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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강호동 VS 유재석 10년 라이벌, 진짜 ‘웃음 대통령’은 누구?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12. 14

지난 10년간 한국 예능계에는 절대 강자 2인이 있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그 주인공. 얼마 전 강호동의 복귀로 새로운 라이벌 구도의 전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강호동의 호탕한 웃음, 유재석의 깨알 같은 재미, 대중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강호동 VS 유재석 10년 라이벌, 진짜 ‘웃음 대통령’은 누구?


1 Round 치열했던 라이벌 10년

강호동 VS 유재석 10년 라이벌, 진짜 ‘웃음 대통령’은 누구?

공포의 쿵쿵따(위) 일요일이 좋다-X맨(아래)



강호동(42)과 유재석(40)은 2002년 KBS ‘공포의 쿵쿵따’를 통해 최고의 MC로 등극했다. 당시 더블 MC를 맡은 두 사람은 서로 상반되는 성향을 보이며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공포의 쿵쿵따’는 토크와 게임이 결합된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강호동과 유재석의 ‘투맨쇼’나 다름없었다. 강호동은 무식하고 호탕한 캐릭터를, 유재석은 촐싹거리고 얄미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기량을 200% 이상 끌어냈다. 2006년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SBS ‘일요일이 좋다-X맨’에서도 유재석이 분위기를 조율하고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메인 MC로 활약했고, 강호동은 몸으로 부딪히고 망가지며 화통한 웃음을 선사했다.
강호동이 단독 MC로서의 진가를 선보인 프로그램은 SBS 집단 토크쇼 ‘야심만만’이다. 당시 촌스럽고 순박한 그의 이미지는 게스트를 무장해제시켜 속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며 6년 장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야심만만’의 대성공은 2006년 MBC ‘무릎팍 도사’와 2009년 SBS ‘강심장’으로 이어져 지금의 강호동을 있게 했다.
유재석 역시 2004년부터 지금까지 MBC 토크쇼 ‘놀러와’ 진행을 맡고 있다. 김원희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게스트들이 마음껏 ‘놀다’ 갈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있는 그는 2006년 MBC ‘무한도전’과 함께 진정한 ‘유재석의 시대’를 열었다. 본격적인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나선 ‘무한도전’은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이 이룬 ‘오합지졸’ 속에서도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유재석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만큼 유재석의 존재는 절대적이고 ‘유느님’이라는 별명도 괜히 붙여진 게 아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숱한 압박과 논란이 있었지만 유재석은 자신의 이름값 하나로 프로그램을 굳건히 지켜냈다. 또한 ‘무한도전’으로 쌓은 그의 리얼리티 예능감은 SBS ‘런닝맨’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강호동표 리얼 버라이어티는 단연 KBS ‘1박2일’이다. ‘1박2일’은 여행이라는 테마를 리얼 버라이어티와 접목시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강호동은 팀의 맏형으로서 가끔은 멤버들을 힘으로 제압하며 ‘독재자’로 군림하기도 했지만 이는 결국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시즌1이 막을 내리고 시즌2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강호동 하면 ‘1박2일’을 빼놓을 수 없다.

2 Round 무대 장악력
강호동 파워·카리스마·공감



강호동 VS 유재석 10년 라이벌, 진짜 ‘웃음 대통령’은 누구?

