 씬이 있었어요. 알리(진돗개)에게 지기 싫어서 열심히 했죠.

영화에서 코미디를 담당했는데,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생각대로 웃던가요. 

웃기는 포인트인데 안 웃기면 안 되니까 책임감 부담감이 컸어요. 첫 시사회가 기자 시사회였는데, (기자들이 잘 안 웃어서) 멘붕이 왔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이 포인트에서 분명 빵 터졌는데…. 다행히 같은 날 다른 관에서 진행한 일반관은 많이 웃었다고 해서 안심은 되지만, 걱정이 많이 됐어요.

실제 반려견을 키우는 걸로 알아요. 동물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이번 영화를 반겼을 것 같아요. 

제게 반려견 벨은 가족이에요. 벨을 한 살 반 때 데려와 지금 8살 됐으니까요. 40대가 되기 전 동물 영화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가 들어오니 너무 좋았죠. 평소 촬영 현장에는 큰 개를 데리고 다닐 수 없어요. 그런데 이번 촬영장에서는 동물에게 완전히 오픈 돼서 벨을 데려와서 반려견과 투숙 가능한 숙소를 구해서 같이 지냈어요.

영화를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성민 선배는 실제로 동물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이에요. 영화 초반에서 나오는 성격 그대로요. 고양이를 보고 질색하는 모습이 진짜 선배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촬영이 계속 될수록 개를 쓰다듬고, 같이 산책하고, 간식도 주는 사람으로 변하더라고요. 영화의 내용이 그런 거였는데, 진짜 신기했어요.


배정남에게 궁금한 모든 것들
알리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알리는 우리 벨과 천지차이에요. 정말 똑똑하고 집중력이 상당해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오라면 다 오고…. 개가 그렇게 연기를 잘 할 수 있단 걸 처음 알았어요. 나중에 벨과 영화에 촬영할 기회가 있다면, 그 정도 연기력은 안 바라도 같이 나오는 씬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시사회 끝나고 이어진 간담회에서 “초등학생 관객을 잡겠다”고 했는데 그 목표는 어떻게 세우신 거예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저를 알아보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는 아이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초통령’이나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몸 개그가 많으니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것 같거든요. 영화를 찍으면서도 목표가 확실했어요. ‘이런 역할을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 망가지는 것에는 두려움이 없었어요. 내 자신을 내려놓고 망가졌는데, 멋있게 나오려고 폼 잡는 캐릭터보다 이런 역할이 더 편한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 이성민·김서형 씨 등 연기력이 탁월한 배우들과 열연했어요. 배운 점이 있다면. 

대본 리딩할 때부터 촬영 현장에서까지 그분들을 보고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하고 보고 배웠어요. 실제로 연기를 배우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현장에서 스태프를 대하는 모습을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이성민 선배가 촬영하면서 매일 팀 마다 회식을 시켜줬어요. 맨날 저녁 마다 밥 먹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마치고 방에 돌아가기 아쉬울 정도였어요. 주인공이 잘 하니 촬영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잘 되면 저렇게 해야겠다’는 꿈을 꾸게 됐죠.

코미디 영화를 찍어보니 어떤가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코미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고, 찍고 나서 ‘더 잘할 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두 편의 영화가 더 개봉 대기 중인데, 연기 변신도 꿈꿀 것 같아요. 

진지한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어요. ‘배정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거든요. 그 이미지가 강하다는 걸 알아요.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너 자체가 장르다.’ 그렇게 때문에 변신은 조심스러워요. 지금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하고 싶고, 점차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10년 전과는 다른 이미지에요. 그때는 ‘모델 배정남’으로 남자들의 우상이었는데. 

그때는 허세였죠, 허세. 어릴 때는 망가지는 게 두려웠고, 나를 숨겼어요. 나를 놓는 순간부터 너무 편안하고, 훨씬 좋아졌어요. 망가져도 사람들에게는 열려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저를 보면 웃고, 반갑게 맞아주니까 좋아요. 예전에는 남자 팬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아이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저를 보고 웃어주세요. 그게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말을 많이 하다보면 사투리가 들킬까봐 부끄러워서 말도 많이 안 했어요. 이제 내일 모레 마흔이니 부끄러울 것도 없고, 신비주의 같은 건 전혀 필요 없다는 걸 알았죠.

지난해 ‘스페인 하숙’이 정말 인기였는데, 시즌2는 이야기 되고 있나요. 

시청률이 10%가 넘었으니 시즌2는 안 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시즌2 제작이 된다면 얼마든 참여할 의향이 있고요.

차승원, 유해진 두 분과는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나요. 

