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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행복 다이어리

4월 아홉 살 연상 무용가와 결혼하는 이재은

글·구가인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2006. 03. 08

최근 트로트 가수로 활동영역을 넓힌 아역 탤런트 출신 연기자 이재은이 결혼한다. 상대는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치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홉 살 연상 무용가 이경수씨. 이들의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2년간 러브스토리를 공개한다.

4월 아홉 살 연상 무용가와 결혼하는 이재은

“제가 노래를 부르면, 오빠는 춤을 춰요.”
여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내내 예비신부를 바라보고 있던 덩치 큰 남자는 깜찍하게 어깨를 들썩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입 끝은 귀에 닿을 정도로 벌어지고 눈은 초승달 모양으로 감긴 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오빠는요, 웃을 때 입이 헤~ 벌어지고 눈이 감겨서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탤런트 이재은(27)이 결혼을 발표했다. 예비신랑은 세종대에서 한국무용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경수씨(36). 이재은은 최근 ‘아시나요’라는 앨범을 내놓고 한창 트로트가수로 활동하고 있기에 그의 결혼 발표는 다소 의외의 일로 여겨진다.
“결혼 발표에 다들 놀라시는데 빨리 가정을 가지고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나이가 지금 스물일곱이니까 결코 이른 것은 아니에요.”

2004년 4월15일 : 이경수 선생님, 여자 이재은에게 반하다(첫 만남, 데이트, 사랑 고백)
이재은과 이경수씨는 제자와 스승 사이로 처음 만났다. 이경수씨가 이재은이 다니던 대학(중앙대)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쳤던 것.
“오빠 수업을 직접 들은 건 아니에요. 후배들이 듣는 수업이라 찾아가서 ‘선생님이 누구야?’하고 물었는데 바로 뒤에 있던 오빠가 ‘전데요’ 하고 대답했어요. 나이 드신 교수님일 거라 생각했다가 너무 젊어서 당황했죠.”
이후 두 사람은 학교에서 열릴 공연에 안무가와 배우로 참여하면서 자주 만나게 됐고 밤늦게 연습이 끝나면 이경수씨가 이재은을 차로 데려다주면서 친분을 쌓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좋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지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영화를 보게 되면서 이경수씨의 눈에 ‘여자 이재은’이 들어왔다고 한다.
“재은이가 여자로 보인 건 그날이 처음이었어요. 그날 본 영화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였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처음 3분의 1은 손을 잡을지 말지를 두고 고민했어요. 제자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다가 이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손을 잡았죠.”
그렇다면 이재은은 어땠을까. 당시 “손을 뿌리치면 관계가 서먹해질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는 이재은은 다음 날 “손을 잡은 행동이 올바른 일이었는지 고민하느라 밤을 새웠다”는 이경수씨의 고백을 듣고 하루를 더 고민한 후, 그를 ‘남자’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서로 알게 된 지 한 달여 지난 2004년 4월15일, 이들은 공식적으로 커플이 됐다.
“싫지 않았어요. 사려 깊고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2005년 4월15일 : 특별한 프러포즈(2년 연애 스토리)
데이트는 주로 이재은의 집 주변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 모두 바빠 딱히 다른 곳에서 만날 시간이 없었던 것.
“촬영이 끝나고 오빠에게 전화하면 오빠가 차를 가지고 저를 데리러 왔고 그 다음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서 차 안에서 데이트를 했어요. 하지만 저의 집 통금시간이 12시라 오랫동안 함께 있진 못했죠.”
이렇게 사귄 지 1년째 되는 날, 이경수씨는 이재은에게 독특한 방식으로 프러포즈했다. 반지를 입에 넣어 키스와 함께 전달한 것.

4월 아홉 살 연상 무용가와 결혼하는 이재은

“한 달 전부터 미리 반지를 사두고 프러포즈를 준비했어요. 액세서리 가게를 지나가면서 유사한 디자인의 반지를 가리키며 결혼반지로 어떠냐고 물었는데 재은이가 싫다고 했을 때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맘고생이 심했죠”
주로 여자가 기념일을 챙기는 여느 연인들과 달리, 이재은·이경수 커플은 남자가 더 세심한 편이라고 한다. 1백일, 2백일 등을 기념하며 선물을 챙기고 각자의 이니셜을 따 디자인한 목걸이를 준비한 것에 대해 이경수씨는 “직업상(무용) 늘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여자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말한다. 혹시 그는 ‘작업맨’이 아닐까.
“챙겨주는 거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성격 자체가 작업맨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웃음). 눈에 다 보이거든요.”

2006년 4월15일 : 재은이 시집가는 날(결혼 허락 받기까지)
2년 남짓 사귀면서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는 이 커플은 평탄했던(?) 연애과정과 달리, 결혼 승낙은 꽤 어렵게 받아야 했다. 양가 부모의 허락을 받기 전 결혼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이재은의 아버지가 크게 화를 냈던 것.
“저를 마냥 어리게만 생각하시는 터라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서 저희끼리 모든 준비를 끝낸 뒤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런데 언론에서 먼저 결혼 발표가 나 아빠가 많이 화나셨어요.”
결국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약 5시간 눈물겨운 사죄를 드린 끝에 이재은의 아버지가 마음을 돌리셨다고.
이들이 결혼하는 4월15일은 이경수씨가 이재은에게 사랑을 고백한 지 딱 2년째 되는 날이다.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치러질 이들의 결혼식은 연예인·무용가 커플답게 꽤 특별하게 치러질 듯하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인들이 축하공연을 벌일 예정이라고.
“어르신들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꺼려하셔서 너무 튀진 않겠지만, 예술적인 결혼식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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