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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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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1초가 웃긴 ‘대환장 스타’ 랄랄

이진수 기자

2022. 06. 28

웬만한 입담 소유자는 랄랄에게 명함도 못 내민다. 본인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겠냐고 물으니 ‘무지개’, “무지 개 같은 랄랄”로 소개해달란다. 한 마디를 하면 백 마디가 오는, 아무나 감당 불가한 하이텐션 소유자를 만나 한 달치 웃음을 빼앗겨버렸다. 



“전교 회장 선거에 초중고 때 매번 나갔는데 다 떨어졌어요. 중학생 때가 가장 정신없었고….”

배우의 독백 연기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분명 랄랄은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었고, 우린 인터뷰 중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오늘 자 유튜브 생방송을 틀어놓은 것 같은 이유가 뭘까. 마치 뷰파인더 너머로 그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질문을 던지면 말 끝나기 무섭게 대답이 줄줄이 나온다. 한마디로 청산유수. 막힘없는 답변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1시간 30분 예상한 인터뷰가 1시간 안에 끝났을 만큼 말이 굉장히 빠른데, 발음에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 이렇게 타고난 언변이 구독자 86만 유튜버 랄랄을 탄생시킨 힘이리라.

랄랄은 나의 인생작

평범한 1992년생 이유라가 인생 부캐 ‘랄랄’을 만난 건 우연이다. 2019년 그는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할 겸 외국에 나가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무작정 미국에 갔다. 막상 현지에 도착하고 보니 워킹 비자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에 살 방법이 없었다. 여행하는 동안 추억용으로 유튜브를 올려볼까 싶어 브이로그를 찍어 편집하는 데 걸린 시간만 13시간. 당시 채널 구독자는 200여 명이었다. 지인을 총동원해 구독자를 모았지만 보는 사람이 없어 쉽게 늘지 않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유튜브와 영어를 함께 사용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알게 된 게 ‘트위치(미국 인터넷 방송 플랫폼)’. 6만원짜리 웹캠을 사서 방송을 시작해보려 했지만 기계치인 탓에 방송 시작 버튼을 찾지 못했다. ‘해외 플랫폼이라 시작 버튼이 없나’ 싶어 한국 인터넷 방송을 검색했다. 그렇게 아프리카TV를 처음 만났다.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메인에 바로 방송 시작 버튼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얼떨결에 방송을 시작했다. 랄랄은 기분 좋을 때 나오는 ‘랄랄랄랄라’ 혀 놀림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기적이네요.



그렇죠. 그때는 별 풍선이 1개에 얼마인지도 몰랐어요. 별 풍선을 받으면 제가 돈을 버는 건지도 몰랐고요.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때 유튜브 채널 이름도 ‘천상천하 유라 독존’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돌아이’죠. 일단 ‘하루에 구독자를 2명씩만 늘려도 1년에 1000명이 되겠네!’ 싶어 생방송할 때마다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 했어요. 정말 하루에 2명씩 늘려나갔어요. 매일 2명만 구독해도 어디예요.

2019년 11월 21일 이유라는 ‘BJ 랄랄’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2020년 ‘아프리카TV BJ대상’에서 신인상과 여자부문 올해의 버라이어티 BJ상을 받았고, 지금은 유튜브를 거쳐 공중파까지 진출했다. BJ 활동은 그만둔 상태. 대신 SBS ‘미운 우리 새끼’, JTBC ‘장르만 코미디’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세계를 넘나들며 어엿한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프리카TV를 처음 만난 뒤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3년에 불과하다.

벌써 데뷔 3년 차예요. 이전과 현재의 랄랄은 어떻게 다른가요.

지금 솔직히 로또 맞은 기분이에요. 제가 원하는 걸 하고 있잖아요. (과거엔) 최악이었어요. 어렸을 때 집이 어려워 용돈을 못 받았죠.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재수도 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항상 여유로웠던 적이 없어요. 막상 뮤지컬 배우가 돼 앙상블을 했는데 알고 보니 돈도 제대로 못 받고 힘은 엄청 드는 직업인 거예요. 너무 (허황된) 꿈을 꾼 거죠. 뮤지컬 배우를 그만두고 잠시 회사를 다녔는데 그때는 직장-집-교회(만) 다니면서 한동안 우울증을 앓고 그랬어요.

