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주역 아이유를 만났다. 애순처럼 온기 있는 마음을 갖고, 금명처럼 똑 부러지는 그의 눈빛은 맑게 빛났다.
최근 16부작의 회차를 모두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비영어 시리즈 글로벌 1위, 42개국 톱 10 등의 기록을 쓰고 있는 것.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오애순(아이유·문소리)과 양관식(박보검·박해준)의 찬란한 삶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으로, 1960년대 제주부터 2000년대 서울까지의 시대상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 중심에는 주인공 오애순과 애순의 딸 양금명, 1인 2역을 소화하며 ‘연기 차력 쇼’를 펼친 아이유(32)가 있다.아이유는 2008년 중학교 3학년이던 만 15세 어린 나이에 가수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가수 활동 틈틈이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2011년 데뷔작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연기자 이지은으로 두각을 드러냈고, 2018년 방영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그늘이 잔뜩 드리운 소녀 이지안을, 이듬해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는 까칠한 호텔 주인 장만월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항상 싱그러운 소녀의 얼굴을 할 것만 같은 그가 이번에는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를 잃고 오열하는 엄마 오애순과, 얼굴의 실핏줄이 터질 만큼 산고를 겪는 딸 양금명의 모습을 찰떡처럼 표현했다. 양금명의 10대부터 40대 시절을 아우르는 실생활 같은 연기도 각광을 받았다. ‘노래부터 연기까지 역시나 다 잘하는 아이유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이 쏟아질 정도였다.
아이유는 자신을 향한 호평에 “마법 같은 능력을 부려주신 스태프분들 덕분”이라며 겸손을 표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애순관식의 정신으로 살아보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얻게 됐다고. 또 “‘폭싹 속았수다’는 나그네의 옷을 벗긴 해님처럼 따뜻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보고 (시청자들이) ‘나도 한번 살아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자리한 호텔에서 아이유를 만나 애순, 금명 그리고 이지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960년대 제주부터 2000년대 서울의 시대상을 그려낸 ‘폭싹 속았수다’. 그 중심에는 주역 아이유가 있다.
부담보다는 ‘꽃잎 같은’ 설렘
‘폭싹 속았수다’에서 유독 우는 장면이 많았어요.몰입하기 좋은 대본이어서 눈물 흘리는 것 자체가 힘들지는 않았어요. 모든 감정이 설득력 있게 대본에 잘 쓰여 있었거든요. 그래도 하루에 우는 장면이 몰려 있을 때는 힘들더라고요. 체내에 수분이 정해져 있으니까 마음만큼 콸콸 안 나올 때도 있었고요.
시청자로 볼 때는 어느 장면에서 눈물을 가장 많이 흘렸나요.
애순의 할머니인 춘옥(나문희)이 돌아가셨을 때 많이 울었어요. “삶이 소풍이었냐”는 애순 엄마 광례(염혜란)의 질문에 춘옥이 “소풍이었지. 내 자식들 다 만나고 가는 기가 막힌 소풍이었지”라고 말해요. 그때 정미조 선생님의 ‘귀로’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춘옥의 대사와 연기 그리고 음악이 잘 어울리면서 슬픈 감정이 극대화되더라고요. 또 관식이 죽을 때도 많이 울었어요. 실제로 박해준 선배님께서 살을 7kg 정도 빼셨거든요. 그런 선배님의 모습을 보니까 정말 아픈 관식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극에 몰입이 잘되더라고요.
문소리 배우와 같은 배역을 연기했어요.
감히 1인 2역으로 선배님과 같은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좋으면서도 너무 떨렸어요. ‘저도 애순이를 선배님 생각의 평수만큼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이 들었죠.
그런 고민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처음부터 소리 선배님께서 저에게 편하게 다가오셨어요. 선배님 작업실에 가서 역할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을 자유롭게 여쭤보고, 얼굴에서 서로 닮은 점도 찾아봤지요. 또 서로의 대사를 읽어보면서 인물 연구도 함께 했습니다. 소리 선배님의 생각에서 힌트를 얻어 애순이라는 인물을 더 입체감 있게 만들어나갈 수 있었어요.
양관식 역할을 맡았던 박보검 배우와의 케미는 어땠나요.
보검 씨는 너무 존경스러운 사람이에요. ‘어떻게 저렇게 어른스럽고 멋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태프나 동료 배우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탁월하고요. 보검 씨만의 내면적 순수함도 있어요. 특히나 1인 2역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데는 보검 씨 덕이 크죠. 보검 씨의 맑은 두 눈을 보면 금세 젊은 애순이로 몰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처음에 ‘폭싹 속았수다’ 대본을 읽었을 때 어땠나요.
