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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비혼·욜로 지원금, 책상 꾸밈 비용··· MZ세대 감동시킨 사내 복지

장혜정 프리랜서 기자

2024. 02. 14

파격적인 복지를 내세워 인재 유출을 막고 있는 기업을 소개한다. 회사마다 조건도 혜택도 판이하게 다르다. 

자율적인 출퇴근, 자기개발비 지원, 재택근무 가능, 리프레시 휴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와 같은 복지를 내건 회사에겐 호평이 쏟아졌을 것이다. ‘최고 수준의 사내 복지’ ‘깨어 있는 경영진’ 등 온갖 수식이 따라올 만한 근무 조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리 놀랄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미 대다수의 기업에서 경쟁적으로 파격적인 복지를 제시하고 있다.

요즘 기업에서는 ‘모신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임직원을 위한 복지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기업의 근간이 되는 MZ세대 사원의 호감을 얻고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직이 빈번한 시대에 매력적인 경쟁업체에 인재를 뺏기지 않으려면 사내 복지는 필수다. 과거에 비해 퇴사가 흔해졌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2023년 5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첫 일자리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개월 18일에 불과했으며, 이들이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근로 여건 불만족’(45.9%)이었다.

전반적으로 기업 복지가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MZ세대의 트렌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독특한 직원 복지가 등장하고 있다. 출근길 전동 퀵보드를 지원해주는가 하면 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을 섭외하기도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비혼족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도 다수다.
새로운 복지를 기획하는 기업이 늘면서 임직원 복지를 위한 B2E(Business to Employee)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홈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연구소’에서는 임직원의 집을 대신 청소해주는 상품을 출시했으며, 사무실로 찾아가는 맞춤형 웰니스 복지를 표방하는 ‘달램’에서는 특정 기업에 전문가를 파견해 요가, 마인드풀니스, 필라테스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기업 복지 서비스 및 상품·콘텐츠를 제공하는 현대이지웰은 선택적 복지 시장이 연평균 7%로 성장해 2024년에는 3조 원, 2029년에는 4조 원 규모를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퇴사율 줄인 각양각색 복지제도

무료 전동 퀵보드 지원, 반려동물 동반 출근 등 획기적인 복지제도를 갖춘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료 전동 퀵보드 지원, 반려동물 동반 출근 등 획기적인 복지제도를 갖춘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 정도는 돼야 MZ 직원을 붙잡을 수 있다. 당장 이직하고 싶을 만큼 유용하고 실질적인 복지 리스트를 소개한다.

01 임직원 여러분의 가족까지 챙깁니다
가정과 일의 조화로운 양립은 모든 직장인의 꿈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여러 기업에서는 다양한 복지를 고심하고 있다. 먼저 난임 시술비 지원이다. 현대백화점은 근속연수 7년이 넘는 직원에게 회당 100만 원씩 최대 3회 난임 시술 비용을 지원한다. 난임 시술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니 임신 전 단축근무도 신청할 수 있다. 또 임신에 성공, 출산하면 나라에서 보장한 1년간의 법정 육아휴직 외에 추가 1년을 더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한다. 롯데백화점은 결혼 후 5년이던 난임 시술 비용 신청 기준을 3년으로 확대 조정했으며 난임 휴가, 태교 여행까지 지원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입학 시에도 유급휴가 2일을 부여하는 등 전사적으로 행복한 출산, 육아를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평.



아빠를 위한 각종 제도의 신설도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은 태아 검진 시 동행할 수 있도록 ‘예비 아빠 태아검진 휴가’를 도입했고, 현대백화점은 남성 직원의 유·사산 휴가 사용을 허용한다. 또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직원은 유급으로 1개월간 2시간씩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그 밖에 가사도우미를 파견하거나(현대백화점) 본인 외 가족들 의료비 지원(신세계백화점), 연로한 부모님의 간병비를 지급하는 식(롯데쇼핑)으로 임직원의 워라밸을 챙기고 있다.


02 비혼 지원금도 드려요
통계청에 의하면 신혼부부는 2015년 147만1647쌍에서 2022년 103만2253쌍으로 크게 줄었다. 결혼하지 않는 인구가 늘었다는 뜻인데, 기업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비혼족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내놓기 시작했다.

2022년 5대 그룹 최초로 비혼 지원금을 신설한 LG유플러스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2023년부터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결혼한 직원과 마찬가지로 기본급 100%와 유급휴가 5일을 제공한다. 5년 이상 근속, 만 38세 이상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특별한 절차 없이 그저 사내 경조 게시판에서 비혼을 선언하면 지원금과 휴가가 주어지는 것이다.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에 있었던 오묘한 불평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는데, 러쉬코리아와 롯데백화점 등 타 기업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복지를 마련해 MZ세대 사원의 호응을 얻고 있다.

03 미혼이 행복한 세상
기혼자 위주에서 벗어나 점점 미혼을 배려하는 사내 복지가 신설되는 추세다. 기혼 직원의 결혼기념일과 마찬가지로 미혼 직원의 생일에 10만 원의 ‘욜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신한은행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 1인’으로 한정했던 건강검진 대상을 ‘본인과 가족 1인’으로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미혼만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취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쇼핑은 발령 등의 이유로 비연고지에 홀로 거주해야 하는 여성 직원에게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여성 홈 안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04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사내 복지도 등장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혼자에게 월 5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며,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1일간의 유급휴가를 부여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경우 장례 휴가와 화환을 제공한다. 공유 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 입주한 직원들은 아예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회의실과 화장실을 운영하기 때문인데, 이는 평소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둔 채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애로 사항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2023년 3월 기준, 입주사 30%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높은 편이다.

05 맛집을 회사로
오픈런이 필요한 인기 맛집을 구내식당으로 옮겨오는 통 큰 이벤트도 사내 복지의 좋은 예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 직원들은 구내식당 조식 메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엄청난 웨이팅을 감수해야 먹을 수 있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뜻밖의 특식을 마주한 직원들이 애사심 ‘뿜뿜’ 하는 마음으로 맛있는 베이글을 즐겼다는 후문. LG 그룹에도 조식으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 메뉴가 등장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매월 2회씩 인기 맛집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노티드 도넛, 올드페리 도넛, 신룽푸마라탕 등 요즘 MZ세대에게 가장 핫한 브랜드만 쏙쏙 골랐다.

06 전동 퀵보드 타고 출근하세요
국내 프리미엄 캠핑 브랜드 ‘카고컨테이너’는 전동 퀵보드나 공유 자전거를 사내 복지로 들여왔다. 전체 임직원의 95%가 MZ세대인 이 업체는 최근 빔모빌리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출퇴근 시 전동 퀵보드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5%가 넘는 임직원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07 데스크 꾸밈 비용 지원
데스크와 인테리어의 합성어인 ‘데스크테리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책상 꾸미기에 진심인 직장인들이 많다. 예쁘고 쾌적한 책상은 업무 능률을 팍팍 올려줄 최적의 근무 환경! 의료 관련 AI 기업인 ‘루닛’에서는 데스크테리어 명목으로 30만 원을 지원한다. 덕분에 알록달록한 키보드, 앙증맞은 소품 등이 올려진 개성 넘치는 책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복지 #사내지원금 #기업복지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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