넘치는 끼가 있는데 발현을 못 해 많이 답답했겠어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당시엔 마흔이 되기 전 빨리 세상을 떠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늘 돈 버느라 바쁘고, 눈뜨면 힘들고, 살아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삶에 욕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서른 살 되기 전에 뭐라도 하자 해서 이 길을 찾은 거죠.

최근에는 공중파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시잖아요.

(공중파는) 개인 방송이랑 완전 다르고 텐션을 죽여야 해요. 너무 하이텐션은 안 되고, 선도 넘으면 안 되고, 남의 말도 들어야 하고. 그런 걸 좀 배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싫었어요. 재미가 하나도 없고 (하고 싶은 걸) 못 하니까요. 제작진이 “편집 안 할 테니까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해서 정말 그랬더니 방송에는 “안녕하세요. BJ 랄랄입니다” 이것만 나오더라고요(웃음). 뭐 별수 있나요. 하라는 대로 해야죠.

랄랄이 공중파 방송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JTBC ‘장르만 코미디’에 출연했다 만난 개그맨 김준호 덕분이라고 한다. 김준호는 “랄랄은 방송을 해야 할 사람”이라며 자신이 몸담은 연예 기획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다. 처음엔 방송을 열심히 할 생각이 없어 거절했는데 김준호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설득했다. “방송만 같이 하자. 유튜브랑 너 할 거 다 하고 방송만 같이 하자”는 말에 결국 “방송 뭐 그… 그래요”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른 것. 랄랄은 “전에도 여러 기획사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내가 스타도 아니고 그저 방송하면서 노래 부르고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 거절했었다”고 했다. 현재 그는 김준호, 김대희 등 유명 코미디언들이 소속된 JDB엔터테인먼트에서 유일한 유튜브 스타로 활동 중이다.

왜 그렇게 여러 번 거절하셨나요. 랄랄 씨가 스타가 안 될 인물은 아니잖아요.

아니에요(웃음). 기적 같은 일이에요. 이렇게 방송할 줄은 몰랐어요. 이미 (모든 걸) 포기한 지 오래여서 그래요. 방송 시작 당시에 이렇게 뜰 줄 몰랐어요. 부담이 없으니까 한 거죠. 유튜브가 더 주력이었고요.

핏속에 개그가 이렇게 흘러넘치는데 왜 개그우먼에 도전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요.

다들 “왜 개그를 안 했느냐” 물어보더라고요. 엄마도 “서른 살 되기 전에 개그맨 시험 한번 봐라” 했거든요.

근데 왜 안 봤어요(웃음).

보면 될 것 같더라고요. 진짜 개그우먼이 될 것 같아서 엄마한테 “안 된다. 나 분명 된다”고 했죠. 그러다 개그맨 공채를 알아보니 벌써 없어졌더라고요. ‘나는 진짜 안 될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어릴 때 워낙 연기랑 뮤지컬을 하고 싶어 했으니 코미디 쪽을 생각하지 않은 거죠.

랄랄이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탁월한 입담이 있다. 랄랄 채널의 주된 콘텐츠는 ‘썰’. 조소 입시학원에서 일일 알바를 한 이야기, 비서 일을 하다가 한 달 만에 잘린 이야기 등 살면서 겪은 별의별 에피소드를 감칠 맛 나게 풀어 전국 ‘랄라리’(구독자명)를 사로잡고, 라이징 스타가 됐다.

