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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trend

뉴요커의 최애 운동, 펠로톤

EDITOR 오영제

2020. 04. 03

패션이나 뷰티와 마찬가지로 운동에도 트렌드가 있다. 건강을 챙기는데 둘째가라면 서러운 뉴요커들의 관심은 인도의 종교적 수련법이었던 요가를 주류 운동으로 바꿔놓았다. 이후 요가는 폴댄스가 더해진 플라잉 요가, 발레에 요가와 필라테스 그리고 댄스를 접목한 바(Barre) 등으로 발전하며 또 다른 트렌드를 양산했다. 몇해 전부터는 레이디 가가, 데이비드 베컴 부부,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셀레브러티들이 즐겨 하는 것으로 알려진 ‘솔 사이클’이 피트니스의 유행을 선도했다. ‘영혼의 트레이닝’을 모토로 하는 솔 사이클은 요가와 마찬가지로 신체를 단련하는 것은 물론 운동 전후 명상을 통해 정신적인 트레이닝까지 돕는다. 유산소 운동인 스피닝에 덤벨과 탄력 밴드 등을 이용한 근력 운동을 더해 무척이나 고강도이고, 하다 보면 시쳇말로 정신줄을 놓을 만큼 힘든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DJ 못지않은 선곡 실력을 뽐내는 강사들과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함께 괴성(?)을 지르며 운동하다 보면 솔 사이클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솔 사이클의 바통을 이어받은 다음 타자는 솔 사이클의 홈 피트니스 버전인 ‘펠로톤(Peloton)’이다. 피트니스계의 넷플렉스로 불리는 펠로톤은 솔 사이클 멤버였던 존 폴리 부부가 만든 회사 이름이면서, 태블릿이 부착된 사이클을 활용한 운동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반스앤노블’의 전자상거래 부문 사장을 역임한 존 폴리는 아이를 낳은 후 육아 때문에 시간을 내 솔 사이클을 할 수 있는 센터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도 참여할 수 없는 것이 불만이었던 그는 이를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펠로톤을 한마디로 말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솔 사이클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니터에 매일 20개의 새로운 클래스가 열리는데 이를 집에서 직접 라이브로 참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운동이라는 게 스스로 알아서 하기는 퍽 어려운 일 아니던가. 스크린을 통해 선생님의 채찍질(?)과 주변에 함께하는 이들의 격려와 경쟁이 더해진 펠로톤은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내가 원하는 강의를 골라서 들을 수 있고, 지금까지 한 운동의 결과가 기계에 기록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가지 망설여지는 점이라면 3백만원에 육박하는 펠로톤 자전거의 가격. 이 스마트한 자전거의 구입이 부담스럽다면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앱으로 수업을 구독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 결과를 기록하는 등 펠로톤만의 장점을 누리기는 어렵다. 펠로톤의 인기가 더해가면서 1백20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노르딕 트랙, 프로폼 같은 저렴이 버전 스마트 자전거가 등장하기도 했다.

특수 거울 보며 운동하는 ‘미러’도 인기

집 안에 특수 거울을 부착한 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운동하는 ‘미러’도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스마트 자전거에서 거울로 매개체만 바뀌었을 뿐 방법은 비슷하다. 거울을 붙이는 곳은 어디든 나만의 작은 스튜디오로 변신! 때문에 특히 뉴욕처럼 좁은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산소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복싱 등 매주 70개 이상의 라이브 수업이 업데이트되고, 트레이너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인기 있는 음악이 포함된 수업을 고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티파이(Spotify, 우리나라의 멜론 같은 음원 다운로드 계정)를 동기화해 내가 즐기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할 수도 있다. 

사실 피트니스 센터를 오가는 일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런데 개인 공간에서 수준 있는 강사의 클래스를 내 맘대로 고를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세상이 발전하는 만큼 운동법 역시 점점 더 스마트해지는 듯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저절로 운동시켜주는 기계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말이다.

오영제의 뉴욕 트렌드 리포트


리빙 매거진에서 1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뉴욕에서 요리학교 졸업 후 글을 쓰면서, 건강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으른 플렉시테리언(때에 따라 고기도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기획 강현숙 기자 디자인 이지은 사진제공 펠로톤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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