너무 재미있었죠. 특히 3회에 관식이 바다 수영을 해서 애순이에게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도파민이 팡팡 터지더라고요. 그리고 둘이 끌어안고 애틋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애순이 관식에게 “나 옷값 물어내야 돼”라고 하니 관식이 “나 돈 있어” 하는 장면에서는 충격을 받았어요. 절절함과 유연함을 오가는 대사에 감탄했죠. 후반부에도 감동과 재미를 주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1인 2역에 다양한 연령대까지 소화했는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부담감도 있었지만 설렘이 더 컸어요. 작가님께서 믿고 맡겨주신 것이기에 무조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본에 나이대별 성장 과정도 섬세하게 묘사돼 있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컸습니다.

문학소녀 10대 애순, 엄마가 된 20대 애순, 서울대에 다니는 20대 금명을 소화한 아이유.
엄마이자 남매이자 딸이었던 이지은
셋째 아이 동명이를 잃고 슬퍼하는 장면이 무척 슬펐어요.실제로 감독님도 굉장히 공을 들인 장면이에요. 극 중 태풍이 온 날 동명이를 잃어버리잖아요. 날씨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너무 맑은 날이면 촬영을 접기도 했고요. 그래서 대부분 흐리고 추운 날 촬영을 해서 실제로 제가 안은 아역 배우의 발이 점점 차가워지는 거예요. 차가워진 아이의 발을 주무르면서 더 몰입이 잘됐던 것 같습니다.
그 장면에서 “무쇠(관식의 별명)가 무너졌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오열하는 관식, 울지 못하는 애순의 감정 대비도 인상 깊었어요.
앞에 있는 보검 씨는 오열하고 있는데 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눈물을 흘리면 안 되니 힘들더라고요. 아이를 잃은 슬픈 상황에 몰입돼서 자꾸 눈물이 났거든요. 그때마다 감독님이 “애순이는 울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저를 다잡아주셨어요. 무쇠인 관식은 무너져서 오열하지만 울보인 애순이는 울지도 못하는 양극단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경험이 없는 출산 장면에서는 어떻게 연기하셨나요.
부모님이나 실제 출산 경험이 있는 주변 분들에게 여쭤보고 출산 영상도 많이 찾아봤어요.
그런데 출산은 개인차가 너무 크더라고요. ‘출산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대본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내렸죠. 금명이가 “기절할 것 같아요”라는 대사를 내뱉는데, 저는 기절 직전의 느낌을 알거든요. 그땐 진성이 나오지 않으니까 가성으로 대사를 내뱉었어요. 또 얼굴에 실핏줄이 터지는 분장을 하니까 얼굴과 목울대 근육을 많이 쓰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습니다.
반대로, 연기할 때 실제 경험을 투영했던 부분이 있다면요.
어머니, 아버지에게 짜증 난다고 말하는 장면이요. 그 말에 저만 공감되는 건 아니겠죠(웃음). 부모님이 저한테 무리해서 잘해주면 짜증이 나요. 그 말인즉슨 ‘왜 엄마, 아빠도 힘들면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라는 뜻이잖아요. 20대 초중반까지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애순, 관식은 또 금명이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금명이 마스터’잖아요. 그래서 금명이의 ‘짜증 난다’는 표현이 어떤 뜻인지 다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습니다.
금명이와 남동생 은명이의 투닥거리는 ‘현실 남매’ 연기도 아이유의 실생활을 반영한 것 같다는 후기와 함께 화제예요.
저의 경험을 많이 녹였죠(웃음). 제가 지금은 30대이고 동생도 성인이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식으로 동생을 대하지는 않지만요. 어린 시절 투닥거렸던 것이 몸에 배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때의 행동과 말투가 나오더라고요. 은명 역할을 맡은 유석 씨도 누나가 있어서 제 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죠.
‘폭싹 속았수다’에는 딸과 엄마의 관계가 섬세하게 묘사돼 있잖아요. 실제로 어머니의 반응은 어떤가요.
어머니께서는 저의 드라마나 음악 활동에 대해 상세하게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별다른 피드백이 없으셨어요. 어머니께서 정주행을 네 번이나 하셨대요. 처음에는 ‘내 딸이 잘하나’의 관점에서 보셨고, 그 이후로는 시청자 입장에서 온전히 즐기셨다고 해요. 봐도 봐도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금명이와 애순이 중 아이유 씨는 누구와 더 비슷하다고 생각하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귀여운 애순이와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아버지는 좀 까칠한 금명이를 더 닮았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애순이에게서 나온 게 금명이니까 둘이 닮은 구석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좋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요즘 아빠들 사이에서 ‘관식이병’이 돌고 있어요. 아버지는 실제로 어떤 스타일이신가요.