채널이 유명해지는 데 ‘BJ 세야’ 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네. BJ 세야가 제 방송을 탐방 왔고, 거기서 개인기를 선보인 콘텐츠가 페이스북 조회수 300만을 넘겼어요. 그렇게 (제 방송이) 유명해졌죠. 저는 ‘관종’이에요. 하루아침에 3000~5000명한테 관심을 받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떠서 3개월 만에 구독자가 35만 명이 됐어요. 채널 만들고 초반에는 음악 방송을 했어요. 그때는 리액션을 하면 시청하다 다 나가버리더라고요. 얼굴 예쁘고 노래도 잘해서 들어왔는데, 입만 열면 다 나가요. 그때 이상한 ‘몸뻬’ 바지 입고 그랬거든요. 사람들이 “제발 팬 생기게 입 좀 다물고 있어라” 할 정도였어요.

그럼 ‘썰’은 어떻게 풀기 시작한 거예요.

자연스럽게 얘기한 건데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어떻게 그런 일을 겪을 수 있냐고요. “다 이렇지 않나? 공장에서 아이폰 칩 안 끼워봤냐”고 물었더니 안 해봤다는 거예요. ‘내 삶이 조금 특이한가?’ 싶더라고요. 나대고 다닌 덕에 (썰 풀 만한) 일이 많이 생긴 걸 알았죠. 그때부터 사람들이 채팅창에서 질문을 해요. “언니 다이소에서 일한 적 있어?” 하면 “맞다. 내가 (다이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답하면서 기승전결이 있는 썰을 푸는 거죠. 지금 제 흑역사가 유튜브에 다 쌓여 있어요. 지어낸 거면 오히려 괜찮을 텐데 엄마·동생 얘기가 나오고, 다 실화잖아요. 동생이 영상 내리라고 할 정도로 너무 싫어해요.

매번 썰의 주제는 어떻게 정하나요.

“나한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 채팅창에 얘기를 하죠.

아직도 풀지 않은 썰이 많죠.

정말 많죠. 지금까지 공개한 것보다 훨씬 재밌는 게 많은데, 방송에 나가다 보니 그냥 썰 푼 것도 기사로 보도하니까 조심하게 돼요. 조심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방송 보고 ‘랄랄’ 검색한 분들이 제 채널로 와서 영상을 보기도 하고, (청소년) 애들도 많이 보고 하니까 (수위 조절이) 힘들어요. 기사 내용이 원래 콘텐츠 내용과 다를 때도 있어요. ‘랄랄 “연예인들 역겨워”’ ‘랄랄 “연예인이 뭐라고”’ 이런 식으로요. 그럼 제가 진짜 그런 말을 한 것처럼 돼버리는데, 사실 그 뜻이 아니었거든요.

아프니까 랄랄이다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으면서 그의 주변에 예상지 못한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랄머니(랄랄 어머니)’가 성악을 공부했고, 친동생 이나라(28)는 전직 축구 선수라는 것. 랄랄이 예전엔 뮤지컬 배우를 했으며, 잘하는 게 많다는 이유 등으로 ‘금수저’ 의혹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 중학생 팬이 랄랄에게 140만원 상당의 별 풍선을 후원했다가 해당 팬의 친언니가 랄랄에게 환불 요청을 해온 일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랄랄이 생방송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중학생 팬이 별 풍선 구매에 사용한 금액을 청소년 단체에 기부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후 랄랄은 중학생 가족을 만나 후원금을 모두 돌려줬다. 이런 여러 논란은 랄랄을 더 단단한 ‘초강력’ 인물로 만들었다.

‘금수저’ 의혹을 받았다고요.

언제부턴가 구독자 수가 떨어지기에 ‘내가 갑자기 잘돼 꼴 보기 싫어 이러나’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집안이 잘살았네” “해외도 나갔다 왔다” 이런 말이 퍼지며 제게 금수저 프레임이 씌워진 거예요. 마침 그때 살던 집 방음이 잘 안 돼서 (방송을 해야 하니까) 이사를 했거든요. 집을 산 것도 아니고, 월세로 구한 거예요. 그런 게 다 오해거리가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구구절절 내가 왜 외국에 가게 됐는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았는지 다 말할 수는 없잖아요. 말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이후 지인들을 만났는데 (정말) 제가 금수저처럼 보인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엄청 고생했잖아요.