스페인에서 촬영하면서 맥주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해서 두 분과는 많이 친해졌죠. 이번 VIP 시사회 때 승원이 형이 오셔서 ‘고생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원래 승원이 형이 남의 시사회에 잘 안다니신다고 해요. 특히 승원이 형은 모델 시절부터 롤 모델이었는데,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응원해주시고 연락 주셔서 참 고마워요.

유독 형들에게 사랑 받는 비결이 있나요. 

솔직해서 그런 거 같아요. 대부분 내공이 센 사람들인데, 몇 년째 편하게 지내요. 저도 억지로 싫은데도 잘보이고… 그런 건 정말 못해요. 그냥 단순무식하게 가니까 형동생 하고 지내는 것 같아요. 저도 안 편한 사람들에게는 ‘선배님’하고 깍듯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내 가정에 대한 꿈은 어때요. 

마음을 흔드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아기도 낳고 싶고 화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있죠. 성민이 형은 형수님이 똑 부러진 분이에요. 형은 늘 제게 ‘너는 우리 와이프 같은 사람 만나야 한다’고 하세요. ‘예쁘면 오래 못 간다’, ‘생각이 건강한 사람을 만나라’, ‘무조건 형수 같은 사람 만나라’….

형수님께 소개해달라고 해보시죠. 

형수님께 말은 해놨어요(웃음). 여자는 여자가 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주변에 내공 있는 누나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은‘여자 생기면 무조건 데리고 오라’고 하세요. 이상형은 건강하고 긍정적인 스타일이에요.

예능 프로그램 고정에 욕심이 생길 법 할 것 같아요. 

그동안 성격이 맞는 걸 했는데, 맞지 않으면 힘들더라고요. ‘1박 2일’ 했던 유호진 PD와 ‘스페인 하숙’ 팀들이 하자고 하면 다 할 거예요. 출연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억지 행동 안 시키고는 사람들. 호진이 형도 기회가 있으면 하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대본이 없는 게 어울리고 대본 있으면 못 하겠어요. 스튜디오에서 둘러앉아서 토크 하는 프로그램보다는 리얼리티가 잘 맞아요. 치고 들어가는 걸 잘 못하겠더라고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꽤 긴 시간이 지났어요. 그동안 부침도 많고 활동을 안 한 시간도 길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이겨왔나요. 

버틴 거죠. 데뷔한 지 18, 19년차 되는데, 잘 버틴 덕분에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출연하면서 좋은 PD 만났어요. 잘 될 거라는 희망의 끈을 안 놓고 있었고, 기회가 왔을 때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활동이 없을 때도, ‘나는 계속 준비 중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시간도 있었나요. 

포기한 적은 없어요. 중간에 쇼핑몰을 하긴 했지만, 언제든 작은 역할이 들어와도 감사하게 하곤 했죠. 다행히 주변에 좋은 친구들, 좋은 형누나들이 있었어요. 좋은 어른들, 대선배들도 있었고요. 어른들은 좋은 말을 해줘요. ‘너는 기다리면 꼭 기회가 온다’는 희망적인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친한 누나들은 ‘너는 생짜(있는 그대로의 모습)로 가야 해. 그게 매력이야’라고 하셨고요. 영화 ‘보안관’ 팀 만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바뀌었죠. ‘라디오 스타’도 섭외 왔을 때도 형들이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해줬어요. 사람들은 (나의 장점을) 모르는데, 형들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주변에서 많은 힘을 받았어요.

배정남의 40대는 어떨까요. 

배우 배정남으로는 지금보다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줄 것 같아요. 좀 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겠죠. 인간 배정남은 지금처럼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요. 벨과 산책하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 잔하고, 지금 그대로 촌놈으로. 결혼을 했다면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딸은 애지중지 키우면서(웃음).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쇼핑몰도 해봤는데, 앞으로 패션 관련 사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옷들로만 하고 싶어요. 퀄리티 좋게. 그런 건 꼭 하고 싶어요. 유럽풍의 빈티지한 카페도 하고 싶어요. 그걸 생각해서 소품들을 많이 모아놨거든요. 오리지널 아니면 싫어해서, 거기에 맞는 소품들만 구입해요.

마지막으로, 질문할게요. 배정남에게 ‘행님’이란. 

저와 친하게 지내면서 소통하는 사람들. 지금 친하게 지내는 분들 중에서도 열한 살 차이인데도 친구 같은 분이 있어요. 그런 분들이 ‘행님’이죠. ‘행님’은 ‘형님’보다 더 정겹지 않나요? 저도 안 편하면 ‘형님’ 하거나 ‘선배님’ 한답니다.


사진제공 YG케이플러스




여성동아 2020년 2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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