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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희라 vs 신애라 드라마 ‘청춘기록’ 속 엄마들의 이야기

글 윤혜진

입력 2020.10.14 14:53:08

1990년대를 주름 잡던 동갑내기 배우 하희라와 신애라가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이후 28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tvN ‘청춘기록’에서 사는 곳부터 성격, 교육관까지 극과 극으로 등장한 것. 두 사람의 드라마 안과 밖 모습을 비교해봤다.

작품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하희라

드라마 IN
‘청춘기록’에서 하희라(51)가 맡은 인물 한애숙은 무명 배우에서 스타로 발돋움 중인 둘째 아들 사혜준(박보검)의 꿈을 응원해주는 따뜻한 엄마다. 극중 나이는 50세, 직업은 가사도우미다. 그간 여러 작품 속에서 봐온 가사도우미와 한애숙은 좀 다르다. 얄미운 갑이자 아들 친구 엄마인 김이영(신애라)에게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스마트한 을이다. 

패션도 그런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철저히 출근 패션과 작업복을 분리하며 가사도우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재킷과 스커트에 진주 귀걸이 등 사무직 회사원의 출근 복장과 별다를 바가 없다. 한애숙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목 늘어난 티셔츠, 고무줄 바지 같은 클리셰를 벗어나 가디건과 면바지, 니트와 새틴스커트 등으로 정갈하면서도 젊은 느낌을 연출한다. 


한애숙은 목수 일을 하는 남편을 만나 넉넉지 않은 살림을 꾸려나가느라 자존심은 내려놓고 아들 친구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고단한 신세다. 그러나 집에서 만큼은 힘 있고 행복한 서열 1위다. 젊은 시절 번번이 사기를 당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도 모델의 꿈을 놓지 않는 철없는 시아버지(한진희)와 현실주의자 남편 사이에서 다툼을 중재하는 것은 기본, 아버지에게 서울대 출신 은행원인 형과 매번 비교당하는 둘째 아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둘째 아들에게 “네 아빠 잘못 맞아. 내리사랑인데 부모가 되어 가지고 그게 뭐니. 짜치게”라고 ‘선빵’을 날려 “그렇게 내 편을 들어주면 마음이 다 풀어지잖아. 엄마 머리 되게 좋다”란 답을 얻어낸 장면은 한애숙의 현명함을 드러낸 대표적 장면이다. 그러면서 “(여자친구가) 착하면 됐다”며 자식의 연애에 쿨 한척 하다가도 아들에게 비밀이 많아지면 서운해 하는 귀여운 엄마다.

드라마 OUT
연예계 대표 잉꼬 부부로 꼽히는 하희라-최수종 부부.

연예계 대표 잉꼬 부부로 꼽히는 하희라-최수종 부부.

드라마 밖 하희라에겐 대한민국 대표 사랑꾼 최수종이 든든히 곁을 지키고 있다. 1993년 결혼한 이후로 지금까지 아내에게 한 번도 화를 내본 적이 없다는 최수종과의 결혼 생활은 아직도 깨소금 냄새가 진동한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하희라이트’를 개설해 소소한 일상부터 남편과의 취미 생활까지 공개하고 있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하희라는 실제 두 아이의 엄마다. 1999년 첫째 민서(21) 군을, 2000년 둘째 윤서(20) 양을 얻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아팠던 경험을 한 하희라는 스스로를 ‘공부보다 건강을 최고로 여기는 방목형 부모’라 칭한다. 과거 인터뷰에서 “아이에게 배우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고 하고 싶다고 하는 것만 시킨다”며 “아이가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얘기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단 자녀들과의 대화 시간만큼은 충분히 가지려고 늘 노력한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SNS에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진이 가득하다. 덕분에 ‘하희라가 하희라를 낳은 수준’이라는 별칭이 붙은 딸의 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31일에도 SNS에 아이들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올리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부모가 보기에 좋은 것을 함께 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세대 차이를 줄여 가면서 함께 하는 참 기쁨을 얻게 된다”란 글을 적어 남다른 양육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드라마는 맥시멈, 현실은 미니멀
신애라

