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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education

하버드맘 장혜진의 부모 수업

글 강현숙 기자

입력 2021.08.05 10:30:01

자녀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두 딸을 하버드대와 토론토대에 보낸 장혜진 씨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해답을 들려주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학구열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돌쟁이를 위한 한글과 수학, 영어 교재가 있을 정도다. 세계적인 명문대를 목표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입시 달리기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워킹맘이었던 장혜진(52) 씨는 두 딸을 하버드대와 토론토대에 보내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소위 말하는 ‘하버드맘’이다. 큰딸 윤소현(26) 씨가 6세, 작은딸 윤지연(21) 씨가 1세이던 2001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던 그녀는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20여 년간 이민과 유학 대행 업무를 해왔다. 그동안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를 써서 카카오 브런치 대상을 받고 작가로도 등단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두 딸은 한국과 캐나다의 교육과정을 두루 경험했다. 큰딸이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장 씨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캐나다에 살던 가족이 갑작스레 한국에 돌아온 게 계기였다. 캐나다의 영재학교에서 학교생활의 즐거움에 빠져 있던 큰딸은 초등학교 6학년 10월 한국으로 돌아와 국공립 중학교를 거쳐 용인외대부고를 졸업했다. 2014년 9월에 하버드대에 입학했고, 2018년 하버드대 졸업 후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현재는 로스쿨 진학을 잠시 미뤄두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원에 진학해 정치철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논문 심사 중이다. 작은딸은 한국에서 국공립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2학년 때 캐나다로 다시 건너가 고등학교를 마쳤으며, 현재 토론토대 건축디자인 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장 씨는 한국과 캐나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방식을 다양하게 경험하며 자신만의 교육 소신을 갖게 됐다. 덕분에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근성을 길러줄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이런 노하우를 정리한 자녀 교육서 ‘하버드맘의 공부수업’(가나)을 펴냈다. 그녀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 명문화된 이론을 내세울 자신은 없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장 씨를 직접 만나 아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며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게 하는 방법을 들었다.

큰딸은 하버드대를 졸업했고, 작은딸은 토론토대에 재학 중이에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들 힘든 시기인데, 두 딸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큰딸은 어릴 때부터 변호사가 되어 국제 관계와 인권 분야에서 활동하기를 꿈꿨어요.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 공부를 마치고 로스쿨에 진학하려 했지만 정치철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며 옥스퍼드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올해 9월에는 예일대 로스쿨 진학이 예정되어 있고요.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던 작은딸은 큰딸에 비해 늦게 꿈을 찾았지만 진로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은 덕에 적성에 딱 맞는 건축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어요. 대학교에서 성적도 우수하고 교수들의 프로젝트에 합류할 만큼 실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교육 원칙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꿈을 찾는 데 강제나 강압 없이 대화를 통해 격려했어요. 작은딸의 경우 공부에 자신감이 없어 무기력한 채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데, 억지로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어요.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늦더라도 스스로 자기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성취감과 만족도가 높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조바심 내지 않고 재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얼굴 생김이 제각각이듯 아이들마다 성향이 무척 다르잖아요. 큰딸은 조바심 많으며 예민하고, 작은딸은 자신감이 없었다고 알고 있어요. 아이들의 성향은 어떻게 파악하셨고,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며 키우셨나요.

아무리 내 아이라고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찰하지 않으면 성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요. 저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줬어요. 큰딸은 어릴 때부터 대화에 익숙하고 자신을 잘 표현했어요. 목표 의식이 뚜렷했고, 승부욕도 강한 편이었지요. 반면 불안감이 많아 부모도 함께 조바심을 내게 하는 성향이었어요. 목표를 세우고 이루지 못할까 봐 걱정하거나, 경쟁에서 밀리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불안해하는 딸을 다독이는 게 제 역할이었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아이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도록 신경 썼어요. 또 너무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게 자원봉사 같은 비교과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했고요.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게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은딸은 공부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였어요. 미술에 재능이 있었지만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 재능마저 하찮은 것으로 여겼고요. 늘 자신감이 없고 성취욕도 없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녔습니다. 더구나 집에서조차 우등생으로 인정받던 언니의 그늘에서 기를 펼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공부 못해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하지만 큰딸과 달리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제가 대화를 시도해도 반응이 시큰둥했지요. 당시 저는 직장에 다니느라 아이를 돌볼 여력이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제가 캐나다로 이직을 하면서 작은딸도 캐나다로 함께 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됐지요. 캐나다에서 단둘이 살면서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마주 앉으면 어색해서 긴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시간 날 때마다 나란히 걸으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줬지요.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경쟁에서 멀어지고 작은 성취를 이루는 경험을 하기 시작한 아이는 성격마저 달라졌어요. 아이의 변화를 보며 작은 성취가 어떻게 아이를 달라지게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돌아보면 아이를 경쟁에서 멀어지게 할 기회를 얻은 덕분에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듯해요.

