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feStyle sexology

남편 위한 수술에서 나를 위한 시술로 질 성형 수술의 변화

박혜성 원장

입력 2019.11.26 17:00:02

‘성학자’ 박혜성 원장의 여성 건강과 성
남편 위한 수술에서 나를 위한 시술로 질 성형 수술의 변화


경기도 동두천시 해성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사)행복한 성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유튜브 ‘산부인과tv’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 ‘굿바이 섹스리스’ 등이 있다.






35만 년 인류의 역사는 남자의 역사라 할 만큼 남자를 중심으로, 남자의 시각에서 모든 게 이루어져왔다. 일부 예외적으로 모계중심사회가 존재하긴 했지만, 최근 1백 년 전까지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은 법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나 다름없었다. 남자의 말이 바로 법이었고, 모든 행동의 결정권자가 남자였다. 



그런데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변화가 생겼다. 산업화는 값싼 노동력을 얻기 위해 집 안에 있던 여성을 사회로 끌어냈고, 원활한 생산을 위해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평등해진 교육 기회로 점점 남녀 간의 지적 차이가 사라지고, 여성의 경제활동 진출 분야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 가능하게 되었다. 경제력이 생긴 여성은 더 이상 남성의 소유물이나 재산이 아니었다. 

특히 피임약의 개발은 당초 의도와 상관없이 여성들에게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여성은 피임약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혹은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되었다. 여성이 성의 자기 결정권을 갖게 된 것이다. 피임약으로 인해 보다 많은 가임 여성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지속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 많은 여성이 더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여성이 남성에 버금가는 지적 능력과 경제적 능력을 갖게 되자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위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남녀 관계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엔 생각과 선택의 모든 기준이 남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대부분 여성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당연히 여성의 성적 행동도 달라졌다. 

여성의 성적 행동의 변화는 산부인과에서 이뤄지는 질 성형 수술 트렌드만 봐도 알 수 있다. 25년 넘게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결혼을 앞두고 처녀막 재생 수술을 하겠다며 산부인과를 찾아온 여성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처녀막 재생 수술을 하겠다며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질 성형 수술이라고 하면 100%가 속칭 ‘이쁜이수술’이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질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 

과거 중년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던 질 성형 수술이 이쁜이수술이었다. 아이를 여럿 낳으면 질이 헐거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질 근육이 약해져 질 이완증이 생기거나 질방귀, 요실금이 나타날 정도로 질이 헐거워지면 남성은 섹스를 하며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권태기가 찾아온다. 이럴 때 성적 자신감이 떨어진 여성들이 남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이쁜이수술을 선택했다. 

이쁜이수술은 출산으로 인해, 질 근육 약화로 인해 늘어난 질의 폭을 줄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출산하지 않은 초기의 좁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은 삽입하면서 성적 쾌감을 더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쁜이수술은 한번 하면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수술 후 무통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회복하는 데 거의 4~6주 정도가 소요된다. 그 시기에는 금욕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재혼을 앞둔 여성이나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한 여성들이 배우자를 만족시킴으로써 사랑을 얻기 위해, 그래서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곤 했다. 

수술이 싫거나 겁이 나는 여성들은 질 필러 시술이나 자기 지방을 빼서 질에 채우는 자가 지방이식 수술을 선택했다. 모두 질에 볼륨을 채워서 질의 폭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주름을 없애거나 펴 젊어 보이기 위해 얼굴에 지방 또는 필러를 넣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쁜이수술보다는 회복 기간과 금욕 기간이 짧은 게 장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져 2~3년 주기로 시술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남편에게 즐거움을 주고 만족시킴으로써 남편의 사랑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질 성형 수술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여성 자신이 성적 만족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얻기 위해 질 성형 시술을 받는 것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물론 이를 통해 남편도 즐거워지는 것은 당연히 따르는 부수적인 효과다. 남편을 위하는 수술에서 남편과 함께 여성 자신도 좋아지는 시술로 바뀐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질 레이저 시술이 그것이다. 

‘질의 회춘술’로 불리는 질 레이저 시술은 시행하면 질에 탄력이 생기고, 질의 폭이 약간 줄고, 요실금이 개선되고, 질 건조로 인한 성교통이 줄어든다. 성관계를 해보면 당장 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질 건조증으로 인한 성교통이 줄어들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의 성적 만족감이 좋아진다. 또한 성관계 후 남편의 만족도도 좋아지기 때문에 입에서 저절로 칭찬이 쏟아진다. 칭찬을 받은 여성은 점점 자존감이 높아지고, 오르가슴을 느끼기도 훨씬 쉬운 상태가 된다. 날로 부부 사이가 좋아진다. 

여성은 평생 자신을 가꾸어야 한다. 자신의 지적 능력도 관리해야 하지만 피부 관리, 몸매 관리, 치아 관리와 함께 질 관리도 해야 한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여성이라면 피부 관리보다도 질 관리를 특히 더 권하고 싶다. 질 관리가 잘되어 있어야 성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성적 만족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남성들도외모보다 성관계할 때의 만족도를 더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관계나 남녀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다.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 아내 자신도 좋고 남편도 배려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어느 한쪽이 계속 희생만 하며 살다 보면 희생하는 당사자는 지치기 마련이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서로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에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자신의 성적 기능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맞춤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사랑은 움직인다. 노력한 만큼 남녀 관계든 성기능이든 좋아진다. 당신을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것을 권한다.


기획 최호열 기자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12월 672호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