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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광주요그룹 세 자매의 가업 승계 성공기”

조윤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조희경 화요 대표이사·조윤민 광주요 전무

정세영 기자

2025. 07. 02

광주요그룹이 조윤경, 조희경 대표이사와 조윤민 전무의 가족 경영 시너지로 업계의 성공 모델을 그려나가고 있다. 갈등 대신 협력을,
경쟁 대신 상생을 택한 세 자매를 만나 그룹의 성장과 혁신, 그리고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광주요 그룹의 조희경 화요 대표이사, 조윤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 조윤민 광주요 전무(왼쪽부터).

광주요 그룹의 조희경 화요 대표이사, 조윤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 조윤민 광주요 전무(왼쪽부터).

한식의 세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조태권 광주요그룹 의장은 그 범위를 오직 음식과 맛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음식을 담을 아티스틱한 그릇부터 고품격 술까지, 한식 테이블을 이루는 모든 것의 합이 맞아야 진정한 문화가 완성된다고 믿는다. 조태권 의장은 이와 같은 신념을 토대로 7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획득한 한식당 ‘가온’과 9년 동안 1스타를 받은 ‘비채나’, ‘광주요’의 도자기, 증류식 소주 ‘화요’를 탄생시켰다. 

화요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이유는 단순히 술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다. F&B와 도자기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함이다. 조태권 의장은 한국의 도자기와 음식, 술, 공간이 어우러진 우리의 식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한식 레스토랑 가온을 열었다. 그는 재료의 고급화와 높은 완성도로 전 세계인에게 우리 식문화의 맛과 멋을 성공적으로 전파했다. 조태권 의장의 다음 목표는 술이었다. 좋은 그릇에 어울리는 음식, 그 음식과 궁합이 맞는 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서로 전혀 관련 없는 사업들처럼 보이지만 음식과 문화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는 밀접하게 연관된 셈이다. 조태권 의장은 광주요, 가온 그리고 화요까지 론칭하며 사업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구축해냈다. 

조태권 의장은 약 30년간 홀로 브랜드를 책임지며 한식 세계화에 전념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외롭지 않다. 그의 세 자녀인 조윤경, 조희경, 조윤민 씨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합류한 덕분이다. 세 자매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광주요그룹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현재 광주요그룹은 조태권 의장 아래 장녀 조윤경 씨가 외식사업부 가온소사이어티 대표를, 차녀 조희경 씨는 주류사업부 화요 대표를, 막내딸 조윤민 씨는 도자기사업부 광주요 전무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조윤경, 조희경 대표와 조윤민 전무를 만나기 위해 수경재 북촌을 찾았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위치한 수경재는 광주요그룹의 한옥 공간으로 광주요의 도자기, 가온소사이어티의 음식, 화요의 술을 하나의 철학으로 잇는 상징적인 장소다. 셋 중 제일 먼저 도착한 조희경 대표는 연신 함박웃음을 지으며 언니 조윤경 대표와 동생 조윤민 전무를 자랑하기 바빴다. 인터뷰 당일은 조희경 대표의 생일이었다. 그는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 “언니, 동생과 함께하는 오늘의 인터뷰가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곤 수경재에 들어오는 조윤민 전무를 향해 “내 동생이에요. 너무 예쁘죠”라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한남점, 이천센터점에 이어 광주요의 세 번째 공간으로 ‘북촌’을 선택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윤경 | 북촌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이에요. 광주요가 추구하는 ‘전통을 품은 현대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죠. 또 항상 관광객이 북적인다는 점도 흥미를 끕니다. 사실 북촌의 메가 스폿은 한옥이 즐비한 언덕길이에요. 관광객들은 이 좁은 길을 올라오며 다양한 한국적인 요소를 체험하죠. 저희는 이 경험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언덕 꼭대기에서 한옥과 남산 뷰 사진만 찍고 내려가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머물며 이곳만의 감성을 깊이 있게 느끼길 바랐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죠. 저희는 그 요소가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음식이 관광객들에게 분명 좋은 추억과 문화로 자리 잡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수많은 직원이 오랫동안 공부하며 고민했어요. 그 결과 한식 디저트 브랜드 ‘아라리’를 동시 오픈하게 됐고요.  

지난 6월 2일 광주요그룹이 서울 북촌에 위치한 전통 한옥 공간 ‘수경재’에 명품 도자 브랜드 광주요 북촌점과 가온소사이어티의 한식 디저트 브랜드 아라리를 동시 오픈했다.