1박2일



강호동의 가장 큰 위력은 판을 벌일 줄 안다는 것이다. 이 능력은 ‘1박2일’ 때 여실히 드러났다. 6명의 멤버들이 짜인 대본 없이 스스로 웃음거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늘 강호동은 선두 주자로 활약했다. 어떻게든 끊임없이 상황을 만들어내고 사건을 일으키면서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다.
또한 그의 진행에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다.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그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힘이 됐다. 특히 ‘무릎팍 도사’에서는 힘세고 무식한 자신의 캐릭터를 진솔함으로 극대화시켜 웃음과 인간미를 동시에 안겨줬다.
마지막으로 강호동의 강점은 일반인과의 접촉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가 무대를 장악하는 데 유용한 무기로 쓰인다. 강호동은 ‘1박2일’에서 전국을 누비며 시골 마을 어른들을 서슴없이 ‘어머니’ ‘아버지’라 불러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했고 ‘스타킹’에서도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때로는 무릎을 꿇은 채 진행하는 등 대중과 유대감을 쌓아갔다. 지난해 9월 세금 탈루 의혹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뒤 1년여 만에 복귀하면서 그가 첫 프로그램으로 ‘스타킹’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1월 10일 ‘스타킹’으로 돌아온 강호동은 피아노를 치며 가수 노사연의 ‘만남’을 노래한 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만 봤으면 몰랐을 텐데 멈춰서 생각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법을 알게 됐다. 공백기를 가지며 결과에 상관없이 방송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알았다. 시청자분들도 나와 함께 매주 토요일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호동은 언제나 그랬듯 익살과 호탕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리드했고 아픔이 있는 사연을 경청하며 공감했다. 초반의 어색한 표정은 시간이 갈수록 편하게 바뀌었고 방송 말미가 되자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마침내 프로그램을 장악했다. 결국 이날 방송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강호동은 11월 23일 정우성이 게스트로 참석하는 ‘무릎팍도사’ 녹화를 진행하며 MBC로도 복귀한다. KBS 역시 강호동을 메인 MC로 하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석 겸손·배려·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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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왼쪽) 무한도전(오른쪽)



유재석의 장점은 배려형 MC라는 점이다.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개그계에 입문한 유재석은 개그 프로그램 코너의 단역부터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 등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신인 시절 메뚜기 탈을 쓰고 몸 개그를 펼치기도 했고, 카메라 울렁증이 심해 짧은 대사도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잊기 일쑤였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그렇기에 그의 내면에는 늘 겸손함이 깔려 있다. 실제로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무명 연예인의 심리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해왔다.
이것이 배려심으로도 연결돼 유재석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상대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주는 진행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예능계에서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 역량이 더욱 중요한데, 유재석은 MC로서 권위는 내려놓고 게스트 혹은 멤버들과 어울려 놀며 상대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대표적인 수혜자가 바로 박명수다. 유재석은 박명수의 다소 거칠고 막무가내인 캐릭터도 웃음 코드로 승화시켜줬다. 그러려면 상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만 적절하게 띄워줄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1백 회를 맞은 ‘런닝맨’ 또한 유재석의 섬김형 진행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7월 첫 방송된 ‘런닝맨’은 초기만 해도 캐럭터가 약하고 게임도 식상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런닝맨’ 멤버들은 똘똘 뭉쳐 결국 1백 회를 달성했고,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멤버들이 각자 ‘ 능력자’ 김종국, ‘기린’ 이광수, ‘개리쒸’ 개리, ‘멍지효’ 송지효, ‘왕코형님’ 지석진 등의 캐릭터를 잡아갈 수 있게끔 많은 힘을 불어넣어준 이가 바로 유재석이다.

3 Round 성장 환경 · 사생활

강호동 VS 유재석 10년 라이벌, 진짜 ‘웃음 대통령’은 누구?

2006년 결혼한 강호동과 이효진 씨(위). 강호동은 지난해 탈세 혐의로 논란이 일자 바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씨름 선수에서 국민 MC로, 강호동
1970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강호동은 1990년 19세에 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씨름의 황제 이만기를 제압하고 최연소 천하장사로 등극했다. 그해 강호동은 백두·천하장사 3관왕에 성공했고 이후 두 차례 더 천하장사에 오른 뒤 1992년 민속씨름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듬해 그는 이경규의 추천에 힘입어 MBC 특채 개그맨으로 뽑혀 연예계에 데뷔했다. 커다란 덩치와 상반되는 남다른 순발력, 익살스러운 말투와 애교를 무기 삼아 그만의 코미디를 선보인 강호동은 1994년 MBC 방송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 수상 이래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국세청이 강호동에 대한 세무 조사를 마치고 수십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 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은 1년 가까이 두문불출했다.
이때 가장 큰 위로가 된 존재는 다름 아닌 가족. 2006년 아홉 살 연하의 이효진 씨와 결혼한 강호동은 2009년 아들을 낳았다. ‘1박2일’ 촬영차 백두산에 올라갔다가 돌아온 뒤 가진 아이라 태명도 ‘백두산’이라고 지어 한동안 화제가 됐다. 1년의 공백기 동안 강호동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 아내와 손을 잡고 다정히 산책하는 모습이 여러 매체에 포착됐는데, 그때마다 강호동은 “가족과 함께 있으니 배려해달라”며 정중하게 인터뷰를 사양했다.

