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이 벌써 가을이 성큼 코앞에 다가왔나 봐요. 가을 초입에는 갑자기 선선해지는 날씨 때문에 감기 걸리기 십상이지요. 전 이맘때면 체온을 올려주는 음식들을 골라 식탁에 낸답니다.
날이 스산해지면 갑자기 체온이 떨어져 피곤하고 아프기 쉽거든요. 이때 견과류나 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체온이 올라가 건강을 챙길 수 있어요. 제가 가장 즐겨 하는 방법은 요리에 호두나 땅콩 등 견과류를 조금씩 넣는 것이에요. 고기나 해물 등 어떤 재료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맛도 한층 고소해진답니다.
그리고 여름보다는 음식의 간을 약하게 하는 편이에요.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의 가짓수도 적게 하고 가을에 새로 선보이는 제철재료를 이용해 최대한 담백하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지요. 또 감이나 사과 등 과일도 냉장고에 한가득 넣어놓고 식사 후에 꼭 챙겨준답니다.
이혜정 선생님은요…
이혜정(49)이라는 이름보다 ‘빅마마’로 알려진 요리 전문가. 푸드채널 <빅마마의 오픈 키친>을 진행하고 있으며, MBC <정보토크 팔방미인>, KBS <폭소클럽>에 고정패널로 출연해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에서 요리 공부를 했으며, 대구에서 10년 동안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요리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색다른 아이디어를 더한 것이 특징.
▼ 남편이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을 때 늘 해주는 요리인데요, 중국 요리를 살짝 변형해서 만들었어요. 게에는 칼슘과 키토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먹기 불편한 것이 단점인데 이 요리는 껍데기째 먹을 수 있어 편하답니다. 게를 튀기면 씹어 먹어도 될 만큼 껍데기가 연해지거든요. 이가 약한 노인들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어 어른들이 집에 방문할 때 대접해도 좋아요.
게양념조림
■ 준비할 재료
꽃게 1마리, 녹말가루 4큰술, 튀김기름·식용유 적당량씩, 소스(굴소스 3큰술, 물 1컵, 설탕·고춧가루 1큰술씩, 고추장 ½큰술, 청주·후춧가루 약간씩), 대파 1대, 생강 1쪽, 캐슈넛 50g, 참기름 약간
■ 만드는 법
① 꽃게의 집게발은 껍데기를 대강 부수고 다리 끝은 가위로 자른다. 먹기 좋게 4등분이나 8등분한 다음 녹말가루를 고루 묻힌다.
② 꽃게에 묻은 녹말가루를 살살 턴 뒤 170℃의 튀김기름에 넣고 바삭하게 튀긴다.
③ 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④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송송 썬 대파와 저민 생강을 넣고 향이 나도록 볶는다.
⑤ ④에 꽃게와 캐슈넛을 넣고 소스를 부어 강한 불에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 조린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는다.
▼ 아이들이 어릴 때 간식으로 자주 해주던 음식이에요. 호두는 양질의 단백질이 듬뿍 들어 있고 두뇌 발달을 돕는 식품이잖아요. 맛이 고소하고 색다르게 보여서인지 잘 먹더라고요. 이때 호두는 살짝 으깨서 넣어야 씹는 맛이 좋아진답니다.
호두전
■ 준비할 재료
호두 20개, 쇠고기 100g, 실파 3대, 붉은 고추 1개, 밀가루 1컵, 달걀 2개, 소금 약간, 식용유 2큰술
■ 만드는 법
① 호두는 껍데기를 까서 알맹이를 빼낸 후 칼로 잘게 썬다. 썰기 힘들면 분마기에 넣고 살짝 으깬다.
② 쇠고기는 곱게 다지고 실파는 1cm 길이로 썬다. 붉은 고추는 가늘게 채썬다.
③ 볼에 ① ②, 밀가루를 담고 달걀을 풀어 넣어 잘 섞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약간 걸쭉할 정도로 농도를 맞춘다.
④ 뜨겁게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올린 다음 앞뒤로 돌려가며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 돼지고기는 특유의 누린내와 기름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기름기를 쫙 빼서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랍니다. 돼지고기 한 점에 야채를 얹어 함께 먹으면 산뜻함이 더해져 맛있어요.청주, 양주 등 어떤 술과도 잘 어울려 술안주로 그만이랍니다.
생강소스돼지고기
■ 준비할 재료
돼지고기 삼겹살 500g, 양배추 300g, 부추 10대, 당근 ⅓개, 식용유 1큰술, 생강소스(곱게 간 생강 1작은술, 일본된장 40g, 고추장 1큰술, 맛술 3-5컵, 간장 ¼컵, 식용유 적당량)
■ 만드는 법
① 중간 불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삼겹살을 덩어리째 넣고 노릇하게 굽는다.
② ①을 뚜껑 있는 용기에 담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4~5분간 가열한다.
