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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 진로 교육 A to Z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13.05.30 15:21:00

각종 교육 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두뇌지수와 공부 시간,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렇게 똑똑한 아이들이 정작 자신이 어떤 일에 재능이 있는지,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도 모른 채 대학을 졸업하고 또 평생을 살아간다.
우리 아이들의 진로 교육, 더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 진로 교육 A to Z


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준 사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학생 스스로 공부 시간을 관리해 성적을 향상시키는 스터디 플래너를 개발한 이가 바로 그다. 2005년 출시된 스터디 플래너는 그해 특목고와 명문대 수석 합격생들의 간증에 가까운 찬사를 받으며 30만 부 이상 팔려나가 수험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고 대표는 동기 부여와 학습 시간 관리를 통해 이미 학생들을 자기주도학습의 길로 이끈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고봉익 대표는 자신의 별명이 그다지 탐탁지 않다고 했다. 단지 성적을 올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공부에 대한 그의 고민은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 닿아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왜 사는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때문에 어머니 속을 많이 썩였죠. 군 제대 후 저 같은 청소년들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또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 교육에 뛰어들었죠.”
그가 학원을 운영한 방식은 좀 독특했다. 작은 동네 학원 강사로 시작해, 운영이 지지부진한 학원에 위탁 경영을 제안했고, 이를 수락한 원장을 대신해 아이들의 학습 습관부터 바로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부나 가르칠 일이지, 엉뚱한 데 시간을 낭비한다’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지만 결국 학습법 코칭이 성과를 내면서 그의 학원은 대박이 났다.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
고 대표가 많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외국 사례를 공부하고 실제 해외 다양한 학교에 견학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은 바로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었다. 사실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를 상실한 채 성적 올리기에만 매달리는 것이 지금 우리 교육, 그리고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아이큐, 공부 시간, 사교육비 등은 모두 최고 수준입니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고, 각종 올림피아드 수상을 싹쓸이하다시피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 평가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영재들은 대학 진학 후 모두 사라지죠. 어렵게 공부해 아이비리그에 진학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중퇴하는 학생들이 많고요. 2006년 컬럼비아대 논문에 따르면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한국 학생의 절반 정도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데, 그 이유가 장기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더군요. 다른 나라 학생들은 목표를 갖고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아이비리그에 가는 것 자체가 목표였던 거죠. 그렇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운 거예요. 꿈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꿈이 없는 사람은 견디기 힘들 거든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60% 정도는 대학에서의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 종사한다고 한다. 국민의 60% 정도가 자신의 삶과 전혀 상관없는 대학 간판을 따기 위해 수억원의 돈과 노력을 쏟아붓는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성인의 76%는 자아정체감 폐쇄군이라는 삼성의료원의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자아정체감 폐쇄군이란 자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딘지 모른 채 주어진 환경에 맞춰 억지로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하더군요. 이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가 열등감과 무기력이에요. 열등감은 재능을 모를 때 생기고, 무기력은 꿈이 없을 때 생기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꿈을 말해보라면 서로 손을 들던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면 한 명도 손을 안 들어요.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라 미래나 직업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지는데 이를 해결해주는 교육이 없기 때문이죠. 부모님도 도와주고 싶지만 잘 모르니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네가 찾아봐라’라는 식으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요.”
이에 반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늦어도 중학교 때는 진로 교육을 실시해 아이들의 재능에 기반을 둔 비전을 제시한다.
“진로 교육이 성공하려면 재능의 발견, 5년 이상 집중하는 시간, 재능 교육이 중요하다는 부모의 마인드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그런 경우죠. 김연아 선수도 훌륭하지만 자녀가 어릴 때 재능을 발견해 교육시킨 부모가 더 대단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꿈을 찾고 열정 품게하는 진로 교육

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 진로 교육 A to Z

수년간 쌓은 진로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교와 기업의 진로 위탁 교육 및 컨설턴트 양성을 하고 있는 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가운데)와 윤정은 TMD 인재양성연구소장(왼쪽), 정윤경 컨설턴트(오른쪽).





최근 우리나라 교육계도 진로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강화하는 추세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다며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꿔가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중1 진로집중학년제’, ‘자유학기제’ 등의 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진로 교육은 학교 교육 과정은 물론이고 고교·대학 입시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교육 현장에서는 진로 교육의 실제적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봉익 대표는 2007년부터 일찌감치 진로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청소년들의 진로 개발과 진학 설계를 도와주는 ‘행진(행복한 진로)’이라는 진로 · 진학 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자체 20여 곳, 기업 10여 곳, 전국 초중고교 5백여 곳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진로 교육을 진행했으며, 자체적으로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행진 프로그램은 크게 나 발견하기, 세계 발견하기, 인생 설계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나 발견하기’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 흥미, 성향, 가치를 정리한 뒤 ‘세계 발견하기’ 과정에서 관심 분야를 깊이 있게 탐색하고 ‘인생 설계’ 과정에서 그 분야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진학 지도가 원하는 대학을 정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식이었다면 행진 프로그램에서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최고의 위치에 올랐을 때를 가정한 뒤 거꾸로 그 위치에 가기 위한 길을 설계하는 방식이 특징”이라고 고봉익 대표는 설명한다.
여러 교육 가운데 진로 교육은 특히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자녀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다 컨설팅을 받고 돌아간 부모들도 아이들이 재능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는 것이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엄마와 매일 싸우던 여학생은 행진 프로그램을 통해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찾아냈고, 지금은 스스로 열정에 불타 스위스 로잔에 있는 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진로 교육을 통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법을 터득한 덕분이죠.”
고봉익 대표는 아이들에게 이런 밝은 미래를 안겨주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TMD 교육그룹이 성인을 위한 진로 코치 트레이닝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정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받고 방과 후 진로 교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센터를 내고 진로 코치로도 활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 아이 진로 설계의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과거 미국의 한 어부가 강가에서 돌멩이를 주워 대문 틈에 끼워놓았는데 지나가던 지질학자가 그걸 보고 팔라고 해서 10달러에 팔고는 횡재했다며 쾌재를 불렀대요. 그런데 다음 날 신문을 보고 하잘것없어 보이던 그 돌멩이가 사실은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는 걸 알게 됐대요. 누구든 재능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아이 주변에 어부의 눈을 가진 사람만 있다면 아이는 평생 남의 집 대문 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겠죠. 지질학자처럼 아이의 재능을 발견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죠.”

여성동아 2013년 6월 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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