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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특별한 교육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기획·강현숙 기자 / 글·최은실‘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2006. 03. 10

열두 살 어린이가 국내 최연소로 양식과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요리왕을 꿈꾸고 있다. 요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노유정양과 부모님을 만나 특별한 교육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국내 최연소 요리사 타이틀을 가진 노유정양과 아빠 노도섭씨.


지난해 열한 살 어린 나이에 양식·일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국내 최연소 요리사’ 기록을 세운 노유정양(12). 경남 진주시 망경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유정양은 요리를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다. 횟집을 운영하는 아빠 노도섭씨(42)와 엄마 천영임씨(40)의 외동딸인 유정양은 영어나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요리학원과 부모님의 음식점을 오가며 요리를 배우고 있다.
“유정이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났어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미술에 재능을 보여 곧잘 상도 받아왔죠. 유정이가 세 살 때부터 식당을 운영했는데, 엄마 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을 자주 봐서인지 특히 요리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유정양은 서너 살 무렵부터 엄마 아빠가 일하는 주방을 놀이터 삼아 파를 다듬고 작은 칼로 당근이나 무를 썰며 놀았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직접 밥을 차려 먹더니 어느 날부터는 직접 요리를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다고.
“유정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요리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이 있는 것 같았어요. 예전부터 저희 부부는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걸 하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유정이에게 의사를 물어본 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4년 10월부터 양식 요리학원에 보냈죠.”
유정양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끈기가 있고 욕심이 많아 방과 후 매주 5회, 1시간씩 배우는 요리수업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한다. 조리기능사 시험공부를 위해서는 간혹 4~5시간씩 서서 요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역시 절대로 자리에 앉는 법이 없었다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생선부터 고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손질하고 만지면서 조리 노하우를 터득한 유정양은 요리 공부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인 지난해 5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한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고, 12월에는 일식 조리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유정이는 ‘요리 공부’에 대한 집념이 대단해요. 밤잠까지 줄여가며 시험 준비를 했죠. 또 기특하게 학교 성적도 평균 90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요.”

서너 살 때부터 주방을 놀이터 삼아 놀며 요리에 재능 보여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횟집을 운영하는 부모, 최연소 요리사 타이틀을 가진 유정양 등 그의 가족은 모두 ‘요리’라는 공통된 분야에 몸담고 있다. 때문에 유정양에게는 일상의 모든 것이 요리 공부의 연장이라고 한다. 특히 주말이면 유정양은 횟집의 메인 주방장으로 변신한다. 학원에서 배운 이론을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위해 직접 요리를 하는데, 유정양의 요리를 맛보러 일부러 방문하는 손님이 있을 만큼 맛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아이들은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와 같다고 하잖아요.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면 더 많은 지식을 쌓는 것 같아요.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는 식의 교육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칼이 위험하니까 만지지 말라고 무조건 막기보다 아이가 칼을 만지면서 그 위험성을 직접 느끼고 깨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유정양은 방학이면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더 채우기 위해 홍콩, 일본 등지로 요리 탐방여행을 떠난다. 유정양이 다니는 요리학원 원장의 배려로 조리장들의 요리 교류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하는 것. 지난 겨울방학에는 아빠와 함께 일본에 가서 일본 요리를 맛보고 왔다는 유정양은 외국에 나가 새로운 것을 접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특히 일본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요리는 꼭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낄 만큼 ‘큰 충격’이었다고. 또 유정양은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시야가 더욱 넓어지고 해야 할 목표도 보다 정확해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한다.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유정양의 부모는 아이의 공부를 돕기 위해서는 부모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정양의 부모는 횟집의 영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1~2시간씩 다양한 요리를 찾아보고 연구하는데, 이때 유정양도 동참해 요리 공부를 한다고. 온 가족이 요리에 몰두하면서 유정양 못지않게 요리에 빠진 사람은 바로 엄마 천영임씨. 천씨는 올해 남해전문대 호텔조리학과에 합격해 정식으로 요리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한식·중식·복어 조리사 자격증도 딸 계획
유정양이 요리를 배우면서 가장 힘든 건 요리학원의 조리대가 어른들 키에 맞춰져 있어 매번 까치발을 들어야 한다는 것. 가끔은 의자 위에 올라가 요리를 하기도 한다.
“그런 점만 빼면 어려운 게 전혀 없어요. 전 요리를 할 때면 제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제가 맛있어야 다른 사람이 먹을 때도 맛이 있으니까요. 요리에 사용될 재료도 제가 직접 고르고 손질해 제 요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유정’의 손으로 만든답니다.”
열두 살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요리에 대해서만큼은 똑부러지게 말하는 유정양. 현재 유정양은 2개의 자격증에 만족하지 않고 한식·중식·복어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 중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제과제빵, 조주사(레스토랑이나 칵테일 하우스에서 술을 만드는 사람으로 바텐더라고도 한다) 자격증까지 취득해 최연소 요리사 타이틀을 모두 갱신할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유정양이 직접 만든 초밥.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딴 12세 요리왕 노유정

매주 주말이면 부모가 운영하는 횟집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며 실력을 다진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 유정이를 뒷바라지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또 지방에 살다 보니 유정이가 접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요. 우선 초등학교까지는 국내에서 가르치고 중학교부터는 온 가족이 일본으로 건너가 요리를 배우게 할 생각이에요.”
이렇듯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모 덕분에 유정양의 꿈에는 더 넓은 하늘을 향해 날 수 있는 날개가 달린 셈이다. 요리에 대한 감각과 끈기, 그리고 욕심이 더해져 성공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요리 영재 유정양.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노력해서 다양한 음식을 우리나라 전통음식과 접목시켜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유정양의 원대한 꿈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아이와 도전해보세요~
조리사 자격증 취득은 이렇게~

조리사 자격증이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으로 한식·양식·중식·일식·복어 요리로 나뉜다.

▼ 응시 자격 자격의 제한은 없으며 학력,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응시 가능하다.

▼ 시험 일정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복어 등 시험 종목 5가지를 매년 3~4회씩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정기검정이 있다. 이 중 한식과 양식 과목은 응시 인원이 많아 정해진 일정 없이 매일 접수, 실시하는 상시시험제도도 마련돼 있다.

▼ 시험 과목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나뉜다. 필기시험은 객관식 4지선다형으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유효기간 2년)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해당일에 실기시험을 보는데, 분야별 요리 2가지를 주어진 시간대(평균 60분)에 조리하는 과정 및 결과를 평가한다.

▼ 준비 요령 필기시험은 문제집을 통해 혼자서 공부해도 합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기시험은 전문 요리학원을 다니며 시험 기준에 맞는 정확한 과정을 배우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 접수 및 문의 1644-8000 www.hrd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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