지난 6월 2일 광주요그룹이 서울 북촌에 위치한 전통 한옥 공간 ‘수경재’에 명품 도자 브랜드 광주요 북촌점과 가온소사이어티의 한식 디저트 브랜드 아라리를 동시 오픈했다.

아라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조윤경 | 아라리는 한식 파인 레스토랑 가온과 비채나를 운영하는 법인 가온소사이어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예요. 아라리는 ‘작은 일에도 기쁨을 느끼는 마음’을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홍시, 유자, 오미자와 같은 계절 식재료에 현대적 요리 기법을 덧입힌 레시피를 선보이죠. 시그니처 음료인 ‘홍시 수정과’는 생강과 계피를 달여냈어요. 홍시 속살을 정성스레 골라내어 부드럽게 다듬고, 동그랗게 빚은 ‘난(卵)’을 톡 터트려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죠. 

가장 눈에 띄는 건 새롭게 단장한 광주요 로고예요.

조윤민 | 맞아요. 새로운 로고는 경기도 광주요 이천센터점 부지에 위치한 국가등록문화재 ‘이천 수광리 오름가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어요. 계단식으로 연결된 12개의 가마 방은 장인정신과 한국 문화의 발전 과정을 상징합니다. ‘전통 위에 문화를, 문화 위에 감각을 더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간다’는 광주요의 새로운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에요.

다른 지점과 마찬가지로 광주요 북촌점에서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화요’를 다루나요.

조희경 | 광주요의 모든 직영점에서는 화요를 판매해요. 가온소사이어티가 운영하는 비채나에서는 화요는 물론 광주요의 그릇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손님들에게 한국의 맛과 멋, 술 문화까지 한 번에 제대로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어요. 광주요그룹에 속하는 광주요, 화요, 가온소사이어티는 모두 끈끈하게 연결돼 있어요. 이를 통해 브랜드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손님들은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세 분은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문화, 고유성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광주요그룹의 각 브랜드를 도맡고 있어요. 사명감이 클 것 같아요.

조윤경 | 사명감이라기보다는 광주요그룹의 정신을 오랫동안 지켜내야 한다는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브랜드만의 정체성과 역사, 시대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큽니다. 만약 이 모든 걸 혼자 해내라고 했다면 절대 못 했을 거예요.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생인 조희경 대표와 조윤민 전무가 함께여서 가능했죠. 저와 조윤민 전무는 광주요에 늦게 합류했어요. 그사이 조희경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며 조태권 의장님의 철학과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줬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만약 광주요가 많은 변화를 겪었다면 경영에 참여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제가 가온소사이어티 경영에 참여하며 느낀 건 의장님께서 이 회사의 정체성을 정말 탄탄하게 구축해놓으셨다는 거예요. 또 늘 모두가 함께,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추구하셨죠. 저희 그룹 직원들이 애사심을 갖고 맡은 일을 즐겁게 해나가는 건 모두 그 덕분인 것 같아요.

광주요 북촌점에서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화요를 만나볼 수 있다.

광주요 북촌점에서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화요를 만나볼 수 있다.

조태권 의장님은 화요를 13년 만에 흑자 전환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으셨죠. 성공 과정이 궁금합니다.

조희경 | 화요는 2003년 설립된 전통 증류식 소주 회사예요. 하지만 법적으로 전통주에 해당하지 않아 주세법(종가세: 출고가에 세금을 붙이는 현행 조세)의 제약을 받게 됐죠. 결국 희석식 소주 대비 과다한 세금을 내며 2014년까지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명제 아래, 당시 대표였던 조태권 의장님은 군납과 고급 주류 문화 확산에 주력하셨어요. 군부대 강의를 70여 회 실시하고, 사회 각 계층을 집에 직접 초대해 일명 ‘성북동 만찬’이라는 행사를 운영하셨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2015년 그간의 누적 결손금을 모두 청산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팬데믹에 이어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2025년 현재도 화요는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희경 대표가 화요를 잇게 된 과정도 드라마틱하다고요.

조희경 | 저는 일본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어요. 대학은 미국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2009년 이탈리아에서 슬로푸드 식품 경영 및 식문화 마케팅을 전공했죠. 그러다 2010년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프렌치 요리의 대가 토마스 켈러 셰프 밑에서 인턴 과정을 밟았어요. 당시 셰프들의 잔심부름을 배우면서 정말 바쁘게 생활했어요. 이후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에 들어왔는데 의장님께서 저를 붙잡으셨어요. 오랫동안 끈기 있게 일하며 경험을 쌓는 모습을 보면서 가업을 이어도 충분하겠다고 판단하신 거죠. 그렇게 2010년 광주요그룹 기획이사로 합류했습니다. 

