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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house

주거비 줄이고 삶의 질 높인다! 경기도 기본주택

글 정혜연 기자

입력 2020.09.23 10:30:01

누구나 살고 싶은 공공주택,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기본주택이 그리는 미래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듯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주택공급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경기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부천 대장·고양 창릉, 인천 계양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 정부가 약속한 3기 신도시가 이르면 내년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 국내 최초로 기본주택 제안

특히 이번 3기 신도시에는 기존과 다른 형식의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국내 최초로 기본주택 공급을 제안했기 때문. 기본주택이란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이다.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에 들어선 국민·영구임대 및 행복주택, 일반 아파트 특별공급 분양 등 무주택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왔던 각종 방안들은 실제로 무주택자들이 진입하기에 장벽이 높고, 진입하더라도 가계부담 등의 사유로 유주택자 가구 비율 증가에 한계가 있었다. 

경기도 기본주택 제안은 기존 방식으로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소득·자산·나이 등 여러 입주 조건이 까다로워 많은 무주택자들은 주택매매 시장 또는 민간임대 시장밖에 선택지가 없어 주거 안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GH에 따르면 경기도 4백75만 세대 가운데 44%에 해당하는 2백9만 세대가 무주택으로 집계됐다. 이 중 취약계층 및 신혼부부 등 약 8%만이 정부가 지원하는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다. 나머지 36%에 해당하는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주거 서비스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GH에서는 주택공급에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방안을 내놓았다. 이헌욱 GH 사장은 “앞으로의 주거 서비스는 수돗물 공급과 같이, 복지를 넘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 서비스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기도 기본주택을 제안했다. 이어 이 사장은 “경기도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신주거 모델이다. 사업자 측면에서도 최소한의 원가를 보전할 수 있는 공급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GH는 기본주택을 현실화하기 위해 각종 관련 제도의 개선을 정부에 제안하고 건의할 계획이다. 경기도 기본주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제도 개선 사항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무주택자 대상 장기임대주택 유형 신설 △핵심 지역 역세권 용적률 500% 상향 △자금 조달 방법 개선 위해 주택도시기금 융자 한도 상향 및 이율 인하(연 1%) △중앙 및 지방 정부, HUG 등이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리츠 신설 등이다. 



GH는 현재 경기도 기본주택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부지를 모색하고 있다. 분양주택 위주인 기존 사업 방식을 임대주택 건설 위주로 전환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경기도 3기 신도시 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중앙 부처와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기본주택이 공급된다면 향후 보편적 주거 서비스로서 경기도 내 기본주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 커뮤니티·호텔식 컨시어지 등으로 고급화

GH는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기본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사진은 광교신도시 전경.

GH는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기본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사진은 광교신도시 전경.