어려서부터 끼 다분했던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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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유재석 어린 시절’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흑백 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까지 그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똘망똘망한 눈과 통통한 볼살이 귀여움을 자아낸다. 사진마다 해맑게 웃는 표정은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유재석은 어려서부터 오락 시간마다 사회를 도맡아 보고 수업 시간에도 엉뚱한 대답으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얼마 전 출간된 ‘일인자 유재석’이란 책에도 유재석의 유년 시절 얘기가 적혀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유재석은 여동생 둘이 자신이 가장 아끼던 장난감 경찰차를 숨겨놓자 동생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생들의 보물 1호인 인형 토토의 머리카락을 삭발한 뒤 ‘토토 군대 간다’라는 쪽지를 남겼다고 한다. 또 초등학교 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세 번이나 이사를 했던 그는 전학 간 학교에서 선생님이 “재석아 너는 무슨 띠니?”하고 묻자 “땀띠요”라고 대답해 친구들 사이에서 ‘웃긴 아이’로 불리게 됐다고.
이렇듯 유재석은 어린 시절부터 남을 웃기는 데도 열심이었고 중학교 1학년 때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1번지’의 영구, 심형래를 보고 장래희망을 개그맨으로 정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 쓰고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이미 알려졌듯이 평탄치 않았다.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메뚜기 탈을 쓰고 활동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9년 가까이 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08년 MBC 아나운서 나경은과 결혼해 세 살배기 아들을 둔 유재석은 가정적인 남편으로도 방송가에 소문이 자자하다. 얼마 전 그는 방송에서 “아직 우리 부부는 권태기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밝혀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4 Round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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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편 JTBC ‘신의 한 수’에서는 역학자인 경기대 동양철학과 조규문 대우교수가 출연해 예능계의 양대 산맥인 강호동과 유재석의 관상을 풀이해 흥미를 모았다. 먼저 눈과 눈썹 사이를 뜻하는 ‘전택궁’은 부동산 운을 논하는 것으로 강호동과 유재석 모두 전택궁이 넓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더욱이 강호동은 눈꼬리가 올라간 봉황새의 눈을 하고 있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될 운명을 타고났다고. 유재석의 눈은 누운 반달 형태로 맑고 깨끗한 눈이라고 한다.
코를 뜻하는 ‘재백궁’ 역시 재물운을 판가름하는데, 강호동의 코는 일명 ‘복코’는 맞으나 얼굴 크기에 비해 코가 다소 작다는 평이고, 그에 반해 유재석의 코는 얼굴 크기에 비례하며 얼굴 가운데 중심을 잘 잡고 있어 관상학적으로 좀 더 좋다고 한다.
실제로 두 사람 모두 재물 분야에서도 단연 최고다. 출연료만 따져도 프로그램당 출연료는 1천만~2천만원 선으로 두 사람 모두 연간 2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CF, 행사 등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들은 출연료를 포함해 연간 40억~50억원은 거뜬히 벌어들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강호동은 이번 복귀에 앞서 이수만 회장이 이끄는 소속사 SM C·C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유상증자를 받았다. 강호동은 이 회사 주식을 주당 2천9백원에 68만9천5백 주를 받았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9억9천9백55만원이다.
또한 강호동이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 육칠팔(대표 김기곤)은 최근 미국 LA와 애틀랜타, 하와이 등 해외에도 진출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3백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0년 대비 지난해 매장 증가율은 775%에 달해 가맹점 포함 외형 매출까지 합하면 1천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렇다면 내년 예능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조규문 교수는 유재석의 손을 들어줬다. 결정적인 이유는 2013년이 ‘계사년(癸巳年)’이기 때문이다. 오행에 의하면 계사년은 물과 불이 합쳐 온천수를 이루는 시기로 이는 문화적으로 안정기를 뜻하는데, 이럴 때는 유재석의 깨끗하고 안정된 이미지인 ‘청수지상’이 더 좋을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강호동의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관상인 ‘위맹지상’은 혼란기 때 위력을 발휘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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