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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매일 입고 싶은 가을 신상 아우터 11

서희라,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2023. 10. 03

언제 입을 수 있나 기다렸던 트렌치코트부터 모래시계를 닮은 아워글라스 재킷까지. 깊어가는 가을에서 찬 바람 부는 초겨울 출근길 패션을 책임질 간절기 아우터 리스트.

daddy fit blazer

반전 매력 대디 핏 블레이저
오버사이즈 재킷의 정점을 찍고 더욱 ‘듬직’해진 대디 핏 블레이저는 극단적으로 커진 어깨가 포인트. 각진 어깨가 하늘로 치솟을 것만 같던 파워 숄더 재킷과는 다르다. 좀 더 여성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생로랑, 발렌티노, 구찌 등 대다수 패션 하우스에서 쏟아낸 대디 핏 블레이저를 보면 자연스럽게 어깨선이 툭 떨어지도록 재단한 것을 알 수 있다. 루스한 오버핏으로 여리여리해 보이는 효과 만점! 극단적인 대디 핏이 부담스럽다면 벨트를 더해 원피스처럼 연출한 프로엔자슐러의 런웨이 룩을 참고하자.

denim jacket

가을의 시작은 데님 재킷으로부터
사실 데님은 계절에 관계없이 그 매력이 뚜렷하다. 이제는 어떤 디자인이 패션 피플의 선택을 받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이번 시즌 데님 재킷 트렌드는 하나의 키워드로 압축되지 않는다. 크롭트, 오버사이즈, 더블브레스트, 노칼라 등 마치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한 것 같은 양상이다. 다양한 하의와 호환되는 건 덤이다. 비슷해 보이는 데님을 좀 더 특별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짐머만의 스타일링을 추천한다. 크롭트 데님 재킷 위에 툭 걸친 더블브레스트 데님 재킷 스타일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granny jacket

이렇게 힙한 그래니 재킷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스타일을 칭하는 그래니(granny) 룩. 몇 년째 식지 않는 레트로 열풍을 타고 이번 시즌에도 다양한 패션 하우스의 선택을 받았다. 이전에는 뜨개 카디건이나 플라워 패턴이 그래니 룩을 대변했다면 이번 시즌은 좀 더 풍성해졌다. 클래식한 체크 패턴은 기본이고 자카드나 트위드 소재를 활용해 좀 더 레트로하게 변주됐고, 브로치 등의 액세서리를 추가해 빈티지한 무드를 살렸다. 그만큼 디자인도 다양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핏의 체크 재킷을 선보인 아크리스부터 미디 기장의 아우터를 선보인 엠포리오아르마니와 모스키노, 빈티지한 그린 컬러로 런웨이를 압도한 발망만 보더라도 한결 다채로워진 것을 알 수 있다.

bomber jacket

만능 아우터, 보머 재킷
올가을, 힘들이지 않고 가장 멋지게 선보일 수 있는 아우터를 골라보라고 한다면 보머 재킷을 선택할 것이다. 데일리 룩부터 오피스 룩, 스트리트 룩까지 원하는 스타일이 모두 가능한 아이템이기 때문. 먼저 어깨가 도톰하면서 소매와 허리를 잡아주는 보머 재킷의 기본형은 영화 ‘탑건’의 톰 크루즈를 떠올리면 된다. 이 디자인을 시즌 머스트 아이템으로 선정한 주인공은 생로랑이다. 과장된 어깨가 돋보이는 생로랑의 가죽 보머 재킷은 그야말로 ‘탑건’의 런웨이화! 보머 재킷은 데일리 룩으로도 제격이다. 돌체앤가바나와 프라다, 토즈는 각각 슬랙스, 스커트, 쇼츠를 매치해 무한한 매력을 보여줬다. 클래식 아우터 중 하나인 보머 재킷의 변주는 클래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dot pattern

물방울의 역습, 도트 패턴 아우터
위트 넘치는 패턴은 주로 여름에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가을과 겨울 시즌에 등장한 도트 패턴이 유독 특별해 보인다. 그런데 평소 우리가 알던 유쾌 발랄한 도트가 아니다. 단언컨대 올해 도트는 그 어떤 패턴보다 시크하다. 먼저 볼드한 도트와 미니멀한 도트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마르니와 발렌티노는 볼드한 도트 패턴을 찍은 오버사이즈 아우터를 선보였는데, 부담스럽기는커녕 오히려 모던한 매력이 넘친다. 사카이, 발망의 미니멀한 도트 패턴은 볼수록 중성적이다. 극단을 달리는 디자인이지만 화이트와 블랙의 조합으로 절대 실패할 수 없다는 패션의 정석을 확인하는 느낌이랄까. 새로운 시즌, 새로운 도트의 탄생이다.



trench coat

현대적이거나 전통적이거나, 트렌치코트
계절이 교차하는 시기가 될 때면 교복처럼 등장하는 트렌치코트. 세대에 걸쳐 이렇게 오랜 시간 옷장을 지킨 옷도 없을 것이다. 트렌치코트는 원래 베이지 컬러에 더블브레스트, 견장, 플랩, D링 허리끈 등이 기본 디자인이다. 새로운 시즌이 도래할 때마다 기본 디자인에서 다채롭게 변주됐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더블브레스트의 화려함을 걷어낸 싱글버튼 디자인은 구찌와 토리버치에서 감상할 수 있다. 지방시와 알렉산더맥퀸은 견장과 함께 클래식한 느낌을 걷어내고 모던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트렌치코트의 전통적 느낌만 살리고 자신만의 감성을 더한 패션 하우스는 JW앤더슨, 몽클레어다. 어떤 디자인을 콕 집을 수 없을 만큼 모두 웨어러블하고 근사하다.

