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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annabe star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글·구희언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13. 05. 31

2002년 일산의 ‘몸짱 아줌마’로 국내에 ‘몸짱’ 열풍을 불게 한 뷰티 트레이너 정다연. 그 후 11년, 정다연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한류 다이어트 붐의 선구자가 됐다.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도트 패치 장식 화이트 미니 드레스 B.C.꾸뜨르. 블랙 드롭 이어링 페리앤소나. 체인 장식 블랙 레더 브레이슬릿, 체인 장식 화이트 레더 브레이슬릿 티에르. 벨티드 실버 부티 다엘.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뷰티 트레이너 정다연(47)은 이름보다 ‘몸짱 아줌마’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2002년 불혹을 앞둔 ‘아줌마’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늘씬하고 탄탄한 20대 ‘아가씨’ 몸매로 우리를 놀라게 한 그는 과거 사진을 통해 ‘타고난 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며 또 한 번 반전을 선사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둘이나 둔 전업주부가 모델 뺨치는 몸매를 가졌다니. 한국에 ‘몸짱’ 열풍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4년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인기에 대해 묻자 “생소하지만 원하는 게 이뤄진 셈이다. 운동 메신저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11년, 정다연은 ‘일산’을 넘어 ‘세계’의 몸짱 아줌마로 거듭났다.

아시아 각국 오가며 ‘운동 전도사’로 활약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방송에서 보이지 않아 활동을 쉬었나 했더니 외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터라 쉴 새 없이 바빴다고 했다. 2006년에는 국내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운동 다이어트의 성공 사례로 실렸고, 2007년에는 일본에서 출간한 ‘몸짱 다이어트 프리미엄’이란 책이 일본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그는 일본에서 지금까지 7권의 책을 펴냈는데 그의 책이 일본 아마존 전체 베스트셀러 1~3위를 휩쓴 적도 있다. 그는 일본에서 2008년 발표한 ‘피규어로빅스’를 세계에 전파하는 데 힘써왔다. 중국과 대만, 아시아 각국에 피규어로빅스를 보급하는 데 성공해 지금은 아시아 전역에서 잘 알려진 GX(Group Exercise)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지금까지 60여 차례 방문해서 오랜 기간 활동했고, 제 이름도 많이 알려져서 외국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아요. 피규어로빅스는 에어로빅과 헬스를 결합한 운동이에요. 지금까지 20여 명의 수제자를 키웠는데, 현지 피트니스 클럽에서도 제게 배운 트레이너들이 가장 인기 있다고 하더군요(웃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대만 유명 힙합 그룹 쯔요이파훼이의 ‘GYM’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그는 “처음에 쑥스러워서 거절했다가 한류 다이어트 붐을 일으키고 싶어 승낙했다”고 밝혔다. 안무는 그가 고안한 피규어로빅스 동작들을 활용했다. 그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이를 계기로 여름에는 대만 록 페스티벌에도 출연할 것 같다”며 웃었다.
활달하고 수다스러운 억척 ‘운동광’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뜻밖에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일 이야기를 할 때면 눈을 빛냈다. 일본에서 7권, 중국과 대만에서 각각 2권의 책을 낸 그는 올여름 한국에서도 정다연의 ‘몸짱 다이어트 D-21 Workout’(도서출판 도도)을 출간할 예정이다. 복부, 엉덩이+다리, 가슴+등, 어깨+팔 등 부위별로 나눠서 할 수 있는 운동을 3주짜리 프로그램으로 만든 시리즈다. 미술 전공자답게 책 속 삽화도 직접 그렸다.
“기존 운동법보다는 제가 새로 고안한 운동이 많아요. 운동 초보자는 물론, 오랫동안 운동해온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중의 운동 관련 책들은 보고 따라 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그걸 깨고 싶어서 큰 사진으로 따라 하기 쉽게 구성했어요. 운동뿐 아니라 부위별로 좋은 음식과 주의사항 등 저만의 팁도 담았어요.”

