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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제의 전시②

‘우리의 오랜 친구, 개’

올 한 해를 상징하는 ‘개’를 통해 보는 우리네 삶

글·김영남‘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06. 01. 09

새해 병술년(丙戌年)을 맞아 우리 역사와 생활 속에 등장하는개의 의미를 살펴보는 특별전이 열려 화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우리의 오랜 친구, 개’ 특별전을 마련한 것. 올 한 해를 상징하는 개의 모습을 담은 전시를 감상하며 새해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오랜 친구, 개’

오동나무 아래 달을 보고 짖는 개, 안중식


2006년 새해는 병술년 개띠의 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개띠 해를 맞아 인간과 가장 가까이 지내온 개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십이지(十二支) 동물 가운데 11번째 지킴이인 개는 예부터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는 영험한 동물이자 자신의 몸을 바쳐 주인을 지키는 의리의 동물로 여겨왔던 인간의 동반자. 개와 관련한 속담이 유난히 많은 것도 인간과 개가 그만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오랜 친구, 개’ 특별전에서는 인간의 역사 속에 개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십이지 속의 개’ ‘벽사의 개’ ‘일상의 개’ 등 3가지 주제로 꾸몄다. ‘십이지(十二支) 속의 개’는 십이지신 중 11번째 동물로 서북서쪽 방향과 오후 7~9시를 상징하는 개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 동전 모양을 본떠 패물이나 장식용으로 사용했던 ‘십이지 별전’을 비롯해 뼈를 담아 묻었던 ‘십이지명 뼈항아리’, 해시계, 방위판 등 시간·방향 관련 유물이 전시된다.
‘벽사(邪)의 개’ 코너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고 집안에 행복을 전해주는 동물로서의 개를 조명해보는 곳. 예부터 집을 지키는 역할을 하며 집안에 평안을 가져온다고 여겨졌던 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집의 대문이나 광문에 붙이는 문배도(門排圖)에 개의 그림을 그려넣어 도둑을 몰아내고 사악한 것을 쫓는다고 믿었다. 때로는 이를 작게 접어 부적으로 만들어 몸에 지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개가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며 무덤 둘레를 장식하는 호석이나 무덤 속의 부장품에 새겨지기도 했다. ‘개모양 토우 장식 고배’ ‘부적판’ ‘동경‘ ‘신구도’ ‘개모양 토우’ 등이 전시되는데 ‘개모양 토우 장식 고배’는 뚜껑에 새와 오리를 쫓는 개의 모습을 표현한 토우(흙인형)가 붙어 있는 접시로 죽은 사람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무덤 안의 부장품으로 사용했다. 문배도의 일종인 ‘신구도’는 접은 흔적이 있어 휴대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목에 검은 방울을 달고 있는 개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두 눈으로 모자라 세 눈을 가지고 사람들을 지켜주고 있다.

장승업의 화폭 속에 담긴 정겨운 개의 모습
‘우리의 오랜 친구, 개’

두 마리의 털복술 강아지, 장승업

‘우리의 오랜 친구, 개’

긁는 개, 김두량


우리에게 친숙한 회화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일상의 개’ 공간에서는 인간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오랜 친구로서의 개의 모습을 살핀다. ‘개그림이 있는 화로’ ‘개모양 손잡이 도장’ 등 다양한 생활용구 속에 새겨져 우리 조상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개를 주제로 한 회화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풍속화나 호렵도 등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개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품은 오원 장승업의 ‘두 마리의 털복술 강아지’.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 두 마리를 바위, 꽃 등과 함께 익살스럽게 나타낸 그림이다. 보름달을 쳐다보고 있는 개의 모습을 그린 심전 안중식의 ‘오동나무 아래 달을 보고 짖는 개’는 달과 나무와 개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 이 밖에 ‘긁는 개’는 들판에서 한가로이 누워 가려운 데를 긁고 있는 개의 느긋한 모습을 표현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한다.
전시기간 중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 세화 그리기’ ‘개모양 토우 만들기’ 등의 시간을 갖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www.nfm.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다음 접수일은 1월25~26일. 이번 전시는 2월27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5백원. 문의 02-3704-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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