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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 홍석천의 스타일리시 맛집

달콤한 디저트 유혹에 빠진 날

기획·한혜선 사진·이기욱 기자

2011. 04. 29

달콤한 디저트 유혹에 빠진 날


포근한 햇살로 인해 나른하고 졸음이 솔솔 오는 요즘, 입맛마저 감각을 잃고 둔해지기 쉽다. 주변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나는 이맘때 유난히 달달한 것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이때 내가 즐기는 것은 식사 후 먹는 가벼운 후식이 아닌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만큼 풍성하고 달콤함이 입안 가득한 디저트! 이달에는 달콤한 향이 봄의 나른함을 깨우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맛의 메카, 트렌디한 거리로 꼽히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W.e.(02-3445-0919). 호떡, 식혜, 군고구마 등 우리나라 전통 주전부리를 서양 디저트 못지않은 화려한 세팅으로 선보인다. 몸에 좋은 국산 재료를 전통 조리법을 이용해 만들어 디저트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살 찔 걱정에서도 자유롭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호떡 팬케이크다. 호떡을 팬케이크처럼 아름답게 담고, 어울리는 각종 토핑을 얹어 맛과 멋을 더했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 구워 10~20분 정도 소요되는데, 기다리는 내내 공간 가득 달짝지근한 향기가 진동해 이 순간은 행복한 고문의 시간이 된다. 블루베리, 크랜베리, 호두, 아몬드 등 몸에 좋은 각종 재료들이 어우러진 호떡 소도 특별함을 더한다. 크랜베리가 들어간 새콤달콤 딸기셔벗과 호떡 위를 두른 소스도 맛의 일등공신이다. 한국식 그라니타도 빼놓지 말고 맛볼 것! 시칠리아 섬에서 전래된 그라니타는 과일에 설탕과 와인 또는 샴페인을 넣어 얼린 이탈리아식 얼음과자지만, 이곳에서는 식혜, 수정과, 미숫가루를 등을 이용해 만든 한국식 그라니타를 선보인다. 전남 고창에서 공수한 탱글탱글한 복분자로 맛을 내 빛깔도 곱고 얼음을 포크로 일일이 긁어내 갈아 식감이 살아 있다. 아쉬운 점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하루에 맛볼 수 있는 수량이 제한적이라는 것. 굵은 가래떡을 꿀에 찍어 먹던 어린 시절 간식에서 모티프를 따온 단팥 퐁뒤도 이곳에서 내가 빼놓지 않고 맛보는 메뉴다. 단팥 외에 인절미가루, 조청, 메이플시럽, 견과류 등 소스를 추가해 찍어 먹을 수 있다. 한국식 디저트 카페라고 해서 고전적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화이트와 우드 컬러로 내추럴하고 심플하게 꾸민 공간은 편안하면서도 아늑하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근처에 위치한 라비앙봉봉(02-556-5565)은 프랑스어로 달콤한 인생이라는 뜻의 디저트 카페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나의 발걸음이 절로 향하는 곳으로, 카카오 함량 58% 초콜릿으로 만든 클래식 쇼콜라, 아몬드와 피스타치오 사이에 부드러운 크렘무슬린을 겹겹이 샌드한 오페라피스타치오 케이크를 추천한다. 이곳은 단순한 디저트 카페가 아닌 베이킹 스튜디오를 겸하고 있어 도쿄 제과학교를 졸업한 파티시에에게 디저트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아몬디에(02-736-9651)는 프랑스어로 아몬드나무라는 뜻의 디저트 카페로,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위치해 있다. 다양한 맛의 마카롱이 별미! 이곳에서는 주로 당도 높은 프랑스 디저트를 선보이기 때문에 음료는 꼭 아메리카노를 선택할 것.
음식은 향기에 한 번, 빛깔에 두 번, 맛에 세 번 취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위에 소개한 디저트는 모두 합격점이다. 달콤한 향기, 찬란한 빛깔, 부드러운 맛으로 오감을 사로잡는 디저트의 유혹에 넘어갈 준비가 됐는가?

홍석천씨는...
방송인이자 이태원 마이타이를 비롯해 마이첼시, 마이차이나 등을 성공시킨 레스토랑 오너다. 미식가로 소문난 그가 전문적인 식견으로 맛은 물론 서비스, 인테리어, 분위기가 좋은 베스트 맛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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