남편과는 정반대 성격이라 오히려 안 싸워



3년 전 어느 한의원에서 명동을 찾은 20~50대 일본 여성 관광객 2백여 명을 대상으로 ‘가장 닮고 싶은 한류 연예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때 1위가 소녀시대도 카라도 아닌 정다연이었다. 그는 “소녀시대나 카라는 완벽해서 아예 포기한 것 같고, 저처럼 되는 건 누구나 가능하니까 1위를 한 게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의 그는 키 162cm에 몸무게 68kg으로 뱃살 두둑한 이웃의 흔한 아줌마였다. 아이를 낳고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뼈에는 이상이 없고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약해진 것”이라는 말에 헬스클럽을 다니며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신체 조건이지만 눈에 확 띄는 주부 트레이너를 보고 시작한 운동이 지금의 정다연을 만들었다. 운동으로 얻은 건 달라진 몸매만이 아니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소극적인 성격도 활달하게 바뀌었어요. 운동은 다른 취미와 달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잖아요. 그래서 모두에게 운동을 권하죠. 운동하며 나오는 엔도르핀이 우울증 치료제보다 더 강력한 효과가 있거든요. 좌우명이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인데, 항상 부지런히 살면 우울증이 생길 틈도 없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때그때 털어버린다는 그는 “여러 사람 의견을 들으면 좀 더 현명한 해결 방법이 나오기 때문에 고민거리가 있을 때는 남편이나 친구와 상의한다”고 했다.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이그조틱 프린트 블랙&화이트 슈트 블루페페. 그레이 드롭 이어링 케이트앤켈리. 큐빅 장식 인디언핑크 레더 브레이슬릿 티에르. 안에 입은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가만히 집 안에 틀어박혀서 스트레스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거기 빠져서 더 괴로워져요. 집에선 집안일을 하고 밖에서는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죠. 제일 좋은 건 애초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거예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어요.”
이렇듯 마냥 밝아 보이는 그지만 안팎으로 상처도 많다. 이혼 루머부터 가족은 팽개치고 자신만 가꾸는 ‘된장녀’ 엄마라는 의혹, 부정적인 연관 검색어까지…. 이만큼 이슈화된 ‘아줌마’가 흔치 않다 보니 국내 어느 아줌마보다 팬도 많고 안티도 있는 그다. 그는 “안티도 관심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안티도 악플도 없으면 제게 무관심한 것이죠. 처음에는 억울하고 화가 나서 방송, 잡지 인터뷰에서 악착같이 해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은 신경 쓰지 않아요. 10년 동안 꾸준히 한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욕심내서 트레이너의 본분을 벗어나는 일을 할 생각은 없어요.”
그는 “요즘도 방송 나가면 이혼했는지 물어봐 해명하기 바쁘다”라고 했다.
“결혼 초 남편이 사업하는 데 조심성이 많아서 가족에게 해가 될까봐 서류상으로 이혼하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거기 동의했다가 아니다 싶어 원래대로 되돌렸는데, 이미 ‘이혼’ 기사가 나간 뒤였죠. 그때 제가 경솔했던 것 같아요. 남편하고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죽 같이 살고 있는걸요.”
실제로 남편인 양승범 대표는 아내의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촬영을 마친 그에게 “편안하게 잘했느냐”며 다정하게 묻곤 “기사 예쁘게 써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간 정다연의 화려한 면모에 가려 이면을 보려 하지 않은 건 아닐까. 그가 어떤 엄마, 아내, 그리고 며느리인지 궁금했다.
“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남편과는 아직 한 번도 크게 다툰 적이 없어요. 서로 신뢰하고 사랑해서 다툴 틈이 없죠. 저는 성격이 차분한 편이고, 남편은 급한 편이에요. 서로 정반대라 오히려 부딪칠 일이 적어요. 아이들은 어릴 땐 운동을 도와주려 하면 쑥스러워하더니, 나중엔 거실에 운동법 붙여놓은 걸 보고 조금씩 따라 하더라고요. 비디오를 보고 따라 하려고 해도 엄마가 나오니까 민망한가 봐요(웃음). 우리 가족은 부모와 자식 간에 존댓말을 쓰지 않고 친구처럼 대화해 버릇해서, 아이들이 고민이 생겨도 제일 먼저 저랑 남편부터 찾아요.”
그는 “사실 남편보다도 시댁 식구들과 더 허물없이 지낸다”라며 “신혼 때부터 친했던 시어머니와는 남편 뒷말 하며 스트레스 푸는 사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시누이에게 운동도 가르쳐주고 있다고. 두 달 동안 10kg을 감량시켜 근육량을 늘렸다며 뿌듯해했다.
“다른 집은 남편이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하지만 저는 그걸 못하게 해요. 그래서 집에 오면 쉴 틈이 없어요. 사실 저는 집안일을 즐겨요. 몸을 움직이니 운동도 되고 집도 깨끗해지니 일석이조잖아요. 잠시라도 쉬면 시간이 아깝고 몸이 근질근질해서 못 견디겠더라고요.”
미술을 전공한 부부를 닮아 딸은 미술에 소질이 있고, 아들은 음악을 좋아한다고. 그는 “두 아이 모두 예술 계통으로 진학하려고 한다”며 “억지로 과외를 시키기보다는 좋은 인성을 갖게끔 기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직접 고안한 피규어로빅스 세계 보급이 꿈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올여름 그는 한국에서도 부위별 집중 공략이 가능한 운동법서를 낼 예정이다.