세 분은 언제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했나요. 

조희경 | 저는 2012년에 가온소사이어티 경영에 참여하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화요를 맡고 있어요. 조윤경 대표는 2023년, 조윤민 전무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온소사이어티와 광주요 경영에 뛰어들었고요. 두 사람이 광주요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건 조태권 의장님의 의중도 있었지만, 제 권유도 컸어요. 저희는 자매지만 성격이 다 달라요. 언니인 조윤경 대표는 꼼꼼하고 섬세하며 배려심이 많아요. 그래서 고객 응대,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완벽하게 해낼 거라 믿었죠. 동생인 조윤민 전무는 천생 여자예요. 어렸을 때부터 동생 주위에는 예쁜 것들이 가득했거든요. 또 무엇이든 조심스럽게 다루고 소중하게 간직했죠. 이런 모습이 유서 깊은 장인정신과 예술미를 추구하는 광주요 도자기 정신을 이어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언니와 저, 동생이 각자 광주요 브랜드를 나눠 책임지니 일이 더 재미있어졌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서 각자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주니,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고요. 예전에 비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광주요그룹의 한옥 공간 수경재는 사랑채, 대청, 안채, 누마루로 이어지는 전통 한옥의 구조를 복원해 완성했다. 광주요의 도자기, 가온소사이어티의 음식, 화요의 술이 하나의 철학으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광주요그룹의 한옥 공간 수경재는 사랑채, 대청, 안채, 누마루로 이어지는 전통 한옥의 구조를 복원해 완성했다. 광주요의 도자기, 가온소사이어티의 음식, 화요의 술이 하나의 철학으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세 자매가 함께 그리는 광주요의 미래

가업을 계승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이진 않나요.   

조윤경 | 시선은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요. 모든 건 결과로 입증될 테니까요. 저희는 그간의 속도에 맞춰 단단하고 공고한 브랜드 구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제 아이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엄마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등을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싶거든요. 저는 아이가 셋인데,  큰아이가 19세예요. 곧 화요를 접할 나이죠. 아이가 처음 화요를 마셨을 때 ‘정말 좋은 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해요. 또 화요처럼 좋은 술을 마시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해봤으면 하고요. 아이가 “엄마와 할아버지, 이모들이 이 훌륭한 것을 만들었다” 하면서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 솔직하게 나누는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게 진짜라고 생각하거든요. 

조희경 | 그룹에 속한 모든 직원이 똘똘 뭉치면 어떤 시선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 믿어요. 그러기 위해선 일단 광주요그룹이 좋은 회사로 각인돼야 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모든 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기업이에요.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효율성이 생기면서 성취감도 올라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위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상사는 어떤 의견이든 열린 마음으로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역시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요. 

어렸을 때 세 자매가 함께 일할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요.

조희경 | 저희 셋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의장님은 항상 “무엇이든 셋이 같이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죠. 일생의 중요한 경험도 셋이 함께해야 한다며 어학연수도 같이 보내셨거든요. 때문에 저희 자매가 함께 일하는 게 생소하게 느껴지진 않아요.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저는 언니, 동생과 결이 좀 달라요. 언니와 동생이 차분하고 여성스럽다면 저는 터프한 스타일이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와 동생이 무슨 일이든 저를 먼저 배려해줬어요. 너무 고맙죠. 

조윤경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조희경 대표는 동생을 떠나 정말 멋진 여성이에요. 저희들의 의견이 엇갈릴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균형을 잡아줬거든요. 또 저를 언니로서 존경해주고, 조윤민 대표에게는 “너무 예쁜 막냇동생”이라며 애정을 표현해요. 조희경 대표는 저희 셋 중에서 조태권 의장님을 가장 많이 닮았어요. 일할 때는 열정적으로 카리스마 있게 임하죠. 가족은 물론 상사로서도 없어선 안 될 존재예요(웃음). 

조윤민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이 하는 말을 경청하는 존재였어요. 어릴 때는 자는 척하며 언니들 이야기를 엿듣기도 했죠. 또 언니들이 부모님께 혼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했어요(웃음). 제가 말수가 적어 표현은 잘 못 하지만, 언니들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해요. 언니들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죠. 아직도 저를 막냇동생처럼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너무 고마워요. 

