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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견리둥절?…곰이·송강 갑자기 주소 이전하게 된 사연

문영훈 기자

2022. 11. 09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2월 반려견 ‘곰이’와 함께 설 명절을 보내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2월 반려견 ‘곰이’와 함께 설 명절을 보내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곰이, 송강이를 키우겠다고 매달 200만 원 달라는 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이고 염치없는 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가기록물을 반환하겠다는 게 파양인가.”(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풍산개 두 마리가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때 아닌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11월 7일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 마련에 진척이 없다”며 “대통령실에서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부정적인 것 같다”며 반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행안부·법제처 등 관련 부처 협의 중에 있다”며 “풍산개 반환은 문 전 대통령 측의 판단일 뿐,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현재 두 마리의 풍산계는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기록관이 인수해 건강상태 점검 차 대구 소재 동물병원에 입원해있다.

누구의 개도 아닌 곰이·송강?

 ‘곰이’(왼쪽)와 ‘송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풍산개 한 쌍이다. [뉴스1]

‘곰이’(왼쪽)와 ‘송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풍산개 한 쌍이다. [뉴스1]

각각 2017년 3월과 11월 태어난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한국 땅으로 건너왔다. 문 전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시 김 위원장 부부가 문 대통령 부부에게 풍산개 한 쌍의 사진을 보여주며 선물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풍산개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돼 있다. 각각의 이름은 북측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곰이’와 ‘송강’을 두고 처음 논란이 발생한 건 20대 대선 직후다.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르면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하며 그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된다. 문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곰이와 송강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풍산개들의 거취 문제가 제기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께서 데려 가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5월 9일 대통령기록관과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풍산개 사육·관리에 필요한 물품과 비용을 대통령기록관이 지급한다”는 내용의 위탁협약서를 작성했다. 이를 법제화하는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이 6월 17일 입법예고됐지만 현재까지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250만 원 상당의 사료·관리비 등 지원 예산을 두고 행안부와 법제처 안팎에서 “자발적 의지로 키우는데 왜 예산 지원이 필요한가” 등의 이견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시행령 개정이 지연되는 배경에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행안부는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그간 시행령 개정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돈 문제로 키우던 풍산개를 파양한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 했나”며 “사룟값이 아까웠나”고 썼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예전부터 기르던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다운’은 이번 반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5월 문 전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기록관이 작성한 위탁협약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태어난 다운도 곰이·송강과 함께 위탁물대상에 포함돼 있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마리 모두 대통령기록물로 위탁 관리한 건 맞지만 다운이는 자비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곰이송강 #풍산개 #문재인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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