지금 작은딸은 적극적이고 자신을 과감하게 표현하며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있어요.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은 어디에든 있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열심히 하려고 애쓰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장혜진표 공부법

막연한 질문일 수 있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가장 먼저 어떤 것을 해야 할까요.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다양한 경험을 통한 호기심 유발, 책 읽기를 통한 문해력(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키우기와 공부 머리(문제해결 능력) 훈련, 공부에 대한 좋은 기억 심어주기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책을 자주 접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습관도 길러줘야 해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갑자기 어려워진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단계별로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중학교 때부터는 남과의 경쟁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승부욕을 길러줘야 합니다. 지적 호기심과 문해력, 공부머리, 성취욕, 승부욕만 있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갈 거예요.

책에서 보면 공부는 근성이 중요하고 이 근성을 만드는 중요한 동기는 승부욕과 성취욕이라고 강조하셨어요. 근성이 왜 중요한지 궁금해요. 또한 아이의 승부욕과 성취욕을 키워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의 모든 성과는 승부 욕구와 성취 욕구를 바탕으로 한 근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어린아이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내적 동기가 없으면 아무리 공부하라고 해도 자꾸 다른 흥밋거리를 찾곤 하죠. 어릴 때부터 작은 성공을 끊임없이 달성한 기억이 있는 아이들은 이기는 쾌감을 즐겨요. 아이에게 너무 어렵거나 힘겨운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쉽게 해낼 수 있는 목표를 주고, 과정을 응원하고 달성했을 때 함께 기뻐하는 일을 꾸준히 반복하길 바라요. 그러면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흥미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답니다. 큰딸은 어릴 때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곳에서 늘 승자로 살았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작은딸의 경우 어릴 때 그런 경험을 할 기회가 없어서 패배에 익숙한 무기력한 아이로 자랐고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한두 가지 중요한 성취를 이루고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되자 승부 근성이 생겼어요. 다만 성취 욕구와 승부 근성은 강압이나 강요로 만들어지기 쉽지 않아요. ‘해보니 할 만하다’는 자신감에서 시작해 조금씩 더 어려운 성취에 도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욱 잘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생길 거예요.

아이의 질문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하셨는데 그 이유는요.

공부를 잘하려면 내적 동기가 중요한데 그중 하나가 지적 호기심이에요. 아이에게 대화하는 법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세요. 저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대화를 해나갔어요. 질문을 통해 대화를 하다 보면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가족끼리 서로 공감하면서 사이도 돈독해집니다. 가족 구성원 간의 편안하고 좋은 대화는 아이를 바르게 자라게 하는 기본 요소가 아닐까요. 부모도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독서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쉽지 않잖아요. 독서를 취미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책 읽기도 습관이에요. 어떤 일이든 어릴 때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재미를 붙이면 습관 들이기도 쉬워요. 저는 책 읽기를 무척 즐기는데, 큰딸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런 엄마의 무릎에 앉아 책을 재미있게 읽곤 했어요. 또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는 책을 재미 외의 다른 목적으로 읽지 않았고요. 저는 독후감도 쓰게 하지 않았고, 마치 TV 드라마를 보듯이 흥미 위주로 책을 읽게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 읽기 근육이 단련되면서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졌고, 문해력을 키워나가며 어렵고 지루한 책도 큰 고생 없이 읽어내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책을 재미로 읽게 하고, 고학년이 되면 조금씩 단계를 올려 어려운 책도 읽히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요. 글쓰기를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독후감 쓰기나 문제 풀이식 독후 활동을 강요할 필요가 없고요. 다만 책의 내용이나 느낌을 짧게 이야기해보는 ‘책 수다’는 추천해요.

일명 ‘돼지엄마’라고 부르는, 교육 정보에 빠삭한 엄마들에게 의존하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책에서 돼지엄마를 멀리하라고 조언하셨는데 그 이유는요.

우선 돼지엄마들 중에 자신의 아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팀을 꾸리거나 관리를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어요. 내 아이가 다른 아이의 들러리를 하며 상처 받는 일이 없으려면 부모나 아이 스스로 아이에게 맞는 방식의 사교육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보면 남들이 하니 따라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칫하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 제 딸들은 어릴 때부터 사교육 정보를 스스로 알아보고 자기에게 맞는 사교육을 자신들이 선택했어요. 아이들이 공부를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것처럼, 사교육 역시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필요 없으면 과감히 중단하는 용기도 있어야 해요.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아이를 교육할 때 부모가 어떻게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좋을까요.

