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2월 초까지만 해도 5000만 원대 후반에서 맴돌던 비트코인은 2월 14일 7000만 원 돌파 후 7000만~7200만 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9일 기록한 8270만 원.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비트코인 전고가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으로 한 재산 챙겨 조기 은퇴하는 파이어족에 관한 소문이 들려오는가 하면, 대학생부터 주부까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빗썸과 업비트 시세를 확인하던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1조 달러(약 1336조 원)를 넘어서며 전 세계 자산 총액 순위 10위에 안착했다. 비트코인보다 순위가 앞선 자산은 금과 은, 마이크로소프트 · 애플 · 알파벳 · 아마존 · 엔비디아 · 메타 등 미국 빅테크 주식과 세계 최대 석유화학 기업 아람코 주식 등이다. 비트코인 상승세를 견인하는 가장 큰 요인은 현물 ETF 승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10일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아크 인베스트먼트 등 11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금융계의 진입 장벽을 뚫고 비로소 제도권에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투자자들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아이쉐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 총괄 책임자 레이첼 아귀레에 따르면 IBIT 출시 이후 이틀 동안에만 5억 달러(67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블랙록은 해당 ETF를 통해 2월 15일 현재 10만528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에 따르면 블랙록의 IBIT를 포함한 10개 판매사가 출시한 ETF에는 총 41억 달러(5조5000억 원)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3월부터 본격 상승장 진입, 개당 2억7000만 원 전망도

비트코인을 둘러싼 거의 대부분의 환경 요인들이 가격 그래프의 우상향을 암시하고 있지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이라는 커다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가상 자산 규제 쪽에 가깝다. 특히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디지털 자산의 불법 사용, 특히 자금세탁과 테러단체의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상 자산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반면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가상 자산에 친화적이다. 특히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는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총 260만 달러(약 35억 원) 상당의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머그샷 에디션이라는 NFT를 0.1이더리움에 판매해 주목받기도 했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직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 설치된 블랙록 아이쉐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사이니지.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마련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GBTC) 전광판.
현재로선 비트코인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시장이 언제나 예상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당장은 가상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2월 14일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은 파산한 가상 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에 약 14억 달러(1조9000억 원) 규모의 GBTC 보유 물량을 청산토록 허용했다. 2014년 파산한 일본 가상 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도 채권자들에게 총 14만2000개의 비트코인을 배분하기로 결정했는데, 채권자들이 이를 배분받아 대거 매도에 나설 경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제네시스의 GBTC 청산 및 마운트곡스의 배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트코인현물ETF #반감기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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