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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열정적인 인생

김수로가 사는 법

예능 외도 끝내고 본업 복귀

글·이혜민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2011. 01. 19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김수로를 보고 간혹 예능인으로 오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김수로는 무대 위에 있을 때 더 빛나는 배우다. ‘패밀리가 떴다’ 이후 쏟아진 방송가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연극무대를 선택한 김수로를 만났다.

김수로가 사는 법


SBS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 웃음 제조기로 맹활약한 배우 김수로(41). 올 초 프로그램 종영 후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춘 그는 뜻밖에도 연극무대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쏟아진 러브콜을 고사하고 무대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초 ‘밑바닥에서’란 연극으로 10년 만에 무대에 올랐어요. 그 작품을 하면서 앞으로는 적어도 1, 2년에 한 번씩은 연극무대에 오르겠다고 말했는데,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죠, 뭐. 특별한 각오로 돌아온 건 아니고 배우니까 자연스럽게 다시 하는 거예요.”
그가 택한 작품은 ‘이기동 체육관’으로 청년 이기동이 희망을 찾기 위해 어릴 적 우상이었던 세계 챔피언 권투선수 이기동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왕년의 스타에게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걸 깨달은 청년 이기동은 도리어 체육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신저가 되는데, 김수로가 바로 그 청년으로 열연한다. 연극의 소재는 권투. 하지만 그는 “권투가 아닌 사람이 빚어내는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권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간 전 세계 챔피언 홍수환에게 권투 배워
그는 이 작품에 출연하기까지 꽤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틈만 나면 연극계 관계자들과 선후배들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해달라고 청했던 것이다.
“후배 10명한테 돈을 주고 괜찮은 연극을 본 뒤 꼭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제가 일일이 가서 볼 수 없으니까 궁여지책으로 그런 건데 ‘이기동 체육관’이 준결승까지 올라왔죠. 박광춘 감독 등 지인들과 단체관람을 한 뒤 이거다 싶어 무릎을 쳤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지난해 편입한) 동국대에서 기획한 작품이기도 하더라고요. 2009년 초연된 작품이라 원년 멤버들이 이미 많이 땀을 흘린 상태였는데도 저를 받아줘서,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은 심정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지난 3개월간 전 세계 챔피언인 홍수환의 지도를 받으며 권투를 배웠다. 그에게 ‘몸 쓰는’ 일은 낯설지 않아 보였다. 이미 영화 ‘반칙왕’에서 프로 레슬러 역을 맡아 4개월간 매일 10시간씩 고된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소염진통제를 맞으면서까지 이 작품에 올인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 연극이 가진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보고 감동하는 건 그 안에 스포츠와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잖아요. 영화를 선택할 때도 감동이 있는지를 고려하는데, 이 연극은 운동이 빚어내는 ‘솔직한 감동’이 전해져서 좋았어요. 그리고 배우 김수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지금은 ‘이기동 체육관’이라고 생각했고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심오한 연기력을 끄집어내는 것보다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작품으로 제 스스로도 각오를 새롭게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신무장을 하는 셈이죠(웃음).”
‘이기동 체육관’은 2월26일까지 공연되며 그는 총 66회 공연 가운데 40회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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