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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food

커피와 맥주, 와인까지 신맛 나는 세상

글 이진수 기자

2021. 07. 19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사람들이 정착한 맛의 신세계, 신맛 탐구.

서울브루어리의 프룻트럭 살구&딸기.

서울브루어리의 프룻트럭 살구&딸기.

무더운 한여름, 입안을 깔끔하고 산뜻하게 만드는 신맛이 대세로 떠올랐다. 산미가 강한 커피, 새콤한 맛의 사워 맥주, 시큼한 내추럴 와인이 인기로 관련 제품 판매율도 급증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 앤트러사이트에 따르면 산미 원두 3가지(공기와 꿈, 파블로 네루다, 나쓰메 소세키)의 올해 4~7월 판매율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의 산미 원두 ‘아로마 노트’의 2분기(4~6월) 점당 판매량 역시 1분기에 비해 18%가량 증가했다. 수제 맥주 전문점 서울브루어리의 이수용 대표는 “첫 잔을 시원하게 새콤한 맥주로 시작하려는 분이 많아지면서 여름철 사워 맥주를 찾는 고객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영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기본적인 음료 맛의 예상 지점을 넘어 신맛이라는 차별화를 주었기 때문에 트렌드가 됐다”며, “새로운 맛의 트렌드가 되기 위해선 한때 단맛 소주가 그랬던 것처럼 소비자의 기대나 예상을 뛰어넘는 게 중요한데, 신맛 음료가 이전에는 없던 카테고리를 창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앤트러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공기와 꿈.

앤트러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공기와 꿈.

산미 커피는 신선한 원두로 로스팅을 적게 해 원두 본연의 맛을 지향한다. 보통 로스팅을 많이 할수록 산미가 줄어들고 고소하거나 탄맛이 난다.


사워 맥주로 유명한 몽크스 카페 플레미쉬 사워 에일.

사워 맥주로 유명한 몽크스 카페 플레미쉬 사워 에일.

사워 맥주는 씁쓸한 맛과 청량감이 나는 기존 맥주와 달리 산미가 강해 새콤하다. 양조 과정에서 야생효모 등을 이용하므로 산도가 높다. 내추럴 와인 역시 일반 와인과 발효 과정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일반 와인은 배양 효모(배양 과정을 통해 증식한 효모)를 사용해 알코올 발효가 이뤄지지만 내추럴 와인은 배양 효모 없이 포도 껍질에 붙은 자연 효모에서 나는 자연적인 알코올·유산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일반 와인보다 신맛이 짙게 나는 것이다.

투썸플레이스에서 판매 중인 에이리스트 핸드드립커피 아로마노트.

투썸플레이스에서 판매 중인 에이리스트 핸드드립커피 아로마노트.

사람들이 산미에 꽂힌 이유는 기존의 맛과 다른 새로움 때문이다. 콘텐츠 에디터 김정현 씨는 “처음에는 확 치고 나오는 산미 커피의 신맛이 상한 과일 같았는데 여러 번 마시다 보니 커피에서 과일·플로럴 등 풍부한 향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취준생 김희선 씨는 “사워 맥주를 처음 마신 뒤 맥주도 새콤달콤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기존의 맥주와는 다른 맛에 재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예진 씨는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과 굉장히 달라서 새로웠다. 매일 스타벅스 커피만 마시다가 향긋한 핸드드립커피를 마셨을 때 받았던 감동과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짜릿한 산미가 매력적인 내추럴 와인 이바그.

짜릿한 산미가 매력적인 내추럴 와인 이바그.

물론 이러한 신맛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반(反)산미파’들도 있다. 직장인 이혜정 씨는 “신 커피와 맥주를 마시자마자 신맛부터 느껴져서 맥주 본연의 맛을 느끼기도 전에 흥이 깨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설해 씨는 “어떤 부연 설명 필요 없이 산미가 있으면 그냥 맛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몽크스카페 서울브루어리 이바그 앤트러사이트 투썸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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