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축하합니다

변호사와 올 봄 결혼식 올리는 MBC ‘뉴스투데이’ 앵커 김은혜

글·이남희 기자 / 사진ㆍ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6. 02. 10

‘최초의 기자 출신 여성 앵커’ 김은혜가 올 봄 동갑내기 변호사와 결혼한다. “예비신랑의 반듯함에 반했다”며 수줍게 고백하는 그의 연애 풀 스토리.

변호사와 올 봄 결혼식 올리는 MBC ‘뉴스투데이’ 앵커 김은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목소리는 나긋하고 달콤하다. 중저음의 당당한 목소리로 뉴스를 전달해온 MBC 김은혜 앵커(35)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초의 기자 출신 여성 앵커’이며, 현재 MBC ‘뉴스투데이’를 진행하고 있는 김은혜 앵커가 동갑내기 변호사 유형동씨와 오는 3월1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화촉을 밝힌다. 예비신랑을 수줍게 공개하는 그의 말투에서는 설렘이 잔뜩 배어났다.
“사실 형동씨를 처음 만난 지 30초 만에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이전까진 한 번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무엇보다 차분하고 믿음직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지인의 소개로 만나 10개월 만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유씨는 버클리대와 코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 인수합병(M & A)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유정아 아나운서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유 변호사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랐지만 고국인 한국에 살기 위해 공군 장교로 군복무까지 마쳤다. 김 앵커는 “20년 넘게 미국에서 살며 한국 국적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자신의 뿌리를 한시도 잊지 않았던 유 변호사의 굳은 심지에 끌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데이트는 여느 커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둘 다 바쁘다 보니 평일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수차례 주고받으며 그리움을 달랬고, 휴일엔 영화를 보거나 함께 쇼핑을 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고. 특히 요리가 취미인 유 변호사는 김 앵커에게 다양한 서양음식을 자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저희 커플은 남녀가 뒤바뀐 것 같아요. 형동씨는 요리와 쇼핑을 좋아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할인점이나 백화점에 가면 형동씨는 세일 코너에서 싸고 좋은 물건들을 열심히 고르는데 저는 피곤하다며 소파에 앉아 쉬어요(웃음). 뿐만 아니라 형동씨는 저를 위해 늘 요리를 해줘요. 그중에서도 스파게티와 멕시칸 요리가 일품이죠.”
유 변호사가 김 앵커에게 청혼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김 앵커는 “프러포즈 내용은 두 사람만의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고 싶다”며, 몇 개월간 비밀리에 프러포즈를 준비한 예비신랑에게 고마워했다.
“형동씨는 시민단체와 국제기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할 만큼 소탈하고 검소한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몇 달간 돈을 모아 제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름다운 프러포즈를 준비했어요. 뒤늦게 알게 된 일인데, 형동씨가 제게 선물할 반지를 고르기 위해 한 달 동안 인터넷을 뒤지고 외국의 지인에게까지 부탁했대요. 그가 보여준 지극한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죠.”

몇 개월간 프러포즈 준비한 예비신랑에게 감동 받아
변호사와 올 봄 결혼식 올리는 MBC ‘뉴스투데이’ 앵커 김은혜

김 앵커는 결혼으로 인해 예비신랑과 자신 모두 일과 생활에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성격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라고 김 앵커는 말한다.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김 앵커와 달리 유 변호사는 늘 말을 아끼는 편이라고. 두 사람은 취미도 다르다. 유 변호사가 테니스를 즐긴다면, 김 앵커는 주로 골프를 친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운동을 함께 즐기기 위해 김 앵커가 테니스를 배울 작정이라고 한다.
신접살림은 예비신랑의 직장과 가까운 서울 광화문의 한 아파트에 차릴 예정인데, 내년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마련해둔 아파트로 이사할 생각이라고. 두 사람은 바쁜 일정을 쪼개 혼수용품을 직접 장만하러 다닌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입한 게 세탁기, 냉장고, TV 정도예요. 형동씨가 인터넷을 통해 꼼꼼하게 정보를 수집하면 백화점에 함께 가서 제품을 골라요. 사실, 회사에 청첩장도 돌리기 전에 저의 결혼 계획이 알려져 당황했어요. 저희 커플의 결혼 준비 속도가 언론 보도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워낙 촉박하게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아직 가족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지 못했어요.”
김 앵커의 결혼이 알려진 1월 초,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김은혜의 피앙세가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신랑의 얼굴을 미리 공개해달라”는 부탁에 김 앵커는 “얼굴이 알려진 나 때문에 덩달아 유명세를 치르는 그에게 미안하다”며 호기심을 조금만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앵커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180cm의 키에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다. 우리말에 서툴렀던 유 변호사는 군복무 시절 영한사전과 한영사전을 늘 갖고 다니며 ‘한국어 완전정복’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지금은 김 앵커를 능가하는 어휘력을 자랑한다고. 예비신랑을 가리켜 ‘존경할 만한 분’이라 표현한 김 앵커는 “결혼으로 인해 두 사람 모두 일과 생활에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형동씨의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기자로 근무하셨기 때문인지 형동씨가 기자란 직업을 잘 이해해줘요. 게다가 여성의 일을 존중하는 페미니스트적 성향도 강하고요. 저보고 ‘최고의 앵커, 최고의 기자가 되라’고 격려해주는 예비신랑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결혼 후에도 더욱 열정적으로 기자 일에 매진하고 싶다는 김은혜 앵커. 일과 사랑을 모두 성취한 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보였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