③ 양배추는 굵직하게 썰고, 부추는 4등분한다. 당근은 둥글고 납작하게 썬다.
④ 고기를 굽던 프라이팬의 기름을 닦아낸 뒤 식용유를 두른다. 양배추를 넣고 센 불에서 1분간 볶다가 당근을 넣고 살짝 볶는다. 야채의 숨이 죽으면 부추를 넣고 살짝 더 볶다가 접시에 담는다.
⑤ 달군 프라이팬에 생강소스 재료와 삼겹살을 넣고 중간 불에서 조린다. 2~3분 정도 지나면 고기를 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⑥ ④의 야채 위에 삼겹살을 담는다.
▼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닐 무렵 간식으로 많이 해줬지요. 새우의 칼슘과 콩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영양 만점 요리랍니다. 춘권피에 새우와 완두콩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다른 재료를 넣어도 좋아요.
새우와 완두콩을 넣은 춘권
■ 준비할 재료
보리새우 200g, 완두콩 1컵, 소금 약간, 다시마물 3큰술, 간장 1큰술, 맛술 2큰술, 설탕 1~2작은술, 다진 생강 1작은술, 녹말가루 1큰술, 물 1큰술, 춘권피 10장, 박력분·튀김기름·물 적당량, 겨자·식초·간장 약간씩
■ 만드는 법
① 완두콩은 껍질을 벗기고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삶아 체에 밭친다.
② 냄비에 다시마물, 간장, 맛술, 설탕을 넣고 살짝 끓인다. 여기에 생강과 새우를 넣고 다시 한번 살짝 끓인 뒤 새우는 건져낸다.
③ ②의 국물에 물에 푼 녹말을 부어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완두콩과 새우를 넣고 섞는다.
④ 춘권피에 ③을 적당하게 넣고 돌돌 만 다음 끝 부분에 물에 푼 박력분을 바른다.
⑤ 튀김기름에 춘권을 넣어 바싹하게 튀긴다. 겨자, 식초, 간장을 섞어 겨자초간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 감자는 비타민, 탄수화물, 지방, 칼슘이 풍부해성장기 아이들에게 특히 좋아요. 그런데 밍밍한 맛 때문인지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더라고요. 생각 끝에 감자를 곱게 으깨고 예쁜 색깔의 야채로 알록달록하게 장식해 내니 아이들이 의외로 잘 먹던 요리랍니다. 갈비나 제육볶음 등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으면 더욱 고소하고 맛있어요.
러시안포테이토샐러드
■ 준비할 재료
감자 3개, 연겨자 2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소금 약간, 샐러리 ½대, 비트 1개, 파프리카 ½개, 마요네즈 3큰술
■ 만드는 법
① 감자는 껍질째 삶아 뜨거울 때 껍질을 벗기고 체에 내린다.
② 감자에 연겨자, 레몬즙, 소금을 넣고 섞는다.
③ 샐러리, 비트, 파프리카는 먹기좋게 자른다.
④ ②의 감자에 야채와 마요네즈를 넣고 잘 섞는다.
▼ 남편이 한밤중에 친구들을 데리고 갑자기 들이닥칠 때 해주는 요리예요.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만들 수 있고 모양도 그럴싸해 보이거든요. 두부를 녹말가루에 묻혀서 굽는 것이 포인트로, 쫄깃함이 더해져 씹히는 맛이 일품이랍니다. 술안주로 내놓을 때는 간을 강하게 하고, 반찬으로 먹을 때는 심심하게 내는 것이 좋아요.
두부김치
■ 준비할 재료
돼지고기 100g, 고기양념(다진 마늘·생강 ¼큰술씩, 맛술 ½큰술), 배추김치 150g, 만가닥버섯 50g, 피망 1개, 대파 1대, 두부 1모, 식용유·소금·녹말가루·붉은 고추 약간씩, 볶음양념(간장·맛술·고추장 ½큰술씩, 깨·참기름 1큰술씩)
■ 만드는 법
① 돼지고기는 로스용으로 준비해 한입 크기로 자른 후 양념을 넣어 가볍게 무친다.
② 배추김치는 먹기 좋게 자르고 만가닥버섯은 작게 자른다. 피망은 길이로 반을 갈라 씨를 턴 뒤 옆으로 가늘게 썰고, 대파는 1cm 폭으로 어슷 썬다.
③ 두부는 두께 1cm, 폭 3~4cm로 자르고 소금을 조금 뿌린다. 채반에 얹어 물기를 없애고 녹말가루를 묻힌 뒤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④ 식용유를 두른 팬에 ①의 돼지고기와 파를 볶다가 배추김치, 만가닥버섯, 피망 순서로 넣어 볶는다.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볶음양념을 넣고 무친다.
⑤ 접시의 중앙에 김치를 담고 둘레에 두부를 빙 두른다. 두부 위에 송송 썬 붉은 고추를 올려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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