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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오지에 깃든 어머니의 사랑

글 김명희 기자

입력 2020.09.26 10:00:01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라오스 소수민족 학교 2곳에 물 펌프와 수도 배관 등을 설치해 학생들의 위생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세폰중등학교의 낡고 허름한 여자화장실을 보수하는 위러브유 회원들.

세폰중등학교의 낡고 허름한 여자화장실을 보수하는 위러브유 회원들.

라오스는 소수민족의 국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다. 정부 기관인 라오국가건설전선의 자료에 따르면 49개 민족이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지키며 살아간다. 주로 오지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이들은 왕래나 교류가 쉽지 않아 도시 문명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교육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번듯한 학교 건물 하나 갖추지 못한 곳이 상당수다. 부대시설인 화장실이나 세면 시설, 기숙사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라오스 정부는 국가 발전의 핵심인 교육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와 손잡고 소수민족 학교 지원을 적극 추진한다. 

위러브유는 소수민족 정책을 주관하는 라오국가건설전선과 협력해 지난해에도 2군데 학교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남부 사반나케트주 세폰중등학교와 북부 우돔사이주 아노중등학교다. 라오스의 학제는 초등 5년과 중등 7년으로 되어 있어, 이들 학교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 해당한다. 이 두 곳에서 대규모 시설 개보수, 교육용품 지원 활동 등을 펼쳤다. 

지난해 1월 위러브유 라오스 회원 30명이 수도 비엔티안을 출발했다.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10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곳은 남쪽으로 600km 떨어진 세폰시 외곽의 한 학교였다. 인근 15개 소수민족 학생 1천1백50명이 다니며 이 중 4백20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세폰중등학교다. 사전 답사를 통해 공사 계획을 세운 회원들은 도착 당일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급수 시설이었다. 기숙하는 학생 중 절반이 넘는 수가 여학생인데, 화장실은 단 2개뿐이었다. 그마저도 물이 부족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상황이 더 열악했다. 화장실이 아예 없어, 멀리 떨어진 교직원용 화장실을 쓰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들판에서 해결했다. 학생들의 건강과 위생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 


물 펌프 설치해 학생들의 위생과 건강 문제 해결

전문가들의 시추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됐다. 시추가 마무리되자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나서 물 펌프를 설치했다. 화장실과 샤워실 옆에는 높은 철근 지지대를 세우고 대용량 물탱크를 올렸다. 곰팡이가 낀 화장실과 샤워실 내부는 말끔히 개조하고 배관도 설치했다. 오래 방치된 목조건물인 강당과 휴게실은 벽면과 지붕 등을 다 뜯어내고 새로 짓다시피 했다. 벽면에는 페인트칠과 예쁜 그림도 그려넣었다. 이렇게 화장실 2곳, 샤워실 2곳, 강당, 휴게실을 합쳐 건물 6개 개보수와 각 화장실에 필요한 물 펌프 2개, 물탱크 2개, 배관 등을 설치하는 데 걸린 기간은 17일이었다. 위러브유 회원들은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공사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시간을 아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작업하며 직접 밥을 해 먹었고, 잠은 강당에 텐트를 치고 잤다. 

위러브유 관계자는 “새롭게 단장한 건물에서 열심히 공부할 학생들을 생각하니 고된 작업도 힘들지 않았다”며 웃었다. 라오국가건설전선 소차이 라드사봉 비서실장은 “학교가 단기간에 아름답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일이 라오스 전역에 전파돼 모든 학교가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고, 세폰중등학교 부왈리안 통반디트 교감은 “기존에 다른 단체들이 우물을 파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물이 나오니 정말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월 새 강당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라오국가건설전선 소목 킹사다 부의장, 사반나케트주 콩캄 케오파냐 부의장, 타본 인시시엥마이 주 교육감 등과 교직원, 학생 1천2백여 명이 참석해 축하를 나눴다. 헤어지던 날 울음을 터트린 학생들을 위러브유 회원들이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은 국경과 언어, 인종을 초월한 진정한 봉사의 가치를 되새기게 했다. 