아버지 스스로도 그렇게 대단한 아빠이자 남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제 생각에도 저희 아버지는 은명이 정도(웃음)? 은명이도 나름 매력이 있잖아요. 재치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아이들에게 요새가 되어준단 말이죠. 저희 아버지는 저한테는 그런 친구 같은, 은명이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그들이 푸름을 먹고 내가 나무가 됐다”

아이유는 애순 역할을 맡은 문소리, 중년 이후의 관식 역할을 맡은 박해준과도 훌륭한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내레이션 작업만 두 달 넘게 했고 넷플릭스 납품 직전까지 계속 수정했어요. 이 작품에서는 내레이션이 너무 중요하잖아요. 화자의 시점이 ‘폭싹 속았수다’의 마지막 장면인 금명이의 40대보다 더 후거든요. 내레이션 중에 “엄마의 장례식에서 나는 떠올렸다”라는 말이 나오니까요. 그래서 톤을 잡는 게 힘들었어요. 감독님께서는 “애순이여서도 안 되고, 우리가 아는 금명이의 목소리여서도 안 된다”고 말씀해주셔서요. 우리가 모르는 50대 이후의 금명이 모습을 그려나가면서 내레이션에 임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레이션 대사는 무엇이었나요.
첫째로는 “그들의 푸름을 먹고 내가 나무가 됐다”라는 말이요. 애순과 관식이 나이 들어가면서 금명이가 삶의 양분을 얻는 모습을 보고 하는 내레이션인데요. 애순의 푸른 모습을 연기했던 입장에서 더욱 와닿았죠. 또 금명과 첫사랑 영범(이준영)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그건 둘만 있던 작은 행성에서 어린 왕자가 떠나는 일이었다”라는 내레이션도 인상 깊었어요. 사실 영범이와의 연애가 대본에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 이별 신만큼은 정말 자세히 나와 있어서 영범과의 7년 연애를 상상할 수 있었죠. 내레이션 역시 그 장면에 깊이를 더욱 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는 호평이 자자해요.
10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 ‘성장’의 개념이 모호하게 느껴져요. ‘좋은 작품에서 호평을 받아 성장이라고 평가하시는 거면 다음 작품이 별로면 퇴보인 건가’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래서 연기력이 성장했다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다만 이 작품을 하는 1년 동안은 정말 ‘성실’하고자 노력했어요. 작품에서도 성실함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다루잖아요. ‘작품의 취지에 맞게끔 열심히 준비하고 후련하게 마무리하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지요. 성실한 태도를 배우는 것이 성장이라면, 그런 의미의 성장은 이룬 것 같습니다.
세대를 아울러 큰 인기인데, ‘폭싹 속았수다’가 전하는 가장 주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희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굉장히 많아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메시지는 ‘살면 살아진다’였어요. 애순이의 경우 어린 나이에 엄마가 죽기도 하고, 자식을 잃기도 하고, 많은 이별을 경험하잖아요. 애순이는 이별할 때마다 충분히 슬퍼한 다음에 극복하거든요. 실제로도 살면서 죽음이 갈라놓는 이별, 시절 인연으로 인한 이별 등 많은 헤어짐을 경험하잖아요. 이 작품은 제게 인생에서 헤어짐 그 자체보다도 헤어진 후가 더 중요한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에게 “더 강해져야 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별을 극복할 힘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폭싹 속았수다’의 임상춘 작가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드라마의 가제가 ‘인생’이었거든요. 작가님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고 호흡이 길기 때문에 연기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작가님이 말씀이 그렇게 많진 않으셔서 서로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는데요.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건, “인생이 무의미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그래도 살아볼까’라는 마음이 들 작품”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폭싹 속았수다’를 추천해주고 싶은 시청자가 있나요.
저는 금명이의 딸인 새봄이 세대에게 이 작품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광례에서 애순, 애순에서 금명, 금명에서 새봄으로 세대가 이어지잖아요. 그리고 부모 세대는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자신의 밥상을 엎죠. 그렇다면 새봄이 세대도 또 다른 세상을 만들지 않을까요. 새봄이 세대에게 “세상이 너무 모질고 힘들지만은 않아. 부모 세대가 만들어놓은 요새가 있어. 팔로 만든 꽃가마처럼 인생이 너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촬영 후에 실제로 성격이 바뀌기도 했나요.
애순이와 금명이를 품고 있던 시간이 성격 자체를 좀 더 변하게 한 것 같아요. 솔직히 인생에 대해 시니컬한 부분이 있었는데, 촬영 후에는 알게 모르게 인생을 조금 더 낙관하는 태도가 생긴 것 같아요. ‘애순관식의 정신으로! 더 힘내보자’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폭싹 속았수다’에 제가 너무 과몰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차기작 ‘21세기 대군 부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요.
작년에 대본을 선택했는데요. 그때그때 제가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에 들어맞는 작품이 있으면 그걸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금명이와 애순이 같은 경우 감정이 풍부하고 눈물이 많은데, 대군 부인은 울지 않아요. 금명, 애순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죠. 또 그들과는 다른 강인함과 결핍이 있고, 제가 잘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라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무엇을 해소하고 싶었나요.
3년 전 제 생각은 ‘내가 다 해 먹고 싶다’였어요(웃음). 그런데 다 해 먹고 싶은 캐릭터가 저한테 들어온 거예요. 그게 애순이였죠. 저와는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유 #폭싹속았수다 #여성동아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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