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품은 남지 개비리길


경남 창녕은 처음이었다. 그 길 위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 김기홍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성화 봉송 경로 답사로 방문했단다. 더 반가운 건 창녕이 고향이라니, 믿음직한 길동무가 생긴 것 같아 든든하다.
‘낙동강 남지 개비리길’은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절벽을 따라 난 길이다. 벼랑길을 따라 걷는 내내 낙동강의 절경을 즐길 수 있고, 호젓한 숲길과 대나무 숲이 울창한 죽림쉼터도 지난다.
“개비리길의 ‘개’는 강가, ‘비리’는 벼랑이라는 뜻의 벼루에서 나온 경상도 사투리예요. 영아지마을에서 키우던 누렁이가 산 너머 자기 새끼에게 매일 젖을 먹이기 위해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다가 절벽길을 오갔으며, 이후 사람들도 이 개비리길을 이용하게 됐다는 전설이 있어요.”
김기홍 기획사무차장의 구수한 옛이야기를 들으며 첫발을 뗐다. 흙은 보드라웠고, 눈부신 강이 또 하나의 벗처럼 동행해줬다.
봄의 절정, 유채꽃

“지금은 이렇게 유채꽃이 아름답게 피었지만 옛날에는 낙동강변이 모래밭이었기 때문에 땅콩밭이 많았어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알이 굵고 고소한 남지땅콩의 유명세는 대단했죠.”
김기홍 기획사무차장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유채꽃을 보며 그리운 옛 고향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언젠가 제주도에 갔을 때, 흐드러진 유채꽃을 보며 옆 사람에게 “겉절이 담그고 싶어요”라고 했다가 소박한 여인네라는 핀잔을 들으며 함께 웃은 적이 있다. 제주도가 아닌 창녕에서 만난 유채꽃! 강과 어우러져 색다른 멋을 낸다.
1억4천만 년의 생태 보고, 우포늪


“우포늪은 1억4천만 년 전 한반도와 함께 생성된 습지예요. 이렇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은 국내에서 우포늪이 유일하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성화 봉송 루트에도 포함되었어요.”
김기홍 기획사무차장은 전국 17개 시·도를 경유하는 성화 봉송 여정이 대한민국 곳곳의 명소를 환하게 비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포늪은 계절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단다.
한여름 밤 총총 반딧불을 볼 수 있는 곳, 새벽안개로 뿌옇게 수채화처럼 변한
세상에 작은 감탄을 내뱉을 수 있는 곳이다.

공생의 미덕, 석동마을 창녕 성씨 고가

대지면 석동마을은 창녕군 특산물로 유명한 양파의 시배지다. 성낙안 선생이 1909년 일본에서 양파를 본 뒤, 처음으로 국내에 양파 종자를 들여왔고, 아들인 성재경 선생이 재배와 씨앗 거두는 방법을 체계화해 농민들에게 알린 뒤 농가 소득원을 올리게 되었단다. 인재 양성도 중요하게 여겨 1963년 경근당 사랑채에서 경화회를 조직해 농민 계몽과 농업 기술 보급을 위한 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1백50여 년의 세월, 석동마을을 거쳐온 많은 사람들은 성씨 가문의 온기를 기억할 테다. 신지식과 양파가 마을을 윤택하게 만들었으니.
고즈넉한 능선 사이를 걷다


동 삼층석탑, 국보 제33호인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창녕박물관 근처에 펼쳐진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1천5백여 년 전 삼국시대 창녕 지배층의 집단 묘역이란다. 창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주위를 둘러보니 앞에도 뒤에도 아파트 옆에도 차가 다니는 도로 옆에도 고분군이 있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생소한 풍경을 마주한다. 이 일대에서 발견된 고분만 해도 2백 기가 넘는다고 하니, 오랜 세월 지나 땅 위에 남아 있는 이 유적들이 대견해 보듬고 싶어진다. 보드라운 능선을 따라 걷는 길 또한 마음을 부드럽게 하리라.

꽃비 내리는 명덕저수지

창녕에 가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리라. 창녕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4가지 별미를 찾았다.

우포늪에서 자라는 버들잎을 따서 덖은 뒤 곱게 간다. 이 버들잎 가루를 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면으로 뽑아내는 것. 버들잎이 섞인 면발은 다소 쓴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삶은 부추, 빨간 고추, 쪽파, 김가루, 달걀노른자 등 푸짐한 고명을 얹은 면에 13가지 재료를 놓고 3시간 정도 우린 육수를 적당히 부어 먹으면 된다.
부생밀면
20년 전통의 밀면 맛집으로 독특한 반죽 기법을 사용해 쫄깃쫄깃한 면발을 뽑아낸다. 달큰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육수는 창녕의 특산물인 양파를 우려내 만든 것. 한우 석쇠불고기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수구레국밥은 창녕 장날이면 맛볼 수 있던 이곳 주민들의 대표 서민 음식이다. 소머리나 잡뼈 등을 푹 삶아낸 국물에 수구레와 선지, 콩나물, 무 등을 넣어 칼칼하게 끓인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고기 사이의 부위로 씹는 맛이 쫄깃쫄깃하다. 최근에는 장날이 아니라도 창녕시장 인근의 국밥 전문점에서 언제라도 맛볼 수 있다.
웅어회
3~4월의 별미는 웅어회다. 웅어는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임에도 봄철 산란기가 되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습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 시기 한철 동안만 낙동강 하구를 거슬러온 웅어를 맛볼 수 있다.
웅어는 옛날부터 횟감 중 으뜸으로 꼽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기도 했다. 육질이 부드럽고 뒷맛이 고소한 웅어를 마늘을 갈아 넣고 참기름을 살짝 섞은 된장이나 깔끔한 초장에 듬뿍 넣어 비빔국수처럼 살살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랜 역사와 자연이 아름다운 고장 창녕


창녕박물관(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만옥정공원→ 창녕 석빙고 → 술정리 동 삼층석탑 → 화왕산 → 숙박 → 남지 유채단지 → 낙동강 남지 개비리길 → 우포늪 탐방
2박 3일 코스
창녕박물관(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명덕저수지 → 창녕 향교 → 만옥정공원→ 창녕 석빙고 → 술정리 동 삼층석탑 → 화왕산 → 숙박 → 산토끼노래동산 → 창녕 성씨 고가(사전예약) → 우포늪 탐방 → 숙박 → 남지 유채단지 → 낙동강 남지 개비리길 → 창녕함안보
창녕에 대한 추가 정보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국내 여행 정보 포털. 추천 테마 여행, 관광 명소, 교통, 숙박, 맛집 정보 등 지역 관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korean.visitkorea.or.kr

제작지원 한국관광공사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홍태식 이상윤 디자인 김영화 취재협조 창녕군청 낙동강남지개비리길보존위원회 의상협찬 마시모두띠(02-545-6172) 프로스펙스(080-023-1020) 헤어&메이크업 이누리 스타일리스트 류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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