기본주택은 역세권 핵심 요지 공급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들어가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기 위해 기존 임대주택과는 다른 특화된 시설과 서비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GH는 지난 8월 경기도 기본주택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최상층에 ‘스카이 커뮤니티’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왼쪽 페이지 사진 참조). 스카이 커뮤니티는 입주민들이 도심지 내에서 경험하기 힘들었던 초고층 전망을 편안하게 즐기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 이런 특화 계획으로 입주민의 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해당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GH는 2021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탄2 A94블록 분양주택단지 1개동 최상층에 스카이 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건설될 예정인 기본주택에도 건축학적으로 아름다우면서 실용성을 높인 스카이 커뮤니티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호텔식 컨시어지 주거 서비스도 시도한다. GH는 기본주택에서 식사·청소·돌봄 등 맞벌이 부부 및 젊은 주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계획 중이다. 이러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공공임대주택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GH는 위례신도시 분양주택과 다산신도시 행복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 운용 수익 일부로 입주민에게 고품질 식사를 제공해 입주민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밖에 광교 중산층 임대주택에서는 식사·청소·돌봄 등 수준 높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탄A105블록 행복주택에는 입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편의 시설과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 시설을 도입하고, 청년 창업몰을 단지 내에 들여 주거 및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거 서비스 가운데 입주민들의 반응이 좋은 항목들은 향후 건립될 기본주택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기도 기본주택은 주택 수명 1백 년을 목표로 한 장수명 주택으로 건설·공급한다. 장수명 주택은 기존의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변경하는 것으로, 세대 내 평면 변경과 배관·설비 교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건설 단계에서부터 장수명 주택으로 설계하면 재건축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철거로 인한 건설폐기물을 감소하고 신축에 따른 환경오염도 개선할 수 있다. 구체적 실증을 위해 경기주택도시공사는 남양주 다산 지금지구 A3블록을 장수명 주택 시범사업지구로 지정해 건설을 추진하고, 이를 경기도 기본주택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임대료 역시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GH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기본주택의 임대료는 공공사업자가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원가 수준으로 책정되고, 공공사업자는 추가 수익을 얻지 않는다. 임대료는 입주민이 충분히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임대보증금의 경우 1·2인 가구는 월세의 50배, 3~5인 가구는 월세의 100배로 산정 예정이다. 임대주택 용지 조성 원가를 3.3㎡당 2천만원 및 용적률 500% 등 정부에 건의한 사항이 모두 반영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1천 세대 단지를 기준으로 실제 임대료는 1인 가구(전용 26㎡) 28만원, 4인 가구(전용 74㎡) 57만원, 5인 가구(전용 84㎡) 63만원으로 예상된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도 2년에 3%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우 추가 임대료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주택도시공사 기본주택에 바란다!
주부 3인의 솔직 토크

경기도에 지어지는 기본주택은 기존의 임대주택과는 차원이 다르다. 집값 안정에 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입주민을 만족시키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게끔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GH에서 기본주택 관련 다양한 계획안을 발표해 기대감을 모은다. 정책에 관심을 갖는 김효은(45·용인시 기흥구), 허인경(37·성남시 분당구), 배니은(33·수원시 영통구) 등 주부 3인을 만나 기본주택에 바라는 바를 들었다.

GH에서 계획하는 기본주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배니은(이하 배) 저소득층이나 신혼부부 등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게끔 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발표된 보증금과 월세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저 같은 2인 가구, 맞벌이 부부들은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고요. 일하느라 집을 거의 비우다시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식사, 청소 등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도 눈길이 갔어요. 아이가 있는 가정을 위한 돌봄 서비스 역시 반응이 좋을 것으로 보여요. 

김효은(이하 김) 1백 년 지속 가능한 장수명 주택을 만들 것이란 계획도 눈길을 끌었어요. 최근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느낌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아깝긴 하지만 바닥도 뜯고 몇 가지 인테리어 공사를 다시 했어요. 폐기물이 나오다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요. 장수명 주택은 기둥식 구조로 세대 내 평면 변경이나 배관 및 설비 교체가 용이하다고 하니 인테리어를 해서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것 같아요. 

허인경(이하 허) 스카이 커뮤니티, 호텔식 컨시어지 등이 계획대로 구현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요즘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학교에서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 사는 거지)’ 등으로 부르며 편 가르기를 한다고 하잖아요. 기본주택에 대해 일반인들이 그런 편견을 갖지 않으려면 계획한 대로 교통의 요지에 고급스럽게 지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기본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기 위해선 장기임대도 좋지만, 일정 기간 거주 후에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분양을 한다든지 보조적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카이 커뮤니티, 호텔식 컨시어지 등 고품격 서비스는 사실 파격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무엇보다 돌봄 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될 지 궁금해요. 요즘은 단지 내 아파트 놀이터에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게 하고, CCTV를 설치하는 등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 많거든요. 육아나 돌봄 관련 부분에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본주택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고급스러움이 관건이 될 것 같아요. 기본주택에 살아도 차별이나 눈총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본주택에 살아서 좋겠다’는 시선을 받게 하려면 좋게 지어져야죠. 한편으로는 ‘입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로 운영이 될까’ 하는 의문도 들어요. 월세 부담도 있는데 관리비까지 수십만원씩 내야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잖아요. 그런 부분들까지도 입주민 부담이 크지 않도록 건설사 혹은 공사에서 신경 써주면 좋겠어요. 

