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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행복 플러스

5월 셋째 출산! 조은숙 ‘다산의 여왕’ 도전記

글·김민지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2011. 03. 16

한 생명을 품고 키워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기쁨이다. 배우 조은숙은 이제 세 번째 행복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5월 셋째 출산! 조은숙 ‘다산의 여왕’ 도전記



한 생명을 만들고 책임지고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기에 한 번의 선택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조은숙(41)은 달랐다. 한 남자의 아내로 살면서 아이들의 엄마가 된다는 건 자연스러운 ‘삶의 이치’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아이를 갖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지금 그의 배 속엔 셋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아이는 되도록 많이 낳자’고 얘기했어요. 제가 일찍 결혼한 편은 아니어서 노산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소중한 생명을 낳아 키우는 게 부부의 역할, 나아가 인간의 도리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첫째를 낳았을 때 둘째를 원했고, 둘째를 낳고 나니 셋째를 갖고 싶었어요.”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윤(5)과 혜민(3)을 키우면서 엄마로 사는 즐거움을 얻었다. 일과 병행하는 육아가 쉽진 않지만 자신과 남편이 만들어낸 ‘살아 있는 작품’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임신 초기 때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들어와요. 정말 해보고 싶은 작품 말이죠. 셋째를 가졌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아이를 가졌으니 포기해야만 했죠. 사실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달리 보면 좋은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지금 저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생명’이란 작품을 품고 있는 거니까요(웃음). 그래서 아이 갖는 일은 제게 귀한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2005년 사업가 박덕균씨(41)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한 조은숙은 그동안의 생활을 뒤돌아보니 출산과 육아만 반복했던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다. 오랜만에 차려입고 외출하기 위해 옷장을 열어 보니 임부복만 가득했던 것.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남편에게 “‘임부복도 많은데 아예 이런 사업을 해볼까?’라며 농담했다가 ‘아니다, 이참에 넷째도 갖자’고 말했다”며 웃었다.
“저는 아직 ‘다산의 여왕’ 축엔 못 끼죠. 개그우먼 김지선씨가 벌써 네 명을 낳았고, 탤런트 정혜영씨도 이번에 넷째를 임신했다고 들었거든요. 저도 셋째 낳고 한 번 더 도전해봐야 그런 별칭을 얻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셋째 아이 생기니 넷째 욕심도 생겨

5월 셋째 출산! 조은숙 ‘다산의 여왕’ 도전記


조은숙은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연예인들이 아이를 많이 갖는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대중에게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그가 지난 1월 임신 6개월임에도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에 3회 정도 카메오로 출연했던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친분 있던 감독님께서 ‘좋은 작품이 있다’고 계속 연락을 주셨어요. 그때 이미 배가 많이 불러온 상태라서 제 상황을 한 번 보고 결정하라고 했더니 ‘괜찮다’며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배역 때문에 조금 망설였어요. 혹시 아이 태교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됐거든요.”
그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장일준(최수종)의 딸 장인영(왕지혜)의 생모이자 내연녀 주일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나선 장일준의 스캔들을 터뜨리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로, 극중 파란을 일으키는 캐릭터였다. 조은숙은 ‘혹시나 배 속 아이에게 나쁜 영향은 주지 않을까’ 고민하다 남편과 상의했다. 출연을 만류할 거란 그의 예상과 달리 남편은 “뭐든 해보라”면서 “나중에 아기가 더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출연을 적극 지지했다.
“남편이 ‘임신했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임신했을 때 하는 연기나 임신하지 않았을 때 하는 연기가 뭐가 다르냐면서요. 배우인 이상 뭐든 들어오면 도전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보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어요.”
임신 7개월째에 접어드는 요즘, 그는 여전히 바쁘다. 셋째 아이를 갖고 보니 “이것저것 많이 알고 싶어졌다”며 “요즘 배우기 시작했다”는 DSLR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5월 셋째 출산! 조은숙 ‘다산의 여왕’ 도전記


“첫아이를 가졌을 땐 태교로 찬송가나 성경을 많이 읽어줬어요. 둘째 때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마음 편안하게 영화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지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셋째가 생기니까 자꾸 뭔가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지난해 11월부터 집 근처 문화센터 사진 강좌를 등록했어요. 그림도 그리고 싶어서 크로키 강좌도 신청해 배우고 있어요.”
그는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태교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갔다. 첫째는 차분하고 조용한 반면 둘째는 사내아이처럼 대범하고 적극적이라는 것. “셋째는 아마 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11월 조은숙은 방송에서 새롭게 리모델링한 집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보금자리로 꾸며놓았기 때문. 특히 첫째 딸 윤이 방 한쪽에 ‘개구멍(?)’처럼 보이는 작은 구멍을 만들어 거실의 놀이방과 통하도록 했다. TV를 서랍 안에 넣어 거실 활용도를 높인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아이와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에 그치지 않았어요. 그 공간에서 아이들과 ‘엄마’가 아닌 ‘친구’처럼 놀아주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들이 잘하고 좋아하는 게 뭔지 찾게 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특별한 걸 가르치는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 있는 걸로 함께 놀기 위해 노력해요.”
그가 큰딸 윤과 가장 즐겁게 하는 놀이는 ‘창작 동화 만들기’다. 어렸을 적 윤이에게 많은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니 어느새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 동이 났다. 그때 그가 묘안을 낸 게 바로 동화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거였다.
“아이 상황에 맞춰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만약 윤이가 아프면 ‘윤아, 옛날 옛적에 아주 많이 아픈 공주님이 있었대. 온 가족이 공주를 낫게 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대. 그러다가 왕자님이 약을 갖고 온 거야. 왕자님이 준 약을 먹고 기도를 하니 공주님이 싹 나았대’처럼 이야기를 지어주면 열심히 들으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날부턴가 윤이도 동화를 각색해서 들려주기 시작했어요.”
윤은 ‘신데렐라’ 이야기를 한다면서 주인공을 신데렐라가 아닌 신데렐라 언니들로 바꿨다. 동화 ‘피터팬’도 피터팬이 네버랜드가 아닌 다른 별로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조은숙은 “큰아이의 상상력에 내심 놀랐다”며 “아이들과 놀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중요하지, 억지로 가르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누구나 부모라면 내 아이가 뒤처지지 않길 바라죠. 그런 마음에서 성급하게 한글이나 영어 등 뭐든 조기교육을 시키려고 해요. 그런데 전 아이들이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한 그런 노력이 도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윤에게 일부러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그랬더니 어느새 아이가 ‘엄마, 이건 뭐야?’ ‘이건 이렇게 불러?’하면서 스스로 깨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이때다 싶어 한글을 가르쳤더니 순식간에 다 뗐다”고 말했다.

