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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business

2021 승진한 재계 후계자들

글 강현숙 기자

2021. 01. 21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승진 열차에 올라타며 차근차근 승계 궤도에 오르고 있는 기업의 젊은 후계자들을 소개한다.

CJ 그룹
이경후 CJ ENM 부사장대우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열렸던 케이콘 콘서트 모습.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열렸던 케이콘 콘서트 모습.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인 이경후(36) CJ ENM 상무가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대우는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1년 CJ주식회사 사업팀으로 입사해 CJ 주요 사업군의 사업 전략 수립 및 관리, 신사업 기획 등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익혔다. 이후 CJ오쇼핑의 상품 기획과 방송 기획 관련 조직에서 사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6년에는 CJ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으로 일하면서 식품,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며 CJ 사업의 북미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그가 미국지역본부에 합류하면서 한류 콘서트인 ‘케이콘’이 현지에서 크게 흥행했고, 식품 사업에서는 ‘비비고 만두’가 큰 인기를 모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상무대우로, 2018년에는 상무로 승진했다. 2018년 7월부터는 CJ ENM의 브랜드전략담당을 맡아 ENM의 국내외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대우에 대해 “성격이 소탈하고 꾸밈이 없어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해준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매우 꼼꼼하고 적극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미국에 유통되고 있는 비비고 제품들.

미국에 유통되고 있는 비비고 제품들.

재계에서는 그가 고모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전망되고 있다. 이 부사장대우의 남편인 정종환 CJ 글로벌인터그레이션 팀장 겸 미주본사 대표(부사장대우)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유학 시절 만나 교제한 것으로 알려진 정 부사장대우는 이 부사장대우와 함께 CJ를 이끌 리더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기술경영 학사와,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세계적인 IT 서비스 기업인 캡제미나이 등에서 근무하다 2010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했으며 2018년 상무로, 2019년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동국제강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인천공장 생산 담당)

서울 을지로에 자리한 동국제강 사옥 페럼타워 전경.

서울 을지로에 자리한 동국제강 사옥 페럼타워 전경.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일가 4세인 장선익(39) 경영전략팀장은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하고 인천 공장의 생산 현장을 담당하게 됐다. 

장 상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츠바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동국제강에 입사한 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법인에서 일하고 전략실에서 비전팀장으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8년부터 경영전략팀장으로 일하며 그룹 전체의 비전과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장 상무는 중기경영계획 운영을 도입해 거시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체계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기경영계획 체계는 1년 단위로 운영되던 기존의 체계에서 벗어나 보다 긴 호흡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계획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중기계획을 수립할 때 기업의 자산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ROA(Return On Asset, 총자산순이익률,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누어 얻어지는 수치로 특정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낸다)를 새로운 지표로 도입했다. 실제로 지난 3년(2018~2020)간 중기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끈 동국제강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0년 기준으로 10년 만에 최대 영업 이익을 냈다. 또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장 상무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된 ‘코로나19 TF’를 주도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모습.

동국제강 인천공장 모습.

장선익 상무가 인천공장 생산 담당으로 배치된 것은 현장 실무 경험을 중시하는 오너가(家)의 전통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리스크도 따른다. 지난 1월 초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식자재를 납품하는 50대 남성이 구내식당 승강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에 이르게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2019년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안전에 대한 각별한 관리와 대책이 요구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장의 모든 안전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있다. 회사와 연결된 모든 분야 시스템의 안전 경영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화그룹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한화생명 63빌딩.

한화생명 63빌딩.

김동원(36)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는 전무로 승진했으며 신설된 전략부문장을 겸임하게 됐다. 

김 전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동생이다.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세인트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으로 그룹에 합류했으며,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상무와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거치며 디지털 부문의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신사업 창출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는 분위기다. 

특히 김 전무는 지난해 10월 보험업계 최초로 설계사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영업 채널 ‘LIFE MD’ 론칭을 주도하며 디지털 영업 채널을 구축했다. LIFE MD는 설계사 모집, 교육, 활동 등을 모바일로 진행하는 보험 영업 채널로, 기존 설계사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던 프리랜서나 주부들도 보험설계사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업의 성과 관리 체계라 불리는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의 도입을 이끌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변화해가는 성과 관리 체계로, 월 단위의 평가가 가능하고 프로젝트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져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전무는 본인의 전문 분야인 디지털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디지털 신사업 및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한화생명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경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 생긴 전략부문장을 겸임해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이다. 전략 부문은 미래전략, 거버넌스, 해외, 컴플라이언스, 전략지원 등 5개의 클러스터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그는 회사 가치 증대와 해외 진출, 미래 신사업 전략까지 여러 사업을 포괄적으로 지휘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사장과 김동원 전무에 이어 막내인 김동선 씨가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함으로써 앞으로 3형제가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반건설
김대헌 기획부문 대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이자 호반건설의 지분 54.7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김대헌(33) 부사장이 기획부문 대표로 승진하며 2세 경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회장의 딸이자 김 사장의 동생인 김윤혜(30) 아브뉴프랑 실장은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호반프라퍼티 경영부문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막내는 김민성(27) 호반산업 상무다. 

