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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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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트렌드, 로고 띄-어-쓰-기

글 이나래

2020. 08. 07

‘아무노래 챌린지’, ‘덕분에 챌린지’처럼 콘텐츠가 대박을 치려면 소비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공식이 됐다. 심지어 크리에이터가 먼저 시도하고, 브랜드가 따라한 캠페인도 있다. ‘기업 로고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로 그것! 크리에이터의 창작물인지 기업 홍보팀의 작품인지도 알쏭달쏭한, 사회적 거리두기 로고들을 소개한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패러디, 트렌드가 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를 담은 브랜드 로고 패러디. [출처 behance]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를 담은 브랜드 로고 패러디. [출처 behance]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것은 국내에만 1천3백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로고의 변신이었다. 그리스신화 속 인어인 세이렌의 얼굴에 마스크를 더하자, 별다른 설명 없이도 코로나의 이슈를 설명하는 결과물이 완성됐다. 로고를 처음 본 사람이라도 누구나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경각심까지 가지게 된 것. 

흥미로운 점은 이 로고를 선보인 주체가 스타벅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디자이너들을 위한 소셜 플랫폼 드리블(Dribble)에 처음 등장한 이 로고는 슬로베니아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주어 토블잔(Jure Tovrljan)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와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의 로고야 말로 가장 친숙한 시각적 메시지다. 이를 활용하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그는 스타벅스 세이렌에 마스크를 씌운 것 이외에, 미국 농구리그 NBA 로고 속 주인공이 드리블을 하는 대신 편안하게 누워 노트북을 하는 모습으로 변신시켰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을 기존의 로고 사이에 적절한 거리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도 표현해냈다. 원 두 개가 겹쳐진 마스터카드의 로고와 다섯 개의 링이 교차하며 W 형태를 만들어내는 올림픽 오륜기를 각각 멀찌감치 떨어트린 것.
 
텍스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케이스도 있다.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은 ‘Just Don’t Do It’으로, 인텔의 로고 ‘Intel Inside’는 ‘Stay Inside’로, SNS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드 인은 ‘서로 연결됐다’는 뜻의 직관적인 이름(Linked in) 대신 ‘갇히다’, ‘봉쇄되다’는 뜻의 ‘Locked in’으로 변형해 되도록 사회적 활동을 제한하라는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담은 로고도 있다. 타이어 브랜드 ‘굿이어(Good year)’는 ‘배드 이어(Bad yaer)’로 응용됐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최대 피해 브랜드로 불리는 코로나 맥주는 ‘코로나 엑스트라(Corona Extra)’라는 제품명 대신 ‘새 이름이 필요한 엑스트라(Need New Name Extra)’로 변경되어 굴욕(?)을 맛봤다.

글로벌 브랜드, 로고에 메시지를 담다

글로벌 브랜드가 선보인 ‘사회적 거리두기’ 버전의 로고. [맥도날드 페이스북, 코카콜라 트위터, 기네스 공식 홈페이지, 폭스바겐 공식 홈페이지, 시트로앵 공식 홈페이지, 구글 공식 홈페이지.]

글로벌 브랜드가 선보인 ‘사회적 거리두기’ 버전의 로고. [맥도날드 페이스북, 코카콜라 트위터, 기네스 공식 홈페이지, 폭스바겐 공식 홈페이지, 시트로앵 공식 홈페이지, 구글 공식 홈페이지.]

로고를 응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메시지 전달이 화제를 모으자, 브랜드에서도 나섰다. 가장 먼저 움직임이 나타난 곳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 비말로 인해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코로나19의 특성 상 식당 내 안전거리 확보와 이로 인한 감염 예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황금색 아치 모양의 로고로 유명한 맥도날드는 두 개의 아치를 멀찌감치 떨어트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이 캠페인는 맥도날드 브라질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됐지만, 금세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이슈가 됐다. 코카콜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름의 전체 스펠링 사이에 간격을 줬다. 우리에게 익숙한 ‘Coca Cola’ 대신 ‘C o c a C o l a’로 변신한 로고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위치한 LED 광고판에 걸렸다. 아래에는 ‘거리를 두는 것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Staying apart is the best way to stay united)’이라는 문구도 더해졌다. 코카콜라 재단은 광고와 함께 2억5천5백만 달러의 바이러스 퇴치 기금을 기부한다고 밝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았다. 맥주 브랜드인 기네스는 기존의 로고를 변형하는 대신, 요소를 더하는 방법으로 응용력을 발휘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루크 오라일리가 기획하고 기네스가 배포를 승인한 캠페인 이미지는 언뜻 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네스 맥주잔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맥주 거품으로 보이는 부분에는 아이보리색 소파가, 맥주잔의 바닥처럼 보였던 부분에는 ‘Stay at Home’이라는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이미지는 기네스가 가진 전통적인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코로나 이슈에 적절하게 반응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동차 업계가 그 뒤를 이어 로고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아우디는 네 개의 원으로 구성된 로고 사이에 간격을 더했고, V와 W가 아래위로 쌓인 형태의 폭스바겐 로고는 아래위로 거리를 벌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시트로앵도 갈매기를 뜻하는 쉐브론 로고의 상하단을 분리해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런 움직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전세계 검색엔진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구글은 아예 메인 이미지 화면인 구글 두들을 통해 코로나 예방을 위해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돌입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무르기(Stay Home. Save Lives)’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집에 머무르기를 촉구하기도 하고, ‘코로나19 저지를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Thank you Coronavirus Helpers)’라는 메시지를 통해 의료진에 노고에 감사하기도 했다.

한국 브랜드가 선보인 사회적 거리두기 로고들

‘사회적 거리두기’ 메시지를 담은 국내 브랜드의 로고. [다음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 모바일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쌍용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CJ ENM 공식 홈페이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회적 거리두기’ 메시지를 담은 국내 브랜드의 로고. [다음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 모바일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쌍용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CJ ENM 공식 홈페이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국내 브랜드들도 로고를 변형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했다. 다음은 영문 로고 ‘Daum’의 스펠링 간격을 넓게 떨어트린 후, 하단에 ‘우리 다음에 보자’는 문구를 더함으로써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보건의료계의 당부를 강조했다. 네이버는 ‘Naver’의 스펠링 중 중간에 위치한 ave를 희미하게 처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메시지를 더해 PC와 모바일 버전의 상단에 노출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해외 브랜드보다 더 디테일한 디자인 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SNS를 통해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 ‘손씻기’,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 변형 로고를 선보였다. 쌍용차 역시 기업 로고인 ‘쓰리 서클’은 분리하고 ‘Distant But Together(함께, 지키며, 나아갑니다)’라는 슬로건은 더하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해외에서는 보지 못했던 대중문화 브랜드의 로고 변형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tnN, Mnet, OCN, Olive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 산하 케이블 채널들은 5~6월에 걸쳐 로고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적용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표현한 변형 로고와 함께 해시태그 ‘#착한_거리두기’를 온에어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 한류 스타인 아이돌그룹 뉴이스트는 로고 속 영문 그룹 명 ‘Nu’EST’를 ‘Nu’’’’’’’EST’로 변형해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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