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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블라디미르 쿠쉬’전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글·김명희 기자|사진·다비드코리아 제공

2015. 02. 02

살바도르 달리의 계보를 잇는 러시아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블라디미르 쿠쉬. 그의 그림과 오브제, 리미티드 에디션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이는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블라디미르 쿠쉬’전
1 플라워 선박의 입항, Prints on canvas, 78×99cm.

영국에서 타히티섬을 거쳐 서인도 제도로 향하던 바운티호에서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켜 타히티 섬으로 돌아온 ‘바운티 선박 사건’(1789년)을 모티프로 한 그림. 노역으로 피폐해진 선원들과 타히티 섬 원주민들에게 바운티호는 그들이 염원하던 ‘파라다이스’였다.

2 작별의 키스, Prints on canvas, 64.8×52cm.

헤어지는 연인이 나누는 작별의 키스를 붉게 물든 석양에 비유했다.

3 바람, Prints on canvas, 104×81.3cm.



빈집에서 펄럭이는 와이셔츠는 이민자로서의 불안한 삶을 드러낸다.

쿠쉬는 이 작품을 대표작으로 출품한 칸 국제전시회에서 외국 작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블라디미르 쿠쉬’전
노을 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떠 있는 입술에선 저물어가는 사랑과의 아쉬운 작별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펄럭이는 와이셔츠에선 불안한 이민자로서의 삶이 오버랩된다. 꽃과 과일을 가득 싣고 타히티로 향하는 배는 화사한 구름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하늘을 이고 있다.

한국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선 ‘포스트 달리’라고 불리는 러시아 출신 작가 블라디미르 쿠쉬(Vladimir Kush·50)의 캔버스는 대자연의 낭만적인 은유로 가득하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늘에 비칠 것’이라는 작가적 철학을 지닌 그는 하늘, 구름, 바다 같은 소재들을 차용해 초현실주의 회화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7세 때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수학자였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80일간의 세계일주’ ‘모비딕’ ‘걸리버 여행기’ 같은 책을 읽으며 예술적 감성을 키우도록 했다. 쿠쉬는 1987년 독일에서 열린 러시아 작가 초대전 ‘Union of Artist’에 참여하며 유럽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어 LA에서 ‘American Odyssey’전을 열며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현재는 하와이에 거주 중이다.

그의 그림은 어릴 때 습득한 인상파의 화풍,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책들에서 받은 영감, 고향 모스크바에 대한 향수 등이 골고루 녹아들어 현실과 시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과 색감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험적 언어의 김경주 시인과 콜래보레이션

‘블라디미르 쿠쉬’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월 5일까지 열리는 ‘블라디미르 쿠쉬’전은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전시로, 회화·오브제·주얼리를 망라한 1백7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무의식, 욕망, 환상의 3가지 테마와 영상 작품, 드로잉 작품으로 구성된 작가의 방으로 연출된다. 이번 전시는 미술과 문학의 콜래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 ‘고래와 수증기’ 등의 시집으로 잘 알려진 김경주 시인이 쿠쉬의 대표작 21점에 문학적 해석을 덧붙였다.

기간 ~4월 5일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입장료 성인 1만2천원, 청소년 9천원, 어린이 7천원 문의 02-580-1300

디자인·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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