그러니 다 말도 안 되는 소문이죠. 결국 생방송을 켜고 팬들한테 하나씩 (해명) 썰을 풀기 시작했죠. 그게 재미있다고 구독자가 다시 늘었어요. 콘텐츠 조회수도 엄청 올랐고요. 그때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다면, 사람들이 나를 정말 (금수저로) 생각했겠구나’ 하는 걸 알게 됐어요. 작년 MBC ‘라디오스타’에 나간 뒤에도 “랄랄 금수저 아니냐”는 댓글이 많이 달렸어요. 어떤 분은 “연예인들은 다 지(자기)가 어렵게 살았대”라고 쓰셨더라고요. 그러면 안 되는데 저도 발끈해서 그 아래에 “겉으로 보면 다 좋아 보이는 법입니다”라고 답글을 달았어요.

별 풍선 이슈도 있었죠.

저도 사람이잖아요. (그 학생을) 직접 보고 싶더라고요. 전남 고흥까지 갔어요. 당사자와 언니를 만나고 집안 사정도 봤는데, 그 일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BJ로서 제 상황을 설명하고, 그 애가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죠. 그 일로 아프리카TV를 그만둬서 감회가 남달라요.

마음고생 끝날 틈이 없네요.

제 관점에서 보면 시청자들이 별 풍선을 쏴주는 게 좋죠. 그걸로 돈을 버는 거니까. 근데 아이들이 그저 BJ가 좋은 마음에 게임 아이템 사듯 막 별 풍선을 쏘잖아요. 그런 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전남에 찾아가 만난 그 친구는 돈의 가치를 알고 있었어요. 그냥 (저를) 계속 보고 싶었고, 자기 딴에는 절 도와주고 싶었대요. 잊을 수가 없죠. 그 애가 만약에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잘 모르고 그냥 누른 건데” 했으면 돌려주지 않았을 거예요.

랄랄을 보면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에 확신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부터 제 삶에 바라는 게 없었어요. 기회가 왔을 때 제가 가지고 있는 걸로 해냈고요.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실패한 덕에 썰을 풀 수 있었죠. 더 잘하려고 하면 나도, 보는 사람도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동갑내기 유튜버 ‘레오제이’를 만나면서 많이 배웠어요. 유튜버 생활을 저에 앞서 6년 동안 했거든요. 레오제이가 저보고 “사람들이 널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조회수 많이 나온 영상을 보면 그게 제 모습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 콘텐츠라고요. 그것만 하면 된다고요. (결론은) 날것 그대로의 제 모습이더라고요. 정말 별거 없구나. 저는 MBTI가 ENTP예요. 문제의 원인을 논리적으로 찾아야 하는 성격인데 생각해보니 저를 힘들게 하는 건 욕심이었어요. 잘하고 싶기 때문에 화가 나고 슬럼프가 오는 거죠. 그걸 알고부터 “어떤 걸 하고 싶으면 욕심 갖지 말고 해보자” 결심해요.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랄랄도 텐션이 낮을 때가 있나요.

당연히 있죠. 잠들기 직전이요. (잠들락 말락 할 때) 한 번씩 발작하면서 말이 없어지죠. 아!(탄식) 아플 때 텐션이 제일 낮아요. 몸 컨디션이 안 좋으면 진짜 부정적으로 변해요. 사람들 말로는, 제가 평소 텐션이 엄청 좋을 때는 피곤한 줄 모르고 애처럼 에너지를 엄청 쓴대요. 그래서 어제도 스케줄 끝나고 거의 기절했잖아요. 오늘 일어날 때까지 13시간을 내리 잔 걸 보면 엄청 피곤했던 거예요. 근데 그걸 잘 못 느껴요. 얼마 전 보디 프로필 준비할 때도 한 번 실신해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제가 평소에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쓴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많이 먹으면서 에너지 보충을 해야 하는데 보디 프로필 때문에 먹는 걸 확 줄이니 탈이 난 거죠. 전 장염에 걸리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기분이) 완전 끝으로 가요.