캐나다에 있을 때는 모든 학교 행사에 남편이 참여했고, 학부모 모임에 가면 아빠와 엄마의 비율이 반반 정도 됐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학교 일에 남편이 동행한 적이 없어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조부모의 경제력’이 입시 성공을 이끈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달까요. 사실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아빠의 교육 참여는 엄마들에게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어요. 남편이 아이 교육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비교과 활동의 비중이 커지고, 단순 암기와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 학교 수업이 자리 잡게 될수록 아빠의 참여가 더욱 절실해질 수 있어요. 제 주변 케이스를 보더라도 아빠가 교육에 관심을 두고 부부가 함께 의논하며 자녀를 키운 집의 아이들이 대부분 바르게 성장했습니다.

큰딸 윤소현 씨의 하버드대 졸업 모습(왼쪽). 웃는 모습이 붕어빵처럼 닮은 작은딸 윤지연 씨와 큰딸 윤소현 씨.

큰딸 윤소현 씨의 하버드대 졸업 모습(왼쪽). 웃는 모습이 붕어빵처럼 닮은 작은딸 윤지연 씨와 큰딸 윤소현 씨.

두 딸이 훌륭하게 자라주었지만 양육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되돌아보면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후회스러운 일도 많았어요. 특히 큰딸이 어릴 때 저는 제법 엄한 엄마였어요. 매사에 혼자 해내는 아이를 보며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고, 조바심 내는 아이를 나무라기만 했지요.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저도 일종의 열등감에 시달렸어요. 너무 잘난 아이들과 능력 있는 부모들 틈에서 제가 아이를 도와줄 방법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 따라 하기보다 경쟁으로부터 거리 두기를 했어요. 책에서도 소개했는데, 큰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한 달 동안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난 적이 있어요. 열등감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잠시 멀리 보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열등감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아이를 멀리 보낸 것이더라고요.

작은딸이 무기력하고 공부에 재미를 들이지 못할 땐, 아이의 성향이 게으르고 공부 머리가 없다는 생각에 일종의 포기를 했었어요. 나중에 작은딸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를 그렇게 키운 건 저와 주변 환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모든 아이는 응원받고 인정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스스로 도전하고 성취하며 자신감을 회복할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제게 이상한 엄마라고 말해요. 공부하라거나 재촉하지 않는 모습이 여느 엄마들과는 다르게 보였던 까닭일까요. 사실 저는 워킹맘이라 오롯이 아이들 교육에만 시간을 낼 수 없었고, 모든 것을 잘하려고 노력할 수도 없었어요. 대충, 적당히 아이들에게 맡긴 셈인데, 오히려 아이들 스스로 성취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해요. 극성스러운 엄마로 기억되지 않아서인지 아이들과의 관계도 좋고요.

아이가 명문대에 진학했으면 하는 바람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요. 후배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요.

요즘은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능력과 장점을 살려 사회적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젊은 인재가 많아요. 저는 딸들에게 “명문대 가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 아이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딸들이 가진 재능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쓰일 수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들의 꿈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며 자신감을 북돋우려고 했고요.

아이의 재능을 믿고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세요. 다만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꿈을 갖게 도와주세요. 그리고 남들보다 뛰어난 한두 가지 재능을 찾아 끊임없이 계발해주세요. 그렇게 한다면 아이들은 목표를 향해 스스로 걸어갈 거예요. 저는 그런 재능이 명문대 졸업장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부모가 강요해 이끌어가면 아이 스스로 성취감을 얻기 어려워요. 혼자서 해냈다고 생각할 때 자신감이 생기면서 승부욕도 끌어낼 수 있어요. 부모는 표 나지 않게 슬쩍슬쩍 밀어주는 조력자가 돼야 합니다. 아이가 이룬 모든 성취를 스스로 노력해서 이뤘다고 믿게 해보세요. 저는 가끔 뒤에서 표 안 나게 도와주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척하며 아이에게 엄지를 치켜세운 적도 있어요.

딸들이 어떻게 미래를 그려나갔으면 하나요. 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자신들의 길을 스스로 용감하게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자랑스러워요. 엄마로서가 아닌 같은 여자로서 딸들의 도전이 부럽기도 하고요. 딸들에게 특별히 바라는 건 없어요. 살다 보면 원치 않은 일을 하거나, 넘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길을 헤매게 될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런 모든 부침이 단련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며 살기를 바라요. 조바심 내기보다는 한 발자국씩 천천히 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로서 욕심을 내본다면 딸들의 삶이 순탄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를 하며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넘어 부모 수업을 받은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육아 멘토로서의 역할도 기대됩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의외로 많은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를 어려워하더군요. 가족 간에 공감할 수 있는 대화 주제를 정하는 것도, 부드럽게 풀어나갈 만한 소재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후배 엄마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유튜브에 ‘하버드맘의 부모교실’을 시작했어요. 책을 활용해 가족과 가볍게 대화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지요. 이와 함께 부모 교육서 한 편을 더 써서 연말쯤 출간할 예정이에요.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과 독자들에게 꾸준히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배 엄마로 살고 싶어요.

사진 홍태식 



여성동아 2021년 8월 6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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