2011년 6월 호반건설에 입사한 김 대표는 2017년 미래전략실 전무, 2018년 부사장,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했다. 그동안 호반건설의 신사업과 인수합병(M&A)를 주도하고 미래 먹거리 확대 전략에 힘쓰며 경영 능력을 쌓아왔다. 호반건설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신기술을 보유한 벤처·중소기업과의 협업, 스타트업 투자, 리츠 사업 확장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호반건설 사옥(위).
김대헌 대표의 아내인 김민형 전 아나운서.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호반건설 사옥(위). 김대헌 대표의 아내인 김민형 전 아나운서.

2019년에는 그의 주도 하에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신사업을 찾기 위해 기획됐으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추후 호반그룹과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심형 스마트 팜 업체 ‘쎄슬프라이머스’, 안면 인식 기반의 보안 솔루션 업체 ‘CVT’, 디지털 트윈 기술의 ‘플럭시티’ 등에 투자했고 이를 호반건설 아파트에 접목시키기기 위해 연구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5일 SBS를 퇴사한 김민형(28) 전 아나운서와 결혼식을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서울여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2018년 공채 아나운서로 SBS에 입사해 주말 ‘8 뉴스’ ‘궁금한 이야기 Y’ 등을 진행했다.

LS그룹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CEO 사장 
구본규 LS엠트론 CEO 부사장
구동휘 E1 COO 전무

LS엠트론 홈페이지 모습.

LS엠트론 홈페이지 모습.

왼쪽부터 구본혁 사장,
구본규 부사장,
구동휘 전무.

왼쪽부터 구본혁 사장, 구본규 부사장, 구동휘 전무.

2003년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뿌리를 내린 LS그룹은 2021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사촌 지간인 오너가 3세들이 승진해 계열사 수뇌부로 자리를 옮기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선 구본혁(44)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故 구태회 LS전선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故 구자명 LS-Nikko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LS전선 해외영업부문에 입사했다. ㈜LS 경영기획팀, LS-Nikko동제련 경영지원본부장과 사업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육성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42) LS엠트론 부사장도 CEO로 선임됐다. 미국 퍼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7년 LS전선에 입사했다. 슈페리어 에식스(SPSX) 통신영업 차장, LS일렉트릭 자동화 아시아 퍼시픽 영업팀장, LS엠트론 경영관리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LS엠트론 CEO가 되면서 LS엠트론의 조직 개혁과 경영 혁신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조직이 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구동휘(39) LS그룹 전무는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인 E1으로 자리를 옮겨 COO로 선임되며 회사 운영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COO 전무는 2012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2013년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 중국 산업자동화 사업부장, ㈜LS Value Management 부문장 등을 거쳤다. 그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과 사업 가치 및 운영 능력 등을 E1에 적용해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LS 지분을 계속 매입해 2.99%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려 3세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벌써부터 유력 승계 후보자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코오롱그룹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지난 2019년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코오롱그룹은 4세 경영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웅렬 전 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37) 코오롱인더스트리FnC COO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전무 승진 후 2년 만의 고속 승진으로, 그동안 그룹 패션 사업을 총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온라인 플랫폼 전환 작업 등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그룹이 주력 사업으로 재편한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을 이끌게 됐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이 부사장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으며, 당시 사원 숙소에서 지내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서른한 살 나이에 상무보로 승진해 당시 국내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규호 부사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문을 이끌게 됐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은 BMW·아우디·볼보·미니·롤스로이스 등 5개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권을 갖고 있다.

이규호 부사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문을 이끌게 됐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은 BMW·아우디·볼보·미니·롤스로이스 등 5개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권을 갖고 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의 수입차 유통·정비 사업을 하는 자동차 부문을 진두지휘하며 젊은 감각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장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사업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얼마 전 코오롱생명과학이 미쓰비시다나베와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소송에서 패소해 수백억원을 내야 할 위기를 맞으며 이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관측이다. 인보사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은 30여 건이 넘는다. 인보사 리스크에 이 부사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뉴스1 뉴시스
사진제공 동국제강 코오롱그룹 코오롱모터스 한화그룹 호반건설 CJ그룹 CJ제일제당 LS그룹 LS엠트론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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