요즘 대형 건설사에서 짓는 아파트라고 해도 입주 후 2년까지 집집마다 하자보수 공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기본주택은 완공 후 아마도 GH에서 관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스카이 커뮤니티 등의 고급 시설들을 잘 유지하게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대단지 아파트의 공공시설물은 입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시기별로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데, 기본주택도 그런 부분에서 처음부터 자금을 마련하는 등 관리 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새 아파트에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가는데 기본주택에는 어떤 시설이나 서비스가 마련되면 좋을까요. 

저희 아파트에는 단지 내 돌봄센터가 있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다른 형태의 서비스예요.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까지 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시에서 케어를 담당하는 시설이에요. 사실 어린아이를 둔 맞벌이 부모들은 걱정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니까 만족도가 높아요. 기본주택에서도 이런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면 좋겠어요. 또 인근 아파트에서는 아침에 간단한 조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는데 너무 부럽더라고요. 주부들은 한 끼 수고만 덜 수 있어도 좀 낫거든요. 관리비로만 운영하는 것이 부담이라면 위탁 운영도 고려할 수 있으니 기본주택에서도 입주민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친정엄마가 2년 전 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재활과 가사를 돕는 도우미 서비스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이용하고 있어요. 병원에서는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데 혼자 나가서 운동하기가 여의치 않아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60~70대 노년층이 모여서 간단한 운동도 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같은 것도 생기면 좋겠어요. 과거의 노인정은 조금 우중충하고 올드한 느낌인데, 요즘 어르신들은 깔끔하고 세련된 카페에서 모이는 걸 선호하시거든요. 그런 취향도 반영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기본주택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그 외 없는 걸 생각해보니 ‘반려견 돌봄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요즘에는 가족 단위뿐 아니라 홀로 사는 사람들도 반려견을 많이 키우잖아요. 한두 시간 정도 맡길 수 있는 그런 서비스나 공간이 있다면 환영받을 것 같아요. 또 1인 가구를 위해 대형 세탁기 및 건조기를 설치한 빨래방을 두어 일정 요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좋은 서비스들을 기본주택별로 다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동네는 아파트 단지마다 커뮤니티 시설들이 특색이 있거든요. 이런 걸 인근 단지 입주민이 서로서로 공유한다면 공급 주체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입주민은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1석 2조일 것 같아요. 

3기 신도시에 지어지는 기본주택은 특별히 어떤 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3기 신도시에 거는 기대감이 크잖아요. 이번에는 특별히 신혼부부, 3040세대 등 기존에 소외됐던 무주택자들에게도 많은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돼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교통인데 이번 경기도 기본주택은 교통 요지, 핵심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니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라요. 

신혼 때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오래 살려면 학군을 보게 돼요. 초등학생 때까지는 집 가까운 학교를 보내는 것이 최고인데 중학교부터는 학군도 중요한 것 같거든요. 3기 신도시에 기본주택을 조성할 때 우수한 학교가 배정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30년 이상 거주를 목표로 하는 경기도 기본주택에는 녹지 공간도 충분히 조성해 시간이 흐를수록 조경이 아름다워지는 단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0~40대 맞벌이 가구의 경우 아무래도 주거지를 고를 때 양육 환경이 어떤지를 볼 수밖에 없어요. 그런 면에서 단지 내 녹지가 충분하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며 놀이터 등 놀이 공간이 안전하고 충분히 마련돼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마련이죠. 또 3기 신도시에서의 출퇴근을 고려해 자동차를 2대씩 보유한 집도 많을 텐데 주차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지호영 기자 
제작지원 경기주택도시공사



여성동아 2020년 10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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