조희경 | 조윤민 대표가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저희 중 가장 고집이 셉니다(웃음). 가끔 업무 협조 요청을 하면 “우리 팀은 지금 바빠”라는 피드백을 줘요. 그럴 경우는 바로 포기합니다. 한 번 아니라고 생각한 건 잘 안 바꾼다는 걸 아니까요. 

조윤민 | 조윤경 대표와는 거의 매일 통화해요. 육아에 일까지 하는 워킹맘으로 통하는 것이 많거든요. 또 육아 선배로서 조언받을 부분도 많고요. 조윤경 대표는 일명 K-장녀예요. 집안의 대소사를 잘 챙기고 부모님을 가장 많이 찾아뵙거든요. 또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이자 교회 집사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회사 일만으로도 정신없을 텐데 다양한 일을 불평불만 없이 묵묵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 자랑스러워요. 

자매들만의 단체 카톡방도 있나요.

조희경 | 물론이죠. 저희 셋과 어머니를 포함한 ‘LADY’라는 카톡방이 있어요. 이 대화방에서는 일상은 물론 업무까지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의 날개가 펼쳐집니다. 가끔은 서로 아버지 조태권 의장님의 사진을 몰래 찍어 올리곤 해요. 아버지는 아마 이 기사를 통해 단톡방의 존재를 알게 되실 거예요(웃음).

아버지이자 직장 상사인 조태권 의장님은 집과 회사에서의 모습이 많이 다른가요.

조윤경 | 아버지는 정말 따뜻하신 분이에요. 저희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 노력하고, 무슨 일이든 함께 의논하고 대화하시죠. 지금도 제가 어떤 의견을 내든 존중하고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고 친절한 아버지라고 생각해요.  

조윤민 | 회사에서는 정말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세요. 직원들을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며 분위기를 북돋으시죠. 하지만 중대한 일 앞에서는 카리스마 있게 결정하시고,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하세요. 의장님의 그 남다른 힘과 에너지를 본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조희경 | 저는 의장님의 MBTI를 알고 난 후 마음이 너무 편해졌어요. 논쟁을 즐기는 ENTP거든요. 어렸을 때 의장님은 저희 셋을 앉혀놓고 하나의 주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묻곤 하셨어요. 그리고 그 생각에 반론을 하시며 토론을 이어가셨죠. 가끔 그런 분위기가 싫기도 했어요. 제 의견에 토를 다는 느낌이니까요. 하지만 의장님의 MBTI를 듣고 나니 ‘아버지는 단지 그런 상황을 즐거워하셨던 거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죠. 지금은 논쟁과 의견이 오가는 이 같은 시간을 함께 즐기고 있고요. 

경영에 뛰어들면서 광주요를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조윤민 | 올해 광주요 리브랜딩을 하면서 회사의 역사를 아카이빙했어요. 그 범위와 양이 정말 방대하더라고요. 한 달 꼬박 걸렸거든요. 저는 지난해부터 광주요 경영에 참여했어요. 그 전까지는 세 아이를 케어하며 가정에만 집중했죠. 당시에는 광주요를 제 일처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삶이 오직 아이들에게 집중돼 있었거든요. 가정 이외의 일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죠. 하지만 지난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브랜드 스토리를 정리하면서 광주요의 위엄과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게 됐어요. 브랜드는 결코 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죠. 또 수많은 직원이 광주요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진심과 정성을 다했던 흔적을 보며 자부심도 갖게 됐습니다. 스스로 더 잘해내고 싶다는 의욕이 강해졌고요. 

세 분 각각의 현재 목표가 있다면요.

조희경 | 좋은 남자 만나는 거요(웃음). 제 짝꿍을 만나 언니, 동생처럼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게 일생의 가장 큰 숙제예요. 일적으로는 화요의 미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요. 미국에 증류식 소주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안착시키고 싶거든요.  

조윤경 | 건강이요. 제가 건강해야 육아, 일 등 맡고 있는 것들을 잘해낼 수 있으니까요. 또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서 일과 삶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싶어요. 예전에는 가정이 1순위였다면 지금은 일과 가정의 비중이 5:5로 동등해졌거든요.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하진 않아도 후회 없이 잘해냈으면 합니다.   

조윤민 | 저희 아이들이 12세, 10세, 7세예요.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죠. 일단은 아이들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잘 서포트해줄 계획이에요. 또 광주요 도자기의 컬러를 다양하게 선보일 생각이에요. 탁 트이는 색상 등 여태껏 안 했던 시도들을 해보고 싶어요. 

#광주요 #화요 #아라리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제공 광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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