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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롱런하는 스타들의 진짜 이유는 이것!

윤혜진 객원기자

2024. 02. 01

인기란 썰물과도 같다. 눈떠보니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어 있는가 하면 추락할 때는 날개가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스타에게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스타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배울 점이다. 

‘욱동이’ 이동욱의 번뜩이는 센스

26년 차 배우 이동욱은 비슷한 경력의 또래 배우들에 비해 10대 팬이 많다. 최근 “지겨워서 해봤다”는 은발 헤어스타일마저 소화해낸 수려한 외모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동욱의 진가는 팬들과 소통할 때 발휘된다. 이동욱은 지난해 12월 팬 사인회 ‘그럼 자세한 얘긴 만나서 하자 ㅋㅋㅋㅋㅋ’에서 ‘프로 유튜버 겸 배우’로 자신을 소개할 만큼 유튜브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료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숨 쉬듯 쏟아내는 유머 감각이 10대 팬들에게 통했다. 자주 찾아올뿐더러, 말 한마디 한마디가 웃기고 설레 ‘효자’(팬 서비스가 좋은 아이돌을 일컫는 말)라는 평. 뜨거운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캐릭터 ‘욱동이’를 만들고 국내 배우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이동욱의 센스는 본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동욱은 거의 10년 전부터 채널을 가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얼마 전 한 패션 매거진 화보에서 그 이유에 대해 “예전에는 어디서 제작하는지, 채널은 어디인지, 동 시간대 작품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고려했는데 그런 중요성이 덜해진 세상이기도 하고, 그런 걸 고려한다고 꼭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월 17일 공개된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조카를 지키지만, 마냥 선한 인물은 아닌 삼촌 진만 역을 선보였다. 아무래도 ‘아빠’보단 ‘삼촌’이 더 젊게 느껴진다. 올해로 마흔세 살, 센스 있는 선택이다.

역주행으로 제2의 전성기, 윤하의 실력

지난 2022년 3월 발매한 ‘엔드 시어리: 파이널 에디션’의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이 발매 6개월 만에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윤하는 15년 만에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올랐다. 역주행의 이유는 간단하다. 노래를 잘해서다. 각종 페스티벌과 대학교 축제 무대에 서온 윤하는 늘 그렇듯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였고, 뒤늦게 영상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음원사이트에서 노래를 찾아 들었다.

어떤 일을 하든 실력은 기본이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성처럼 오래 갈 수 없다. 2월 3~4일 열리는 20주년 기념 콘서트 ‘스물’은 윤하의 견고한 음악성을 증명하는 무대다. 역대 여성 솔로 가수 중 여섯 번째로 KSPO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에 입성한 윤하는 국내 대중음악 최초로 이머시브(몰입형)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자리에 상관없이 모든 관객에게 균일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엄두도 못 낼 시도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윤하는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또 얼마나 귀 호강을 시켜줄 직캠들이 올라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현역 아이돌 JYP 박진영의 친근함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는 1월 12일 기준 시총 3조5162억 원에 이르는 코스닥 7위의 국내 대표 기획사다. 보통 이 정도 규모 기업을 이끈다면 쉽게 다가가기 힘든 ‘높은 분’이겠지만, 여전히 음반을 발매하고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현역 아이돌 박진영은 대중에게 친근한 존재다. 파격적인 무대를 꾸밀 때마다 다양한 밈이 생겨난다. 희화화라 느낄 수도 있는 짓궂은 밈도 떠돌지만 박진영은 개의치 않는다. 과거 인터뷰에서 “권위는 만들어지는 게 아닐뿐더러 실없이 까분다고 무너지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게 쉽게 무너질 권위라면 애초에 권위가 아니다”라면서 “친근함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 그게 엔터테이너”라고 소신을 드러낸 바 있다.



‘영원한 딴따라’이고 싶은 박진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유료 플랫폼을 통해 직접 팬들과 소통 중이다. 아직은 콘서트 연습 영상과 거울 셀카, 풍경 사진 등을 보내오거나 소속 아티스트 메시지에 답을 해주는 정도로 배워가는 단계. 그러나 JYP 소속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의 민원 창구가 될 걸 뻔히 알면서도 시작한 용기만큼은 대단하다.

낯선 길을 개척하는 장혁의 도전 정신

최근 장혁이 배우로선 최초로 아이돌의 성역인 ‘포카 앨범’을 냈다. 말 그대로 포토 카드만 들어 있는 포카 앨범은 실물 CD 대신 QR코드로 앱에 접속해 노래를 듣고 영상과 사진을 보는 대체 앨범이다. 장혁은 24년 전 가수 ‘T.J Project’로 활동한 바 있어 신보를 발매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장혁이 내는 앨범 안에는 음악 대신 원테이크로 촬영한 누아르 액션 영상 두 편이 담겼다. 전투형 AI 로봇으로 변신한 장혁이 수십 명의 상대를 제압하는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장혁이 기획부터 연출, 액션 디자인까지 도맡았으며, ‘Long take’와 ‘Jang’s action zip’ 두 버전으로 발매된다. 앨범을 사면 미공개 포토 카드와 엽서를 제공하고 대면 및 영상통화 팬 사인회에 자동 응모된다. 현재 이뤄지는 아이돌 음반 판매 방식과 똑같다.

이 같은 도전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장혁은 “액션은 단순히 행동 퍼포먼스가 아니라 배우가 연기하는 굉장히 전문적인 장르”라며 “지금까지 20년 이상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이번 작업에 쏟았다. 많은 팬이 만족스럽게 잘 봐주면 좋겠고, 이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점으로 끊임없이 소통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장혁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기획사를 떠나 홀로서기 중이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만들어갈 장혁표 액션 브랜드는 어디까지 확장될까.

데뷔 30년 만에 첫 천만 영화, 정우성의 책임감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이 데뷔 30년 만에 드디어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은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2023년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영화 ‘기생충’ 이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유일한 단일 작품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운 가운데, 이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기록은 주연배우 정우성의 무대인사 횟수다. 작품 개봉 전 시작한 스페셜 무대인사를 시작으로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 총 218회(1월 15일 기준)의 무대인사를 펼쳤다.



이번 작품 ‘서울의 봄’에서 정우성은 군인의 신념과 책임감으로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실제로도 정우성의 책임감은 충무로에 익히 알려져 있다. 1997년 영화 ‘비트’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정우성은 이후 작품 선정 시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어린 팬을 만나면 ‘형 때문에 오토바이 샀어요’ ‘형 때문에 담배 배웠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전혀 영광스럽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함께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1990년대 한창 유행한 조폭 미화 누아르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정우성은 기부나 봉사활동에는 열심이다. 유엔난민기구 친선 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인기 #롱런 #정우성 #이동욱 #여성동아

사진출처 정우성·박진영SNS 메이크스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킹콩by스타쉽 C9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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