집에 잘 안 있죠.

놀라실걸요? (자신의 캘린더를 보여주며) 저 하루 스케줄 2~3개씩 뛰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바로 여행 가요. 쉬는 날이 따로 없어서 여행 가는 게 쉬는 거예요.

몸을 쉬어주는 날이 없는데 (웃음) 힘겨울 때는 없나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프로그램을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저는 항상 1~2회성 출연을 하고 매번 똑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아니라서 잘하는 것 같아요. 저는 루틴대로는 못 살아요. MBTI 검사해보면 P(인식형)가 99%예요. J(판단형)는 1%. 지금은 스케줄 때문에 끌려다니는 거예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랄랄 하면 ‘만능 재주꾼’이다. 지치지 않는 텐션은 물론, 노래·연기를 비롯한 오만 가지 개인기의 소유자. 외할머니, 랄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끼 덕분이라고 한다. 대표 개인기는 ‘코코더’. 리코더 2개를 양쪽 콧구멍에 대고 동시에 연주한다. “그게 가능해?” 가능하다. 음악 시간에 입으로 리코더를 부는 것만큼 선명한 멜로디가 나온다. 심지어 절대음감이라, 한번 들은 음악을 그대로 연주할 수 있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랄랄은 코코더 연습하는 모습을 공개해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손석구를 비롯해 MC들의 대폭소를 이끌어냈다.

끼가 숨겨지지 않는 사람이죠. 타고난 끼 때문에 회사에서 잘린 적도 있다면서요.

저는 반복적인 일과 안 맞는 것 같아요.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였잖아요.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든, 사무직 업무를 보든 늘 복식호흡을 하고 (종이에) 피아노 그려서 치고 있으니까요.

가진 재능은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한다고, 뮤지컬 배우를 준비했던 탄탄한 보컬 실력으로 앨범까지 낸 랄랄이다. ‘랄토바이’(2020), ‘랄랄송’(2020), ‘가자가자가자구’(2021), ‘마트리카리아’(2022) 등 노래 제목도 무난하지 않은 게 딱 랄랄답다.

랄랄과 사진 촬영을 마치고 조용한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는 “저 6월 말에 ‘대환장 파티’라고 새 앨범 나와요. 대대대대 대환장 파티야~~~” 하며 노래를 불렀다. 인터뷰이 목소리가 사무실 밖으로 새어나갈까 조마조마한 적은 처음이다.

음반 발매는 자의인가요, 타의인가요,

타의예요. (얼마 전까지) BJ였으니까 매일 트는 메인 음악이 있었어요. 그걸 배경으로 리액션하고, 춤도 췄죠. 어느 날 DJ 준코코 님이 “랄랄 씨 노래를 메인곡으로 사용하면 더 좋지 않겠냐” 제안을 했어요. EDM 음악으로 텐션 높게 만들면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앨범까지 내게 된 거예요. ‘가자가자가자구’가 클럽 그런 데서는 장난 아니에요. (개미 목소리로) 저작권료가 쏠쏠해. 준코코 님이 작업을 다른 사람이랑 안 하고 나랑 한대잖아요. 제 덕에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았대요. 저도 땡잡았죠.

(빵 터짐) 얼마나 들어왔는데요.

처음 저작권료를 받은 날은 뭐가 잘못 들어온 거 아닌가 싶어 전화를 걸었어요. 음원 판매 가격이 얼마 안 하잖아요. 몇십만원만 들어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이상) 액수가 계속 들어오더라고요. 클럽·헬스장·에어로빅장 등 곳곳에서 제 노래를 틀다 보니 계속 (돈이) 꽂혀요. 당장 ‘대환장 파티’를 준비했죠. 지금 이 곡이 1등이에요. 진짜 대박, 장난 아니에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요. 평소 수입을 여쭤봐도 될까요.

참,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지. 수입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법인을 세웠고요, 아빠 차를 현금으로 사드렸습니다. GV70.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시겠어요.

