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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목받는 그녀

“제 2의 ‘효리 신드롬’ 기대하세요~” 이효리

“옷 벗는 건 섹시가 아니에요. 한 사람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생명력, 에너지. 그게 진짜 섹시함이죠. 진짜 섹시가 뭔지 보여드릴게요”

기획·구가인 기자 / 글·김범석‘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 사진·김재명‘동아일보 사진부 기자’

2006. 03. 15

이효리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섹시함에 터프함까지 더했다고 한다. 3년 전 솔로 데뷔곡 ‘텐미니츠’로 ‘효리 신드롬’을 낳았던 가수 이효리가 2집 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 곡 ‘겟챠’로 “제2의 효리신드롬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힌 그를 만났다.

“제 2의 ‘효리 신드롬’ 기대하세요~” 이효리

지난 2003년 “10분 만에 남자를 꼬실 수 있다”며 노래했던 가수 이효리(27). 그 도발적인 매력은 곧바로 ‘이효리 신드롬’을 낳았고 솔로 데뷔곡 ‘텐미니츠’는 각종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휩쓸었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새 앨범 ‘다크 엔젤’을 발표했다.
지난 2월9일 신보 발매를 기념해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효리는 한국 대표 ‘섹시 아이콘’답게 눈부셨다. 중세 백작 분위기가 나는 복고풍 재킷에 ‘블랙 엔젤’이라 적힌 블랙진…, 흑백 모노 톤 위의 액세서리는 꽤 화려했다.
“중세 의상과 액세서리를 사용해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함께 줬어요. 앞으로도 한 가지 스타일이 아니라 여러 스타일을 섞어서 무대에 설 예정이에요.”
중세와 현대의 느낌이 공존하는 의상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효리의 이번 새 앨범은 그가 가진 양면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앨범 제목이 ‘다크 엔젤’인데, 하얀색 천사에게 검은색을 씌우니 좀 언밸런스하죠. 마찬가지로 제게는 섹시함도 있지만 귀여움도 있고 터프한 모습도 있어요. 그런 양면성을 2집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2집은 1집에 비해 터프해졌다. 힙합 스타일이 주를 이뤘던 1집과 달리 2집에는 록 스타일도 약간 가미된 듯 하다. 노래 곳곳에 징징대는 기타 소리도 묻어 있다. 펑키한 타이틀 곡 ‘겟챠’는 지난 앨범 타이틀인 ‘텐미니츠’에 비해 템포도 빨라졌고 길들여지지 않은 목소리를 사용했다. 컴백 무대에서 화제가 된 ‘시계태엽 춤’도 파워풀한 느낌이다.
하지만 앨범 두 번째 곡 ‘깊이’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날 느낄 수 있잖아”라며 남성의 귀를 간질인다. “개인적으론 발라드 ‘겨울시선’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이효리는 이번 앨범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제 생각을 많이 반영하기 위해 이번 2집은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했어요. 작곡가를 찾아가 부탁하고, 녹음실 스케줄 잡고, 마스터링 비용까지 챙기고 그랬어요. 막상 해보니 궂은일도 많고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몸이 힘든 만큼 보람은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자신도 있고 완성도도 높은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기대가 컸던 탓인지 ‘이효리 앨범’이라기보다 여러 가수의 ‘팝 앨범’ 같다는 평도 있다. 게다가 “음악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시아라, 스타일은 그웬 스테파니, 앨범 재킷은 머라이어 캐리”라는 표절 시비도 붙은 상태다. 표절 시비와 관련한 질문에 이효리는 기다렸다는 듯 당당한 태도로 답했다.
“1집부터 제 주위에는 그런 얘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늘 주류 음악 장르가 있게 마련이잖아요. 아무리 제 개성을 중시한다 하더라도 ‘대세’를 무시할 수는 없는 거죠. 이번 역시 제 스타일과 적절히 조화시킨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제 2의 ‘효리 신드롬’ 기대하세요~” 이효리

“등산과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으로 몸매 관리를 했다”는 이효리는 여전히 섹시했다. 그러나 이효리 이후 채연, 유니, 빈 등 “대한민국의 여성 가수들은 모두 섹시가수”라고 말할 정도로 섹시 컨셉트는 여성 가수들의 기본이 된 상황. 그렇다면 이효리가 인정하는 한국의 섹시 가수는 누굴까. 하지만 그는 “진짜 ‘섹시하다’고 감탄을 했던 가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이렇듯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치던 이효리였지만 ‘한류’ 얘기에 대한 질문엔 말끝을 흐렸다.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진출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제 2의 ‘효리 신드롬’ 기대하세요~” 이효리

“오래전부터 해외 진출 제의를 받았는데 아직 한국에서도 꽉 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일 욕심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고…. 그저 지금 하고 있는 거나 잘하자는 생각뿐입니다. 다른 나라 문화를 체화시키는 데도 느릴 것 같고 괜히 가서 잘 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도 다 무너질 수 있을 거란 두려움도 있어요. 나이가 5년만 어렸어도 도전해봤을 텐데(웃음).”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1집의 성공 이후 ‘섹시 여가수’ 왕좌에 올랐던 이효리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 ‘효리 신드롬’ ‘CF의 여왕’ ‘효리 따라하기’ 등 갖은 칭송을 받았지만 ‘섹시 컨셉트’ 자체가 지겨울 만큼 범람하는 지금 상황에서 이효리가 야심차게 준비한 ‘섹시미 2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집 때 저보고 섹시하다고들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귀여웠던 것 같아요. 진정으로 섹시한 게 뭘까요? 옷 벗는 건 섹시가 아니에요. 한 사람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생명력, 에너지. 그게 진짜 섹시함이죠. 이제부터 진짜 섹시가 뭔지 보여드릴게요. 설마 제가 ‘효리 신드롬’ 기대 안 하고 나왔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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