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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celeb

“리더는 이래야 합니다” 투애니원 천생 리더 씨엘

김윤정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6.05 10:30:02

2022년 4월 16일. 미국 최대 음악 축제로 꼽히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그룹 투애니원이 섰다. YG엔터테인먼트의 일방적 결정으로 해체한 지 5년 5개월 만이다. 
코첼라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씨엘.

코첼라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씨엘.

투애니원(2NE1)은 해체 전에도 오랫동안 제대로 된 그룹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들이 선보인 마지막 완전체 무대는 2015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MAMA. 이후 6년 4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공연은 사전 예고되지 않은 깜짝 이벤트였다.

당초 씨엘(CL)은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코첼라)에 ‘솔로 아티스트’로 초청받았다. 그는 이날 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알파(ALPHA)’(2021)에 수록된 ‘스파이시(SPICY)’ ‘척(Chuck)’ ‘헬로 비치스(Hello Bitches)’ 등을 열창했다. 반전이 시작된 건 마지막 곡 순서에 이르렀을 때. 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른 무대 위에서 그 유명한 ‘내가 제일 잘나가’ 인트로가 흘러나왔다.

웅성대는 관객들 앞에 등장한 건 완전체 투애니원. 머리를 높게 세운 산다라박과 톡특한 보이스로 관객의 귀를 붙드는 박봄·씨엘, 여전히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춤사위를 장착한 공민지까지 4명의 멤버들은 모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전성기 때 활동 모습 그대로였다. 긴 공백이 무색할 만큼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미국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은 이날 투애니원의 무대를 “올해 코첼라 명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팬들이 고대하던 완전체 재결합이 이뤄진 데는 리더 씨엘의 역할이 컸다. 투애니원 해체 결정이 갑작스러웠던 만큼, 많은 팬들은 이들이 다시 뭉치기를 바랐다. 멤버들도 여러 채널을 통해 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밝혔다. 하지만 멤버별로 소속사가 달라지고,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상황이라 재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나의 힘, 우리의 힘으로 모이고 싶었다”

투애니원의 과거 활동 모습.

투애니원의 과거 활동 모습.

하지만 씨엘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그는 코첼라에 초청받은 뒤 투애니원 완전체 무대를 꾸미고자 직접 나섰다. 멤버들과 스케줄을 조율한 것은 물론, 2000년대 후반 전성기 모습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도록 무대 구성과 스타일링까지 디렉팅했다. 그의 통 큰 결단력과 추진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재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너무 늦어지기 전 나의 힘으로, 우리의 힘으로 모이고 싶었다”는 씨엘. 그는 공연을 마치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음의 소감을 올렸다. “이 무대를 통해 지금까지 저희를 지켜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인사드린다. 지난 13년 동안 투애니원을 사랑해주시고 시간을 함께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오늘은 그 누구보다 제 자신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날이다.”

투애니원에 대한 씨엘의 애정과 코첼라 무대 비하인드는 4월 22일과 29일 각각 공개된 그의 아티스트 다큐멘터리 ‘씨엘 +’에도 잘 담겼다. 영상 속에서 씨엘은 멤버들과 무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가 하면, 오랜만에 함께하는 무대에 긴장한 언니들(산다라박, 박봄)을 살뜰히 챙긴다. 지난 활동곡 안무를 맞춰보면서 깔깔대는 멤버들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로 담으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이 무대는)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어떤 것에 맞서려는 것도 아닌 우리만을 위한 것”이라는 씨엘. 비록 팀은 갑작스럽게 해체를 맞았지만, 멤버 간의 우정과 팬을 향한 사랑은 변함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압도적 실력에 리더십, 팬 사랑까지 다 가진 씨엘

2009년 YG엔터테인먼트(YG)를 소속사로 데뷔한 투애니원은 데뷔곡 ‘파이어(Fire)’부터 ‘아이 돈트 케어(I Don’t Care)’ ‘박수쳐’ ‘아파’ ‘론리(Lonely)’ 등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톱 그룹’ 반열에 올랐다. 해외 반응도 좋았다. 2014년 발표한 앨범 ‘크러시(CRUSH)’가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 61위에 올랐는데, 이는 당시 한국 가수가 빌보드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멤버 박봄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활동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YG는 2016년 11월 투애니원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YG는 멤버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멤버들 주장은 다르다. 씨엘과 공민지는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해체 전 소속사로부터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했다. 기사를 통해 해체 소식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씨엘은 “투애니원 해체는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나의 전부였기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당시의 고통을 고백하기도 했다.


씨엘은 2017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그 녀석들의 이중생활’에 출연해 해체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어릴 때 리더가 돼 이상한 책임감이 있었다. 끝까지 하고 싶었고, 책임지고 싶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YG의 일방적인 팀 해체 통보가 그를 비롯한 멤버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리더인 씨엘은 주저앉아 슬퍼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솔로 뮤지션으로서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음악적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그 결과로 얻은 스포트라이트를 그는 그룹 재회의 발판으로 삼았다. 음악계에서 스스로 일궈낸 영향력과 자율권을 이용해 멤버들을 다시 한데 모은 것. 공연하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멤버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이 주어지길 바란다며 울먹이던 씨엘은, 스스로 그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번 코첼라 무대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이를 기점으로 투애니원 재결합이 본격 추진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공연으로 투애니원이라는 그룹의 존재감과 화제성이 증명된 건 분명하다. 완전체 활동에 대한 멤버들과 팬들의 기대 또한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훌륭한 실력에 뛰어난 리더십,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넘치는 애정까지 갖춘 ‘천생 리더’ 씨엘이 있다.

코첼라 완전체 공연을 마친 씨엘은 “오늘 이 순간을 통해 다시금 지난날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 살아나길 바란다”면서 “다음에는 이 무대 한 시간을 다 채울 수 있도록 계속 달리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리더로서 팬들 앞에 완전체로 다시 서기 위한 각오를 다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한번 씨엘의 추진력과 리더십에 기대를 품어봐도 좋지 않을까.

씨엘은 만 18세이던 2009년, 그룹 투애니원의 리더이자 래퍼로 데뷔했다. 활동 초부터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표정, 카리스마를 장착한 무대 매너와 독보적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4년 팝스타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를 프로듀싱한 스쿠터 브라운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미국 활동을 시작, 2019년 11월 YG와 계약 종료 후 독자적으로 레이블 ‘베리체리’를 세웠다. 5월 13일 1980~90년대 MTV 바이브를 새롭게 재해석한 신곡 ‘Chuck’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씨엘은 6월 30일 프랑스 메인 스퀘어 페스티벌(Main Square Festival)을 시작으로 7월 8일 독일 와이어리스 페스티벌(Wireless Festival), 7월 9일 포르투갈 알에프엠 솜니(RFM Somnii), 8월 20~21일 일본 ‘서머 소닉(Summer Sonic)’ 등에 참여하며 열정의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씨엘 #투애니원 #여성동아

사진 동아DB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2년 6월 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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