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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부모님 건강 챙기기

장종호 박사가 일러주는 퇴행성 관절염 예방 & 치료법

기획·김유림 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ㆍ김형우 기자

2006. 03. 08

나이든 부모를 모시면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바로 건강. 그가운데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질병으로 각별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전문병원인 강동가톨릭병원 장종호 박사에게 퇴행성 관절염 예방 & 치료법을 들어보았다.

장종호 박사가 일러주는 퇴행성 관절염 예방 & 치료법

사람의 몸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퇴화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 자칫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들 입장에서는 무척 심각한 질병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환자인 경우 심한 통증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심지어는 누워 있어도 아픈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까지 이어져 신경이 예민해지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노화나 사고로 손상·마모되면서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가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에요. 원래 관절염의 종류는 1백50여 가지가 되는데 그중 80% 이상이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이에요.”
관절염 치료 분야의 권위자 장종호 박사(62·정형외과 전문의)는 “퇴행성 관절염이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말하며 적절한 치료와 예방을 당부했다. 보통 관절에 이상을 느낄 경우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소염진통제를 먹거나 파스를 붙여 통증을 없애는 데만 급급한데 이때 병원을 찾아 관절의 이상 유무를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 척추, 손가락 끝마디 등에 생기는데 한국 사람의 경우 좌식 생활을 하기 때문에 무릎에 많이 생기는 편이라고. 관절염 발병 남녀의 비율도 3대7로 가사 노동으로 무릎을 자주 사용하는 여성들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무릎이 뻣뻣하거나 일어섰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일어서는데 무릎이 펴지지 않을 때는 관절염 초기라 생각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절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 중기에는 관절 내시경을 통한 관절 스케일링 수술이 적당하고, 말기에는 인공관절 삽입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상한 연골 대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의 경우 예전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뼈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았어요. 인공관절이 뼈에 너무 꽉 끼면 골 괴사가 일어나고, 뼈를 너무 많이 깎아 인공관절이 헐겁게 끼워지면 인공관절과 뼈 사이에 골 시멘트를 채워넣게 되는데 이것도 나중에 부작용을 일으켜 재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뼈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부작용이 거의 없어요.”
2003년부터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장종호 박사는 1년에 6백~7백 건의 수술을 집도한다. 그는 기존에 수술할 자리에 핀을 박는 수술과 본 수술,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되던 것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핀레스(pinless) 수술법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장 박사는 환자 대부분이 65~75세의 노인들인데 핀레스 수술을 받을 경우 입원 기간이 짧고 수술 후 회복도 빨라 환자들의 육체적·정신적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에요. 또한 평소에 관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운동과 목욕, 굽 높이 알맞은 신발 착용으로 관절염 예방해야
부모의 관절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 규칙적인 운동과 목욕이다.
운동은 뛰는 것보다는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걷기는 하체 근력을 키우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뛰는 운동을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 협심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종호 박사가 일러주는 퇴행성 관절염 예방 & 치료법

2003년부터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장종호 박사.


목욕은 하루 걸러 한 번씩 하면 좋다. 나이가 들면 근육의 힘이 없어지고 근육 강직이 자주 발생하는데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찜질 효과가 있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매일 목욕하는 것은 피곤할 수 있으므로 피하고, 너무 지치지 않을 정도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중국 건강법에 보면 ‘소의다욕(小衣多浴)’이라 하여 옷을 적게 입고 목욕을 많이 하라고 돼 있어요. 그만큼 목욕은 피로를 풀어주고 근력을 유지하는 데 좋아요. 전신욕이 힘든 분은 반신욕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집안일을 할 때는 될 수 있으면 서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청소기를 사용하고, 걸레질을 할 때도 대걸레를 사용하며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는 작은 빨래는 싱크대에서 서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또한 관절염은 오랫동안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생기는 질병인 만큼 젊었을 때부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종호 박사는 노인들이 손자를 돌볼 때도 아기가 예쁘다고 해서 무리하게 안아주지 말라고 당부한다. 특히 아기의 몸무게가 5kg을 넘을 경우는 더더욱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되도록 안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관절염 환자의 경우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쉬우므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 굽이 너무 높은 신발, 굽이 없는 신발 둘 다 좋지 않다. 굽이 낮으면 걷기에는 편하지만 몸무게로 인한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관절에 더욱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굽의 높이는 2~4cm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장종호 박사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고 더불어 육식도 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비타민 A·C·E와 셀레늄, 고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관절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노화 현상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노화의 속도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잘못된 민간요법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우리 주변에는 관절염 수술이 필요하지만 수술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장종호 박사는 매달 2명씩 무료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주고 있다. 본인도 환갑이 넘은 나이라 같은 나이대의 노인들을 보면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노인 복지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장 박사의 주장은 그래서 더 귀기울일만 하다.
장종호 박사가 알려주는 관절염 자가진단법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의자에 3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난 뒤 걸으려고 할 때 무릎이 굳어지거나 무릎 안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 몇 분만 걸으면 뻣뻣함이나 통증이 없어지고 잘 걸을 수 있다.
▼ 쇼핑을 하거나 반나절 정도 걸으면 다음 날 무릎이 아프다. 그러다 2~3일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 계단이나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아프다.
▼ 무릎에 열이 나거나 관절 액이 차서 무릎이 붓는다.
▼ 차렷 자세를 했을 경우 양쪽 무릎이 붙지 않는 0자형으로 다리 모양이 변한다.
▼ 무릎을 굽히기가 불편해지고 정좌를 할 수 없다.
▼ 무릎을 움직이거나 걸을 때 무릎에서 ‘삐걱’ 하는 소리가 난다.
▼ 밤에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일어나기까지 3~5분 정도 걸리고 가끔 제때 소변을 보지 못할 때도 있다.

※ 위의 사항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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