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행복한 그녀

데뷔 7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신이

기획ㆍ김유림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ㆍ조영철 기자 || ■ 의상&소품협찬·톰보이 리스트 ■ 헤어&메이크업·김청경 헤어페이스

2006. 02. 08

개성 있는 연기로 주목받던 영화배우 신이가 데뷔 7년 만에 영화 ‘구세주’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화제다. 그를 만나 첫 주연을 맡은 소감 & 영화 촬영 에피소드를 들었다.

데뷔 7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신이

지난 2002년 영화 ‘색즉시공’에서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코믹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 신이(27)가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다. 2월 중순 개봉될 영화 ‘구세주’에서 조폭 잡는 열혈 검사로 변신한 것. 또한 그는 극 중에서 사랑하는 남자(최성국)를 붙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망가지는 코믹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
“솔직히 저는 주연이 뭐 그리 대단할까, 약간 우습게 보는 마음이 있었어요. 주연은 조연들이 뒷받침하고 띄워주는 것에 상당 부분 의지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해보면서 쉬운 위치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연기 분량도 많고 주인공이라는 데서 오는 부담감,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죠. 이번에 처음으로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촬영 중에 많이 울기도 했어요. ‘나는 아직 진정한 프로가 아니다, 연기학원 학생도 이보다는 낫겠다’ 등 정말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웃음).”
그는 세밀한 부분의 감정 처리까지 책임지며 극 전체를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작업이 버거워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고 속상했다고 한다. 한동안 억대 개런티로 캐스팅이 됐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는데, 그는 “실상은 출연료 두 배 인상, 부담은 수십 배 인상”이었다며 허허 웃었다.
처음 주인공을 맡아 즐거우면서도 버거운 작업을 마친 그는 얼마 전 영화의 편집본을 감상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3년 전 배역 맡기겠다는 언질 받았지만 현실로 이뤄질 줄 꿈에도 몰라
사실 그가 이번 영화에 캐스팅 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2003년 영화 ‘위대한 유산’에 출연할 당시 제작 담당 PD가 그에게 “구상 중인 시나리오가 있는데 잘되면 배역을 하나 맡기겠다”는 언질을 주었던 것. 하지만 그때의 말이 사실로 이뤄질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처음 ‘구세주’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조연 중에 제가 맡을 만한 역할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제가 여주인공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죠.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대본을 들여다보니 그제야 여주인공 역할에 제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스타급 배우보다는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에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최근 영화계 추세로 볼 때 신이의 주연급 데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순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조연이지만 주연 못지않은 연기력을 갖춘 그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영화 ‘간 큰 가족’ ‘B형 남자친구’ ‘가문의 위기’ 등 7편의 영화에서 굵직한 조역을 맡았다.
데뷔 7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신이

이처럼 그가 코믹 연기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가 미모가 뛰어난가요, 몸매가 끝내주나요. 저한테 있는 건 연기 잘한다는 자신감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잠시나마 그 자신감마저 흔들릴 뻔했어요. 물론 그 덕분에 연기자로 한 뼘 더 자랄 수 있었고, 지금껏 깨지 못한 저의 한계를 조금은 깰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해요.”
스크린에 비쳐지는 활달한 이미지와 달리 조용하고 내성적인 면도 다분하다는 그는 촬영장에서만큼은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려 애쓴다고 한다. 즐겁게 일해야만 연기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
그는 앞으로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는 것이 목표다. 일반인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 영화를 보면서 저절로 손 내밀어 잡아주고 싶은 그런 감성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는 것.
그는 앞으로도 자신에게 맞는 역할이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