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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column

돌출입 교정으로 ‘마기꾼’ 탈출하기

글 치과 의사 김경혜

2022. 03. 20

‘마기꾼’이라는 말이 있다. 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 외모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을 뜻하는 우스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지 2년이 넘어가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드물어졌다. 요즘은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나 동료를 생각해도 마스크 위로 보이는 반달 같은 눈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영영 오지 않을 리는 없을 터. 코로나19 유행의 한가운데서 그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마기꾼 탈출하게 해 주세요” 하면서 치과에 오는 분이 늘어난 것도 한 사례다.

마스크를 벗었을 때 인상이 달라지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는 입이나 하관 모양이다. 특히 돌출입의 경우 마스크 착용 전후 외모 차이가 클 수 있다. 돌출입의 원인은 크게 골격과 치아 두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골격이 전체적으로 돌출된 경우도 있지만, 골격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데 앞니만 튀어나온 경우도 있다. 앞니 2~4개가 토끼처럼 튀어나오거나 앞니 가운데 1~2개가 틀어지면서 돌출된 경우 그 부분만 바로잡으면 비교적 쉽게 돌출입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젊을 때는 입이 나와 보이지 않았는데 나이 들어 돌출입이 된 것 같다고 고민하는 분도 계신다. 실제로 그렇다. 젖살이 빠져 상대적으로 입이 나와 보이는 면도 있고, 치아 자체가 나이가 들면 조금씩 앞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성인이 돼 어금니를 포함한 치아 전체를 교정하는 건 부담스러워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분이 많다. 이럴 때는 앞니 부분교정을 고민해볼 수 있다. 앞니 부분교정은 틀어진 앞니 부위에만 특수 장치를 붙여 교정하는 방법으로, 어금니 치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교정 기간도 짧아 만족도가 높다.

또 어금니 치열은 정상인 반면 앞니만 튀어나와 돌출입이 된 분을 보면 전체 치아 골격에 비해 앞니만 유독 큰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앞니 폭을 0.2mm 정도 줄이면서 치아를 점진적으로 밀어 넣는 방식으로 돌출입을 개선한다. 일반적으로 4주에 한 번씩 내원할 경우 틀어지거나 벌어진 치열교정에 3개월, 돌출입 교정에는 평균 6개월이 걸린다.



앞니 부분교정을 할 때는 이물감이 적은 특수 교정장치를 이용하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치아 교정장치는 부피가 커서 입술이 찔릴 수 있고 음식물이 꼈을 때 빼내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반면 앞니 부분교정에 사용하는 장치는 두께가 1mm로 얇고 와이어도 가느다랗다. 상대적으로 불편이 적고 교정 기간도 짧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에 띄는 교정장치를 치아에 붙이는 게 부담스럽다면 투명교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투명교정 역시 4주에 한 번씩 내원해 장치를 교체한다. 투명교정의 경우 컴퓨터를 이용해 진단하고 치아를 이동시키기 때문에 이동량이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환자가 꾸준히 장치를 사용해야 해서 환자 협조에 따라 교정이 쉽게 이루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돌출입 교정이 끝나면 재발을 막기 위해 유지장치를 착용한다. 가느다란 와이어를 입속 보이지 않는 면에 붙이는 것으로, 치아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을 막아주는 구실을 한다.

교정은 미용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를 하는 의사로서 더 관심을 두는 부분은 치아 건강과 기능 개선 쪽이다. 앞니가 튀어나온 사람은 넘어지거나 어딘가에 부딪힐 때 치아가 깨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또 틀어지거나 뻐드러진 치아는 나이가 들수록 고른 치아보다 더욱더 빠른 속도로 튀어나온다. 이 경우 치아 사이사이의 빈 공간, 이른바 ‘블랙 트라이앵글’이 커져서 음식물이 잘 끼고 이로 인해 치석이 잘 생긴다. 착색도 잘된다. 또 틀어진 치아 사이 부위를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잘 관리하지 않으면 자칫 잇몸병이나 충치가 발생하기도 한다.

외모는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또 누구나 잘 웃는 사람을 좋아한다. 수줍은 미소도 좋지만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사람에게 감성적으로 끌리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에게 돌출입 고민을 상담하는 환자 대부분은 교정을 할지 말지 10년 넘게 생각해온 분들이다. 필자 역시 치아교정을 했는데 그 전에 할지 말지 10년을 고민했다. 교정을 해본 선배로서 한 말씀 드린다면, 교정할까 말까 고민만 하지 말고 교정으로 환한 미소와 자신감을 찾게 되길 바란다.

#치아교정 #돌출입교정 #부분교정 #여성동아

치과 의사 김경혜의 예쁜 치아 이야기


13년 경력의 보건복지부 인증 치과보철과 전문의로 서울시 중구 명동에서 ‘한번에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양대병원 치과보철과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한양대병원 치과 외래교수, 대한치과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대한치과보철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대한심미치과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펠로를 역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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