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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했습니다

4년간 모습 감춰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홍진희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면서 자유로운 인생 즐기고 있어요”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홍중식 기자

2006. 03. 08

지난 2002년 방영된 드라마 ‘상도’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해 실종설, 사망설 등에 휩싸였던 홍진희. 그를 만나 그간의 생활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4년간 모습 감춰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홍진희

지난 2002년 MBC 사극 ‘상도’ 종영 후 브라운관을 홀연히 떠났던 탤런트 홍진희(44). 그가 지난 2월 초 4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 모습 그대로 여전히 생기발랄한 그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며 여유로운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초 필리핀에 정착하기 전에도 태국을 자주 오가며 2~3개월씩 머물다 돌아오곤 해 그동안 3년 남짓 한국을 떠나 지냈다고.
“20대 후반에 처음 필리핀을 방문했는데 그 뒤로 여러 차례 여행하면서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년을 필리핀에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떠나도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서 바로 짐을 챙겼죠(웃음). 남들이 들으면 너무 즉흥적인 결정이 아닌가 하지만 저로서는 예전부터 꿈꿔온 일이라 지금 생활이 만족스러워요(웃음).”
마침 올케와 조카가 필리핀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더욱 쉽게 떠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그의 친오빠는 서울에서 ‘기러기 아빠’로 홀로 지내고 있다고.
처음에는 필리핀에서 네일 마사지숍을 열기도 했는데 사업 경험이 전혀 없던 터라 결국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현재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유유자적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다시 방송활동을 할 생각이 없어요. 가끔 비디오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했어도 좋았겠다’ 하는 역할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힘들게 촬영할 때를 떠올리면 ‘그만두기 잘했다’는 마음이 금방 들어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다시 연예계에 복귀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외국인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소문 듣고 깜짝 놀라
4년간 모습 감춰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홍진희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홍진희는 누드화보집 홍보를 위해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방송활동을 중단하자 ‘실종됐다’ ‘죽었다’ 등의 괴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그 역시 필리핀 한인 사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안 좋은 소문들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아직까지 미혼이다 보니 남자와 관련된 소문을 많이 들었다는 그는 “돈을 대주는 남자가 있다” “부적절한 관계인 외국인 남자와 살기 위해 필리핀에 정착했다” 등 근거 없는 얘기들을 직접 전해들은 적도 있다고.
“20년 동안 방송생활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한국에서처럼 사치 부리지 않고 알뜰하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고요. 시장에서 장을 봐다가 현지 음식만 해먹고, 매일 짧은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니까 옷값도 많이 들지 않아요. 남자 얘기는 저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괘씸한 마음에 악착같이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찾아 내서 ‘남의 얘기라고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어요. 과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활동을 하지 않는 지금까지 갖가지 소문에 시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해요.”
그는 필리핀으로 떠난 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에게조차 연락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고 한다. 지인들과 연락을 끊은 것은 시시콜콜 연락을 주고받는 성격이 못돼서라고.
젊은 시절부터 계획한 일이지만 그를 필리핀으로 떠나게 만든 직접적인 이유 중에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느낀 회의감도 있었다. 그는 “사회성이 다소 부족한 성격이라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4년간 모습 감춰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홍진희

“대단한 스타는 아니었지만 식당이나 어디를 가든 주목받았는데 그게 싫을 때가 있었어요. 활동을 쉬면서 사람들에게 잊히는 게 두렵기는커녕 오히려 빨리 잊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필리핀에서는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그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결혼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남자친구도 없을뿐더러 누군가에게 책임감을 느끼며 살 자신이 없다는 것. 얼마 전에는 스물한 살의 어린 남학생이 쫓아와 데이트 신청을 해 조용히 타일러(?) 보내는 해프닝을 겪었다는 그는 “연상연하를 떠나 착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는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없지만 그에게도 자식은 있다. “우리끼리 잘 살자”는 의미로 이름 붙인 고양이 ‘우리’와 ‘끼리’가 바로 그들. 끼리는 한국에서 기르다 필리핀으로 데려간 것이고, 우리는 현지에서 길을 가던 꼬마아이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한다.
필리핀에서의 삶이 즐겁지만 때때로 고향이 그리운 건 당연지사. 특히 오후 5시쯤 되면 수다를 떨다가도 아이들 밥해줘야 한다며 뿔뿔이 흩어지는 기러기 엄마들 때문에 더욱 공허함을 느낀다고 한다. 또 TV에서 한국의 겨울 풍경이 나올 때면 포장마차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에 소주 한잔 걸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데 그때는 오징어볶음 등의 매운 음식으로 그리움을 달랜다고. 하지만 어느덧 1년째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그는 “필리핀이 제 2의 고향이 됐다”고 말한다.
“필리핀에 있을 때는 한국 생각이 많이 났는데 막상 인천공항에 내렸더니 낯설고 외국에 온 느낌이 들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리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보면 어느새 그곳에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웃음).”

“필리핀에서는 한국이 많이 그리웠는데 막상 인천공항에 내리니 외국에 온 것처럼 낯설었어요”
4년간 모습 감춰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홍진희

마흔이 넘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고운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최근 큰일을 하나 벌였다. 누드 화보집을 낸 것.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도 화보집 홍보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친하게 지내던 연예기획자가 누드 화보집을 내자고 제안했을 때 처음에는 “미쳤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 나이에 화보집 제안이 들어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옆에서 촬영을 부추기는 올케로 인해 결심을 했다고 한다.
“화보를 찍기로 마음먹은 뒤 다이어트에 돌입했어요. 목표가 있으니까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황신혜씨는 하루에 윗몸일으키기를 1천 번씩 했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무리인 것 같아 6백 번씩만 했어요(웃음).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근력운동도 빼놓지 않고 했죠.”
촬영은 필리핀에서 이뤄졌는데 전신 누드 촬영이다 보니 쑥스럽고 난처한 상황들이 많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남자 스태프들은 눈을 다 감으라고 말했지만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벗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기회를 스스로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떳떳이 촬영에 임했지만 결과물이 나온 지금은 남들의 시선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 주책이다” “돈 때문에 벗었다”는 식의 말들이 들리기 때문이라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자신을 볼 때 벗은 몸매를 먼저 떠올릴 것 같은 생각에 촬영을 마치고 ‘한동안은 한국에 들어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번 촬영을 통해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기에 인생에 있어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비록 타국이지만 복잡한 서울보다 한적한 필리핀이 살기 편하다는 홍진희. 그는 지난 2월 중순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는데 당분간 한국을 방문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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