그의 워너비는 배우 윤정희다. 영화 ‘시’를 보고 윤정희에게 푹 빠졌다는 그는 “나이가 들어도 그분처럼 고상하게 늙고 싶다”고 했다. 아직 피부관리실에서 관리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그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인 듯했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젊은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 평소에는 얼굴에 바르는 제품보다 음식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몸에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때 양 대표가 대화에 끼어들며 아내의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자랑한다. 정씨는 일주일에 3일 이상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단백질 식품도 빼놓지 않고 먹는다. 그는 “단백질이 부족하면 피부가 탄력을 잃는다”라며 “과일, 채소를 즐겨 먹고, 설탕이 든 음식이나 즉석 음식은 피한다”고 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몸짱’이 되고 싶은 여성들에게 조언해달라고 하자 그는 “목표를 정하지 마라”라고 했다.
“고열량 음식 섭취가 많은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평생 해야 하는 거죠. 우선은 건강을 위해 운동한다고 생각하세요. 매일 양치질하고 샤워하듯 운동도 그렇게 해야 해요. 30분~1시간이면 충분해요. 그리고 매일 운동 방법을 바꾸는 것이 좋아요.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근육이 동작에 적응해서 정체기가 오거든요. 매일 운동 방법을 바꾸면 근육이 새로운 자극을 받기 때문에 효과가 좋아요. 많은 여성을 지도해본 경험으로 보면 3주 정도 운동을 지속했을 때 운동 습관이 생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운동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오히려 운동하지 않을 때 찜찜한 기분이 들어요. 마치 늘 해야 하는 양치질이나 샤워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쉰의 나이를 앞두고 후계자 양성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는 그의 꿈은 ‘정다연표’ 운동법을 세계인이 즐기는 운동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 한식에도 관심이 많아 일본과 중국에서 한식 요리책을 통해 전통 음식의 매력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어로빅, 필라테스, 태보, 요가 등도 모두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고안해서 세계로 퍼뜨린 것이거든요. 아직 한국이나 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수출된 운동은 제가 만든 피규어로빅스와 바디볼, S-dance밖에 없어요.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한 덕에 아직 제가 가보지 않은 나라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로도 제가 만든 운동법이 퍼져나가는 걸 보며 자신감이 생겼어요. 한국의 피규어로빅스가 태권도처럼 세계로 퍼져나가도록 노력해야죠.”

‘몸짱 아줌마’ 정다연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았나

파워 숄더 블랙 시퀸 미니 드레스 B.C.꾸뜨르. 실크 숄 칼라 화이트 롱 코트 듀공. 골드 체인 레이어드 네크리스 티에르. 멀티 컬러 비즈 이어링 티에르.



의상협찬·B.C.꾸뜨르(02-518-6324) 케이트앤켈리 페리앤소나 (02-508-6033) 블루페페(02-3445-6428) 티에르(02-540-7817) 다엘 듀공(02-542-1011)
헤어·박정률(끌림 02-546-7729)
메이크업·최혜림(끌림)
스타일리스트·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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