드라마 IN
“자기는 좋겠다. 내버려두면 애들이 알아서 살잖아. 얼마나 편해. 나는 할 게 너무 많아. 우리 해효 배우, 스타, 군대, 결혼, 양육. 해나 로스쿨, 로펌, 결혼, 출산, 양육. 언제 끝나? 70까지 케어하고 살 것 같아.”(‘청춘기록’ 8화 중 김이영이 한애숙에게) 

“말 좀 들어요. 내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없어.”(10화 남편과의 대화 중) 

극중 신애라가 연기하는 김이영은 누구와 무슨 대화를 하든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타고난 금수저다. 본인은 대학 겸임교수이고 남편은 대학 이사장으로 부와 명예를 모두 가졌다. 고생하지 않고 자라 극중 나이 52세보다 10년은 더 젊어 보인다. 아들과 함께 외출하면 여자친구가 아니라 엄마라고 팬들에게 말해줘야 할 정도. 패션 감각도 뛰어나다. 집에서도 네온컬러 투피스, 각종 액세서리 등 풀세팅으로 차려입는 것은 기본이다. 늦은 밤 화려한 패턴의 실크 원피스를 입고 드라마를 보며, 골프장에서도 짧은 큐롯 스커트와 선캡, 포니테일로 한층 어려보이는 동안 패션을 완성한다. 


자식 사랑 역시 자기애 못지않다. 진로, 연애 모든 것에 관여하는 전형적인 타이거맘. 특히 톱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 중인 장남 원해효(변우석)를 위해서라면 제작사 뇌물 공세, 아들 SNS 팔로워 매수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투자 대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도 크다. 아들에게 “내가 널 위해 얼마나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런 초라한 성적을 들고와”라며 비수를 꽂기도 한다. 하지만 항상 나쁜 엄마는 아니다. 채찍질 뒤엔 당근을 쥐어주며 아이의 자존감 지킴이로 나선다. 그늘진 구석 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성격으로 키우는 것도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 이래저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드라마 OUT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금슬을 자랑하는 신애라-차인표 부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금슬을 자랑하는 신애라-차인표 부부.

드라마 속 김이영이 모든 것을 소유하려는 맥시멀리스트라면 현실의 신애라는 반대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지난 6월 출연 중인 tvN ‘신박한 정리’에서 실제 거주하는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를 공개했는데, TV와 소파 없는 거실부터 휑한 싱크대, 텅 빈 수납장 등 비움의 미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신애라이프’에 등장하는 화장법도 레시피도 모두 ‘초간단’ 타이틀을 달고 있다. 

결혼 생활이라고 다를까. 올해로 차인표와 결혼 25주년을 맞은 신애라의 잉꼬부부로 지내는 비결 또한 마음 비우기다. 예를 들어 남편이 집안일에 서툴러도 큰 아들이거니 생각해 넘긴다고. 물론 이는 차인표가 워낙 애처가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지난 8월 드라마 ‘청춘기록’ 촬영이 한창일 때 차인표는 현장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도시락을 돌렸다. ‘이쁜 이영이 찐남편 차인표 드림’이란 애교 섞인 메시지와 함께. 

신애라의 미니멀 라이프는 자녀 교육에서도 이어진다. 과잉보단 결핍이 낫다는 주의. 부모가 아이의 재능을 읽어 아이가 안 해도 되는 걸 무리해서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재능을 보인 아들 정민(22) 군은 현재 실용음악과에 다니며 신곡을 발표하는 등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공개 입양한 두 딸 예은(15), 예진(13) 양은 경기도의 한 대안학교에 재학 중이다. 지난 2014년부터 5년여간 미국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신애라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다. 앞서 여성동아 7월호 인터뷰에서 “아이 훈육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과 일관성”이라며 “무조건 참지 말고 그때그때 훈육하면 부모도 덜 힘들고 아이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사진 동아DB 인스타그램 한국컴패션 tvN



여성동아 2020년 1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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