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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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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에서 포착한 2022 F/W 트렌드 모음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2022. 09. 01

올 가을과 겨울, 길에서 자주 마주칠 것 같은 최신 패션 트렌드 8. 

See-through Fantasia

은밀하게 살결을 드러내는 시스루 트렌드가 이번 시즌 대세로 떠오를 전망이다. 잠자리 날개처럼 얇디얇은 소재 드레스로 극적인 관능미를 선보인 펜디가 대표적인 예다. 실루엣을 드러낼 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시스루 소재에 장식적인 요소가 더해진 것. 섬세한 자수 디테일을 가미한 미우미우, 반짝이는 시퀸 장식을 추가한 보테가베네타의 드레스는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이다. 시스루 드레스를 일상에서 시도하기란 쉽지 않지만, 프라다처럼 베이식 탱크톱에 시어한 슬립 드레스를 매치한 룩은 활용해볼 만하다.

Sporty Chic

하이패션과 스포티즘의 만남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만큼 F/W 런웨이에서는 다양한 스포츠 정신이 포착됐다. 먼저 구찌는 1990년대 마돈나가 입은 아디다스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영화 ‘록키’가 떠오르는 회색 후드 티셔츠에 핑크색 이브닝 가운을 레이어드한 오프화이트와 윔블던의 클래식한 테니스 룩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선보인 미우미우는 스포츠웨어도 한없이 우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드레스로 연출한 축구 유니폼에 스포츠 양말을 매치해 스포티하면서도 페미닌한 무드를 극대화한 데이비드코마, 깃털처럼 장식적인 터치를 가미한 록(ROKH)의 룩도 매력적이다.

Super Maxi

아찔하게 짧은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의 기세가 한풀 꺾일 예정. 그 대신 다리를 다 가리는 것도 모자라 바닥을 청소하고 다닐 정도로 긴 맥시스커트가 런웨이를 점령했다. 전형적인 맥시 드레스는 제외하고라도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에 가볍기 그지없는 시폰 소재 맥시스커트를 더한 생로랑, 키치한 스웨트 셔츠에 꽃무늬 맥시 주름 스커트를 매치한 루이비통을 선두로 디올, 알라이아, 릭오웬스 등이 내놓은 맥시스커트 룩이 눈길을 끈다. 일상에서 맥시스커트를 시도하고 싶다면?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좁은 H라인과 밑단이 살짝 퍼지는 A라인 실루엣을 선택해야 트렌드에 충실할 수 있다는 사실! 오버사이즈 재킷이나 스웨트 셔츠와 함께하면 보다 편안한 데일리 룩을 완성할 수 있다.

Dress Over Pants

2000년대 초반을 휩쓴 드레스 오버 팬츠 룩이 Y2K 트렌드를 타고 되돌아왔다. 무릎을 덮는 롱 드레스나 스커트에 ‘굳이’ 팬츠를 레이어드하는 것이 포인트. 이때 팬츠는 오버핏 실루엣으로 선택하는 편이 세련돼 보인다. 드레스 오버 팬츠의 매력을 널리 알린 디자이너는 끌로에의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대표적. 현대적 디자인의 가죽 소재 드레스에 헐렁한 팬츠를 매치해 견고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아워레가시는 데님 스커트에 메탈릭 팬츠를 더해 쿨하게 연출했고, 디스퀘어드2는 에스닉 프린트 스커트, 오버핏 데님 팬츠, 모카신의 조화로 보헤미안 감성을 높였다. 포멀한 재킷과 스커트 룩에 점잖은 트라우저즈를 매치한 레지나표와 페라가모 컬렉션은 오피스 룩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없다.

Tuxedo Season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날카로운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슈트와 남성복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드레스 등 다채로운 턱시도 룩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턱시도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보테가베네타와 프로엔자슐러, 턱시도 드레싱의 정점을 보여준 지방시, 야구 점퍼와 볼 캡 등 스포츠웨어를 곁들여 새로운 변신을 꾀한 랄프로렌이 시선을 끌었다. 압권은 단연 생로랑. 무슈 생 로랑의 정신과 안토니 바카렐로의 우아한 해석이 담긴 턱시도 드레스는 특유의 날렵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무대를 채웠다.



Trench Twist

가을의 낭만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트렌치코트만 한 것이 없다. 누구의 옷장을 열어도 한 벌쯤은 당연하게 걸려 있는 트렌치코트가 올가을에 다양한 형태로 변주됐다. 특히 새 시즌에는 더 과감하고 낭만적인 요소가 침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어깨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 없애 드레스처럼 연출한 버버리와 사카이가 있다. 컷아웃 디테일과 드레이핑 기법을 적용해 구조적인 변형을 완성한 코페르니, 트렌치코트에 코르셋을 더해 실루엣을 극대화한 디올, 스포티즘을 가미해 도발적인 매력을 보여준 록산다도 존재감을 뽐냈다. 다시 돌아온 클래식 룩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신선하게 변주된 ‘뉴’ 트렌치코트 스타일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Princess Maker

지난해부터 꾸준히 트렌드를 이끌어온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이 이번 시즌에도 그 영향력을 발휘했다. 디자이너들은 동화 속 공주를 동경했던 유년 시절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매우 장식적이고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런웨이에 올렸다. 아디다스 삼선이 그려진 실크 ‘구찌다스’ 엠파이어 드레스, 산들바람처럼 가벼운 시폰과 실크가 한없이 로맨틱한 시몬로샤, 영국식 낭만주의를 구현한 울라존슨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우아한 벨 라인과 드레이핑이 돋보이는 핼펀, 데님 패치워크로 완성한 아크네스튜디오 드레스까지. 순수와 관능이 교차하는 공주 드레스가 로맨티시즘을 한껏 끌어올렸다.

Hot Neon

쨍하면서도 쿨한 매력을 지닌 네온 컬러가 사계절 내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전까지는 룩에 생기를 불어넣는 포인트 컬러로서의 역할이 주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컬렉션 메인 컬러로 등장해 보다 과감한 스타일로 진화했다. 쇼장은 물론 의상과 액세서리까지 모조리 푸크시아 핑크로 통일한 발렌티노가 대표적인 예. 알렉산더맥퀸은 고유한 슈트 디자인에 필통 속 형광펜과 쏙 닮은 네온 컬러를 가미했고, 쿠레주는 드레스와 슈즈 모두 네온 오렌지 컬러로 물들였다. 이어 크리스티찬시리아노, 베르사체도 네온을 주요 컬러로 선정하며 트렌드에 힘을 보탰다. 네온 컬러가 새로운 클래식이 될 날이 머지않았으니 올가을에는 마음먹고 네온 드레스를 준비해보자.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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