산 정상에서 학교까지 4km 배관 연결해 물 부족 해소

지난해 10월 위러브유는 북부 산악지대에 있는 아노중등학교의 급수를 위해 상수원에서 학교까지 4km에 달하는 배관을 설치했다(위). 위러브유가 지난해 1월 사반나케트주 세폰중등학교에서 물 펌프, 화장실 리모델링, 강당 및 휴게실 보수 등 17일간 펼친 대규모 교육지원을 마무리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위러브유는 북부 산악지대에 있는 아노중등학교의 급수를 위해 상수원에서 학교까지 4km에 달하는 배관을 설치했다(위). 위러브유가 지난해 1월 사반나케트주 세폰중등학교에서 물 펌프, 화장실 리모델링, 강당 및 휴게실 보수 등 17일간 펼친 대규모 교육지원을 마무리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에는 우돔사이주 아노중등학교에 교육 지원을 펼쳤다. 비엔티안에서 북쪽으로 550km 떨어진 이곳은 국내 치악산 정상 높이와 비슷한 해발 1250m 지점에 학교가 있다. 낡고 허름한 건물에 기숙사와 수돗가, 샤워실 등이 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아노중등학교에는 2백90명이 넘는 소수민족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산악 오지인 이곳에는 기숙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주로 사용하는 수돗가의 시멘트 저수조는 안팎에 이끼가 껴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 등은 불결할 뿐만 아니라 물이 부족해 사용조차 어려웠다. 건기에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500m 아래에 있는 계곡에 가서 몸을 씻고 물을 길어온다. 이곳은 경사가 가팔라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었다. 

관계자 면담과 현장 답사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방향을 논의한 위러브유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상수원에서 학교까지 수도 배관을 연결하기로 했다. 그리고 끌어온 물을 저장하는 저수조, 샤워시설, 화장실 등 개보수도 진행했다. 공사 첫날부터 저수조 배관 작업이 이뤄졌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회원들을 주축으로 산 정상 상수원을 보존해 작은 댐을 만들고, 그곳에서 학교 저수조까지 4km에 배관을 설치했다. 주변 환경을 살펴 차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꼼꼼히 매만졌다. 이 작업에만 꼬박 3일이 걸렸다. 한편에서는 여학생과 교직원 기숙사, 저수조, 세면 시설, 화장실을 보수했다. 저수조에서 이뤄졌던 세탁과 샤워를 분리해 야외 샤워 시설과 빨래터를 따로 만들었다. 수도 배관도 만들어 연결했다. 그리고 저수조에는 덮개를 만들어 청결을 유지했다. 오래된 페인트가 벗겨진 화장실 벽면은 새 페인트칠로 깔끔하게 단장했다. 이 모든 일을 단 9일 만에 끝냈다. 교직원들과 학생들도 위러브유의 노고에 고마워하며 힘을 보탰다. 

솜파반 무앙라 시장은 “비엔티안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단기간에 공사를 끝맺어 믿기지가 않는다”며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이곳까지 와서 숙식을 하며 봉사를 해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분미 마니손 교장은 “이곳에는 마실 물만 있어도 감사한데 샤워까지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물이 나오니 학생들이 정말 좋아한다. 학교에 활기가 넘친다”고 인사했다. 

공사가 모두 끝나고 돌아가기 전 위러브유 회원들과 정부 관계자, 교직원, 학생들이 함께 완공식을 치렀다. 위러브유는 이날 학생들에게 학용품 세트와 담요를 선물했다. 담요는 산악지대의 쌀쌀한 기후를 고려해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은 라오스 전통 춤을 선보이며 화답했다. 앞으로도 위러브유는 라오스의 미래를 밝힐 주역들을 양성하는 교육 지원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여성동아 2020년 10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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