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입소문’은 제품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 6월 농림부·aT농수산물유통공사가 주부 홍보대사 ‘그린미즈’를 선발한 것은 이러한 ‘아줌마의 힘’을 알기 때문.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서울 및 수도권에 사는 주부 가운데 사회활동이 왕성하고 인터넷 활용 능력이 뛰어난 주부 80명을 선발해 우리 농식품과 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그린미즈’로 위촉했다. 6개월의 임기 동안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활동한 ‘그린미즈’ 가운데 한 명인 전선화씨(44)는 “지난 6개월은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배우고, 주위 사람에게도 알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동안 했던 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통식품 품질인증마크인 ‘물레방아 마크’ 홍보활동을 했던 거예요. 그 전에는 전통식품 인증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식품을 고를 때마다 이게 국산일까 수입산일까, 이 식품은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었을까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정부가 원료와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마크가 있더라고요. 물레방아 모양으로 생겨서 ‘물레방아 마크’라고 하는데, 그 마크가 찍혀 있는 식품은 믿고 먹을 수 있어요.”
전씨는 ‘그린미즈’ 교육을 통해 이 내용을 알게 된 뒤 이웃과 가족,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한다. 허경원씨(44)도 ‘물레방아 마크’를 알린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위 사람에게 얼마나 열심히 소개하고 다녔는지, 한번은 지인이 TV 광고에 나오는 제품에서 그 마크를 발견하고 “저게 네가 말한 그 마크 아냐?”라며 반가워하더라고.
“‘물레방아 마크’는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진 전통식품에만 부착되는 마크예요. 김치류·한과류·장류·차류 등에 붙어 있죠. 물레방아 그림 아래 초록색 글씨로 ‘한국전통식품’이라고 쓰여 있어 조금만 주의 깊게 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이 마크가 있는 상품은 농림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거니까 믿고 먹을 수 있죠.”
또 다른 ‘그린미즈’ 조윤영씨(32)는 주부 홍보대사 자격으로 아이들과 함께 농촌체험 행사에 참가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가을 경기도 포천 숯골마을에서 열린 농촌체험 행사는 ‘그린미즈’들이 우리 농식품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 조씨는 자녀와 함께 숯골마을을 찾아 벼 베기와 탈곡 등을 해보고, 강정과 인절미 만들기 체험도 했다고 한다.
“농촌생활을 체험한 뒤에는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우리 채소로 만든 음식을 먹고, 우리 농산물 관련 퀴즈도 풀었죠. 그 과정에서 우리 농촌과 농식품을 한층 더 사랑하게 됐어요. 아이들에게도 뜻 깊은 기억을 남겨준 것 같아 뿌듯했고요.”
‘그린미즈’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주관하는 한국음식대전·서울국제식품전시회 등 각종 농식품 관련 행사를 널리 알려 되도록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일도 했다. 김혜린씨(46)는 특히 이 일에 열심이었던 주부 홍보대사. 그는 지난 10월 서울 양재동에서 4일간 열린 한국음식대전에 매일 참석한 뒤 개인 블로그에 스케치 내용을 남겼다고 한다.
식품전시회 참석해 다양한 우리 농식품 정보를 얻은 게 뜻깊었다는 김혜린씨(46).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린미즈’에 도전하라고 권하겠다는 전선화씨(44). 물레방아 마크를 홍보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허경원씨(44). 농촌체험 행사 참가한 뒤 우리 농산물을 더 믿고 사랑하게 됐다는 조윤영씨(32).(왼쩍부터 차례로)
“식품 전시회에 가면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고 우리 농식품의 유통 현황과 구입 경로, 활용법 등에 대한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요. 알뜰한 소비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행사죠.”
‘그린미즈’ 활동은 이처럼 온라인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뤄졌다. ‘그린미즈’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저마다 우리 농식품과 관련된 개성 있는 콘텐츠를 올렸는데, 블로그 ‘이쁜이네 떡집(http://blog.naver.com/kimhr0916)’을 운영하는 김혜린씨는 수시로 쌀을 이용한 요리 정보를 올려 하루 방문객이 1천 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콩설기·팥찰편·쇠머리찰떡 등 다양한 떡을 만드는 김씨는 1주일에 한 번씩 아이 친구의 어머니들을 집에 초대해 떡 만들기 강의를 하고, ‘생일에는 떡 케이크를 만들어 먹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고.
블로그 ‘샛별마을의 식탁이야기(http://blog.naver.com/kidari6161)’를 운영하는 조윤영씨는 살림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주부들이 우리 농식품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쉬운 요리 레시피를 주로 올렸는데, 최근에는 그가 만든 약식 케이크 레시피가 방문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조씨는 요리마다 국산 재료 고르는 요령과 우리 음식의 효능 등 다양한 식품 정보를 덧붙인다고. 조씨는 “우리 농식품을 재료로 쓰고 우리 먹을거리에 대한 풍성한 정보를 덧붙이면서 블로그 방문객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그린미즈’ 활동에 대해 “한 명이 적어도 2천5백 명 이상의 주부에게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제 활동이 우리 농식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다면 좋겠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농식품의 안전에 대해 믿게 되고, 농림부와 aT농수산물유통공사 등 관련 기관이 안전한 먹을거리의 생산과 유통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를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거든요.”
허씨가 말을 꺼내자 전씨는 “나 역시 이 활동을 하며 우리 농식품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돼 장을 볼 때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는 비율이 20%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주위 친구들에게도 ‘그린미즈’ 활동에 도전하라고 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그린미즈’ 모집 외에도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우리 농산물 관련 작품 공모전 개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교실 운영 등 우리 농식품 홍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배민식 차장은 “2007년 11월 농림부에서 입안한 식품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해 앞으로는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사업이 훨씬 다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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