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강연료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제동. 사진은 세월호 3주기인 2017년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행사에서 김제동이 발언하는 모습.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김제동이 그간 강연을 진행해온 지역 지자체장들의 당시 당적을 분석하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새누리당 3명 △더불어민주당 2명 △바른정당 1명 △한나라당 1명 순이다.
지자체가 김씨에게 회당 평균 1천2백만원이 넘는 강연료를 지급하는 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8년 김씨에게 1천5백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한 경북 예천군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15.77%(2018년 기준)로 전국 2백43개 지자체 중 2백33위다. 이번에 고액 강연료가 논란이 되자 행사를 취소한 대전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20.42%(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7일 “(김제동에게) 시급 1천만원을 주든 1만원을 주든 정권 창출에 기여한 바에 보답하는 건 좋지만 국민 세금으로 그렇게 챙겨주지는 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제동이 각 분야의 석학이나 전문가들보다 비싼 강연료를 받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문제 제기도 있다. 대학교수를 비롯해 각급 학교의 장, 교직원, 학교법인·언론사 임직원의 경우 ‘김영란법’에 따라 공사립 구분 없이 강연료 상한액이 시간당 1백만원으로 제한된다. 공무원이나 공직 유관 단체 임직원의 경우 직급별 구분 없이 시간당 40만원이며, 총액 한도는 회당 60만원이다.
하지만 김제동이 연예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연예인의 행사 참가비를 기준으로 보면 김제동의 강연료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 가수들의 경우 인기와 인지도에 따라 행사 출연료가 천차만별인데, 중견 기획사 보이 그룹의 행사 출연료가 3천만~5천만원 수준이다. 연세대는 지난 5월 ‘아카라카’ 축제에서 트와이스, 빈지노, 지코, 레드벨벳, 아이유 등 5팀을 초청하는 데 총 1억2천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제동의 경우 강연료가 세금에서 지급됐다는 점에서 이들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김제동은 6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1TV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강의료를 어디에 쓰냐고 하시는데 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과 모교에 5천만원씩 합쳐서 1억원을 기부했다”며 “우리 기획사에 소속 연예인이 나 혼자다. 식구들이 6명인데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뒤 더 이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 뉴스1 디자인 박경옥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