방송을 하고 제일 달라진 사람이 누구냐 하면 우리 엄마예요. 으하하하하. 너무 좋아하시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는 더 좋아하세요. 아빠는 제 자랑을 많이 하고, 엄마는 모른 척하더라고요(웃음).

최근 어머니랑 방송을 많이 하고 있잖아요. 어머니도 방송을 잘하시더라고요.

진짜 저희 엄마가 ‘찐 연예인’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우아하지만 에너지가 좋고, 방송 감각이 뛰어나거든요. 집 앞 슈퍼에 갈 때도 화장을 다 해요. 6월 말 엄마랑 촬영한 MBC ‘호적메이트’가 방송될 거예요. 같이 축구를 하는데 슬리퍼 날아가고 난리도 아니에요. 외가 쪽이 다 예체능 피가 흘러 그런지 엄마가 축구를 너무 잘하더라고요. 딸이고 뭐고 없어. 다 제치고, 엎어지고, 소리 지르고. (사람들이) 보다가 웃겨서 토할 거예요. 카메라 감독님이 촬영하다가 (웃겨서) “죄송합니다. 다시 갈게요” 하시면서 눈물 닦으며 우셨어요.

올해 목표가 CF 찍는 거라고요.

작년 목표는 각 지상파 채널에 다 출연하기였어요. 이번 연도는 CF 찍기. 지금도 비타민 광고 같은 건 제의가 많이 오는데 ‘화아~’ 이런 청량한 걸 하고 싶다고 하면 컨펌이 안 되더라고요(웃음). 열심히 하겠습니다. 뭐든 다 하고 싶어요. 약간 톡 쏘는 거, 탄산 아니면 과자, 술. 소주 ‘처음처럼’ 그런 느낌 좋네요.
모델 아이유가 하고 있지 않나요. 수지 씬가. 하하하.

#랄랄 #코코더 #여성동아

인싸력 갑! 낯가림 ZERO!
랄랄이 요즘 만난 새로운 인연

랄랄은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고정 게스트로 합류해 매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

가수 육중완 in 컬투 쇼
매력이 엄청나다. 형형색색 테디 베어 같은 옷을 입고 와서 “이 옷 뭐냐”고 물었더니 중완 님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라고 한다. 방송도 재밌게 잘하시고, 귀여우시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 in 컬투 쇼
어릴 적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꾼 터라 뮤지컬 배우들을 정말 존경한다. 신격화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어떤 연예인을 만나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김호영 님을 뵙고는 눈이 돌아갔다. 반가워서 뛰고 춤을 추고 사진도 찍었다. 악수는 기본이고 사인하고, 복사하고, 전화번호도 교환하고, 패션 얘기도 하고 그랬다.

가수 제이미 in 컬투 쇼
제이미도 라디오에서 만났다. 매주 나온 게스트가 좋으면 친해져서 유튜브도 같이 하고, 술도 먹는다(참고로 6월 11일 랄랄 유튜브 채널에 제이미가 출연했다).

BJ 풍자
방송하다가 친해졌다. 워낙 썰을 잘 푸니까 (둘이) 얘기만 하면 웃느라 정신이 없다. 하루는 대화하면서 밤새워 술을 마셨는데 몇십 병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배달 음식 30만원어치를 시켰는데, 풍자는 양장피 먹다가 참치김밥이랑 토스트를 시켜 먹더라. 그런 사람 처음 봤다.

히밥
유튜브 채널 ‘냠냠박사’ 밥도둑 편에서 만났다. 해당 영상 조회수가 1000만을 넘겼다. 그때 (히밥이 먹는 걸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같이 김장 합방도 하고 두세 번 만나며 친해졌다. 얼마 전에는 곱창 집에 같이 갔는데, 곱창 14인분 정도랑 청하 6병, 볶음밥 6인분, 곱창전골까지 먹고 왔다. 배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사진 홍태식 
사진출처 SBS 유튜브·랄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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