아이에 자극 받아 영어 교육 사업에 도전
그런 그에게 지난해 11월 찾아온 영어 교육 사업가로의 도전은 똑똑한 엄마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인의 소개로 능률교육과 손잡고 초중고생 영자신문 ‘영타임즈’를 창간했다. 두 아이의 육아를 통해 쌓인 노하우도 되살리고 아이 교육에도 보탬이 되는 일거양득의 경험이 되고 있다.
“제가 사실 영어를 잘 못해요. 그래서 어린 시절 영자신문을 끼고 살던 사람들을 동경한 기억이 나요(웃음). 어떻게 기회가 돼서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 영어 교육에도 도움 되고 제 육아 노하우도 살릴 수 있는 일이라서 즐겁게 임하고 있어요.”

5월 셋째 출산! 조은숙 ‘다산의 여왕’ 도전記

셋째를 임신 중인 조은숙은 최근 영어 교육 사업가로도 나섰다. 그는 “출산 전까지 사업과 방송활동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열혈엄마’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부쩍 큰딸 덕분에 조은숙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아닌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의 주인공이 됐다”고 말한다. TV에서 나오는 영어·일어·중국어·프랑스어를 구분할 정도로 외국어에 관심 많은 윤을 위해 그가 사업을 하면서 열심히 영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이와 재밌게 놀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독특한 영어놀이법도 고안했다.
“아이 방과 놀이방 곳곳에 영어 단어 카드를 붙여놓고 놀면서 영어 공부를 해요. 만약 ‘산성비(Acid Rain)’란 단어가 붙어 있다면 같이 큰 소리로 불러보고 뜻을 설명해준 다음, ‘윤아, 영어를 두려워하지 마. 영어는 재밌는 거야. 우리 신나게 이 단어를 찢어볼까?’라고 말하며 박박 찢어요. 찢은 걸로 다시 놀기도 하고요. 오감으로 체험하는 영어놀이를 하다 보니 아이가 더 열심히 참여하더라고요.”
조은숙은 셋째를 가진 이후 10kg 정도 몸이 불었다. 지난해 이맘때쯤 힘들게 다이어트를 한 뒤라 “다시 살이 찐 것이 아쉽다”고 했다.
“솔직히 아기 낳는 것보다 살 빼는 게 더 힘들어요. 원래 아이를 낳으면 낳을수록 출산의 고통이 심해진다고들 하는데 그 아픔은 다이어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다 알겠지만 아이만 쏙 빠져나가고 살은 그대로 남거든요(웃음). 셋째 낳고 ‘어떻게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 있을까’ 그게 요즘 저의 고민인데 딸 덕분에 조금 부담은 덜고 있어요.”
지난해 그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계기는 윤이 때문이다. 둘째 혜민을 낳고 나서 살찐 엄마에게 윤이가 날씬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것. 그런데 요즘은 맏딸 노릇을 하느라 “‘엄마, 살쪄도 괜찮아. 아기가 배고파서 먹는 거잖아. 지금도 엄마는 예쁘고 보기 좋아’ 하며 위로해준 딸이 기특하다”고 했다.

5월 출산 전까지 방송활동 병행
연기든 사업이든 뭐든지 하라고 지원해주는 남편과 아직 어리지만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친구로 여기는 딸들 덕분에 조은숙은 매일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이런 게 엄마이자 아내로서, 또 여자로서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삶 같아요. 제 친정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사셨는데 어릴 적엔 ‘답답하게 왜 그러실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제가 가정을 꾸리고 살다 보니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힘이 되고 소중한 자리인지 깨닫게 됐어요. 지금도 저를 도와준다며 아이들을 봐주시는데 항상 고맙죠.”
태명이 ‘할렐루야’인 셋째와의 만남은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그는 일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2월 말부터 ‘재테크’를 주제로 한 케이블 방송의 시즌2 MC 출연 일정이 잡혀 있다.
“늘 아이디어도 있고,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젠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라는 걸 느껴요. 아마도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이 만들어준 ‘엄마의 힘’이겠죠(웃음). 방송활동도 열심히 하고, 친환경 살림법도 실천하면서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최고’라고 부를 수 있는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장소협찬·갤러리로얄(02-514-1247)
의상협찬·앨리스인바 탈리아(02-3445-6428) 금은보화(02-548-3956) 나인웨스트(02-514-9006) 더슈(02-3447-7701) 마시모두띠(02-3413-9820)
코디네이터·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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