motorcycle jacket

터프한 에너지, 모터사이클 재킷
라이더, 블레이저 재킷을 뒤로하고 요즘 가장 핫한 모터사이클 재킷. 보기에도 저돌적인 매력이 런웨이에서 포착됐다. 디젤은 평소에도 직접적으로 모터바이크 재킷을 적용하는 브랜드다. 캐주얼한 후드 티셔츠에 구멍 나고 찢기고 탄 것처럼 연출한 모터사이클 재킷과 팬츠를 더해 디젤의 모토인 반항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아크네스튜디오는 빈티지 워싱으로 자연스럽고 세월감이 느껴지는 레더 셋업을 선보이며 거칠고 터프한 무드를 극대화했다. 이자벨마랑은 일상에 적용하기 좋은 레퍼런스를 제안했다. 강렬한 빨강 가죽을 더한 구조적인 모터사이클 재킷에 붉은색 니트와 팬츠, 가죽 부츠로 완성한 룩은 멋쟁이 여자들이 홀딱 반할 만하다.

utility jacket

멋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유틸리티 재킷
미니멀하거나 혹은 드라마틱하거나. 패션 트렌드가 양극단으로 치달을 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질에만 집중해야 한다. 여러 가지가 혼재한 패션 신에서 디자이너들이 이번 시즌 내놓은 해답은 바로 ‘유틸리티’다. 말 그대로 실용성에 집중한 스타일로, 아웃 포켓이나 단단하지만 가벼운 소재 등을 재킷에 적용한 것. 판초 겸 유틸리티 재킷을 선보인 준야와타나베나 아웃 포켓이 달린 블루종에 둥근 실루엣의 패딩 팬츠를 매치한 페라리는 매우 실용적이면서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드레스로도 활용도가 높은 질샌더의 후드 아노락과 포멀함을 더해 성숙하고 우아한 토즈의 유틸리티 재킷까지. 편안하고 실용적이지만 멋은 놓치지 않았다. 그것이 유틸리티 재킷을 고르는 포인트다.

shawl

우아함을 두르는 마법의 숄
두툼한 겨울 아우터를 꺼내자니 아직은 아니고, 그렇다고 밤낮으로 쌀쌀한 바람을 맞고 있을 순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스카프와 블랭킷 그 중간 어디쯤에서 포근한 매력을 발하는 숄. 이번 시즌 런웨이에 오른 숄 드레싱은 일반적으로 액세서리처럼 스타일링하던 것과는 달리 든든한 아우터로서 톡톡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에트로는 다채로운 체크 패턴 숄을 몸에 둘러 하나의 재킷처럼 연출했고, 마이클코어스는 올 블랙 드레스 위에 프린지 장식이 달린 숄을 어깨 너머로 휙 넘겨 판초 스타일을 완성했다. 요즘처럼 블레이저나 가죽 재킷을 즐길 때는 생로랑의 룩을 참고해볼 것. 오버사이즈 레더 재킷 위에 숄을 두르고 브로치로 고정해 은은한 멋을 살렸다. 날이 더 추워지면 더로우처럼 아예 숄이나 스카프가 장식된 코트를 선택해 온몸을 꽁꽁 싸맬 수도 있다.

tuxedo jacket

올가을엔 턱시도 하세요
생로랑의 여성 F/W 컬렉션 런웨이에서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슈트와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의 향연이 이어졌다. 그 사이사이를 메운 건 각 잡히다 못해 날카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생로랑의 턱시도 재킷! 여성미를 극대화하는 슬리브리스 톱과 펜슬 스커트 차림이었지만, 턱시도만이 풍길 수 있는 남성적 오라는 그대로였다. 이처럼 생로랑을 필두로 턱시도 재킷의 위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클래식한 벨벳 턱시도 재킷을 드레스로 활용한 에르마노설비노, 턱시도 재킷을 보디슈트로 재해석한 크리스찬시리아노, 볼레로처럼 짧은 기장으로 발랄함을 뽐낸 라콴스미스까지. 턱시도 재킷이 부담스럽다면 데님 팬츠나 후드 티셔츠 위에 편하게 걸쳐서 캐주얼 시크를 실현해도 좋다.

hour-glass jacket

허리 쏙, 아워글라스 재킷
1940년대,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잘록한 허리가 강조된 아워글라스 재킷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놨다. 그리고 2023년에 소환된 아워글라스 재킷은 온몸을 감싸는 오버사이즈 재킷을 밀어내고 다시 대세 자리를 꿰찰 예정. 이번 시즌 런웨이에는 다양한 아워글라스 재킷이 등장했다. 어깨와 허리, 힙라인까지 과장된 실루엣이 돋보이는 돌체앤가바나가 대표적인 예. 베르사체와 필로소피드로렌조세라피니 역시 늘씬한 보디라인을 살려주는 셋업을 런웨이에 올렸고, 토즈는 아워글라스 실루엣을 적용한 재킷 드레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다. 잘 만든 아워글라스 재킷은 테일러링이 관건. 오차 없이 치밀하게 재단된 재킷을 선택해야 멋스럽다.

#매일입고싶은 #가을아우터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마르니 알렉산더맥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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