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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WEET HOME

아티스트 한젬마의 아틀리에 하우스

창작하고 사랑 나누는 감성 공간

기획·강현숙 기자 사진·지호영 기자 || ■ 헤어·양희(끌로에 02-512-5400) ■ 메이크업·최석현(끌로에)

2011. 01. 06

아티스트 한젬마는 “집은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라 창작하고 나누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온 가족의 감성을 자극하고 영혼을 성장시키는 그의 집 곳곳에는 예술가적인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갤러리이자 아틀리에인 그곳에서 이제 막 다섯 살이 된 딸아이는 감성을 무럭무럭 키우며 해맑게 성장하고 있다.

#1 아티스트 한젬마의 가족 위한 예술 작품, 아틀리에 하우스

화가, 큐레이터, 아트디렉터, 작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미술과 소통해온 아티스트 한젬마. 그는 ‘집=휴식처’라는 흔한 공식을 과감하게 거부한다. 다섯 살배기 딸아이, 남편과 함께 생활하는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은 가족의 감수성이 키워지고 영혼이 성장 발육하는 공간이다.
“집은 쉬는 곳이 아니라 창작하고 나누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시선이 어떤 일상적인 공간보다 많이 머물며, 그 시선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감성도 다르게 성장하죠. 전 어려서부터 제 시선이 머무는 곳에 원하거나 추구하는 목표를 배치해 잠재적으로 제 감성이 성장하도록 노력했어요. 이 방법을 집 인테리어에도 고스란히 반영했답니다.”
특히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한 때인 아이를 위해 아이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신경 써 집을 꾸몄다. 마당에서 가드닝을 하고 차고를 개조해 만든 아틀리에에서 엄마와 함께 미술 작업을 하며 아이는 자유롭게 세상을 배워가고 있다.

아티스트 한젬마의 아틀리에 하우스


아티스트 한젬마의 아틀리에 하우스


1 맑고 청명한 느낌을 주는 민트 컬러로 소파 커버를 만들어 거실에 생동감이 넘친다.



2~6 지난 95년부터 ‘관계’ 시리즈로 ‘못’ 작품을 해온 한젬마. 못으로 사람을 만들어 다양하게 재해석하고 있는 그는 이를 모티프로 가구를 제작하고 조명·러그 등을 만들어 집 안을 꾸몄다. 그의 집에 들어서서 못사람을 모티프로 한 가구와 소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못사람 모티프로 제작한 가구와 소품으로 감성 자극해
한젬마의 집은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다. 1층 거실에는 지난 95년부터 선보인 ‘관계’ 작품의 하나인 ‘못사람’이 설치돼 있다. 이 못사람들은 지하에서 지상 2층까지 집 안 곳곳에서 책상, 의자, 수납장, 행어, 조명, 난간, 쿠션, 침대 커버 등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해 집 안에 통일감을 주고 따스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남편의 서재를 겸하고 있는 1층의 게스트룸은 못 시리즈 작품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아트룸’이다. 조명부터 책상, 의자, 침구 세트, 장식 수납장 등을 모두 못 시리즈 작품을 모티프로 제작한 것. 이외에 안방과 아이 방 등이 자리한 2층 곳곳에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놓아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냈다. 안방에는 한젬마의 팝적인 작품 ‘뷰티 프렌드’를 놓아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고, 아이 방과 2층 거실에는 오승윤 화백의 작품, 백남준 작품 포스터 등을 붙여 장식했다. 게스트룸에 딸린 파우더룸에는 한국적인 도자기를 세팅해 외국인 손님들이 예술적인 감흥은 물론 한국적인 멋도 경험할 수 있게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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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젬마가 지난 95년부터 선보인 ‘관계’ 작품의 하나인 ‘못사람’. 이를 모티프로 집 안 곳곳을 꾸며 집 안 전체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2 한젬마의 보물 1호인 딸 혜연이. 엄마를 닮아 예술적인 재능이 다분하다.
3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에는 한젬마가 직접 만든 펜던트 조명을 달아 포인트를 줬다. 청계천 등지에서 재료를 구입해 저렴하게 만들었다고. 미술 작품들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에 캐주얼한 펜던트 조명이 생동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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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서재 겸 게스트룸. 한젬마의 못 시리즈 작품으로 만들어진 아트룸으로 조명부터 가구, 침구, 수납장 등을 모두 못 시리즈 작품을 모티프로 제작했다. 외국인 손님들이 주로 묵는데 유명한 아트호텔보다 더 멋지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가족 사랑이 넘쳐나는 공간 만들어
한젬마 집은 1층은 남편을 위한 공간, 2층은 아이를 위한 공간으로 그의 가족 사랑이 곳곳에 배어 있다. 생활하기 편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선택한 것도 아이를 위해서다. 결혼 8년 만에 얻은 딸 혜연이는 부부에게 보석 같은 존재다. 출산 후 1백 일이 지나서 남편 일로 독일에 가게 된 부부는 우거진 나무가 가득한 친환경적인 곳에서 아이를 키웠다. 옥상에 정원과 작은 옥탑방이 있는 운치 있고 낭만적인 곳에서 토마토, 파프리카, 감자, 당근 등을 키우며 아이의 감성을 무럭무럭 자라게 했다. 귀국 후 차소리나 거리 음악보다 새소리나 매미·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카페나 상점보다 놀이터나 벤치가 있는 곳을 찾던 중 지금의 집을 발견하고 인테리어 공사 후 이사했다.
“저희 집은 아이에게는 엄마와 함께하며 예술적인 감성을 키우는 곳, 남편에게는 지인들과의 파티·미팅 장소이자 제2의 회사, 제게는 엄마이자 아내·아티스트로서의 역할이 가능한 멀티 공간이에요. 앞으로도 집이 단순히 휴식처가 아닌 감성을 자극해 제 가족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곳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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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자리한 안방 겸 부부 침실. 침대와 화장대, 붙박이장 등 꼭 필요한 가구만 놓아 심플하게 꾸몄다. 못사람을 모티프로 만든 침구 세트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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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안방에 놓인 한젬마의 작품 ‘뷰티 프렌드’. 마술사들이 미녀들을 박스에 넣고 난도질하는 마술을 모티프로 제작했다. 화장을 하면서 예뻐지기 바라는 여성들의 욕망, 마술처럼 변신을 가능하게 하는 메이크업을 상징한다.
3 2층 벽난로가 있던 자리에는 기도방을 만들었다. 한젬마와 딸아이가 기도를 하며 마음을 가꾸는 곳이다.

#2 엄마 한젬마, 창의성 키우는 육아를 말하다
예술가인 엄마를 둔 덕분에 혜연이는 또래 아이보다 감성이 풍부하고 예술적 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일 때문에 바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그는 아예 자신의 환경에 아이가 함께하도록 라이프스타일을 바꿨다. 전시를 보거나 아티스트와의 미팅 등에도 여건이 허락된다면 아이를 데려가는 것은 물론 차고를 개조해 만든 자그마한 아틀리에 한켠에 아이의 작업 공간을 마련해줬다. 이곳에서 혜연이는 물감놀이, 펜낙서, 종이 자르고 붙이기 등 다양한 미술놀이를 하며 자연스레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운다. 마당에도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작은 모래사장을 꾸며줬고, 아이패드에 미술놀이 관련 프로그램을 깔아 수시로 미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 방이 자리한 2층 거실에는 아이 작품으로 갤러리 월을 만들어 꾸며놓았어요. 제 작품인 못사람 모티프로 모양을 냈고요. 자신이 직접 그리고 만든 작품을 걸어주니 자신감을 갖고 미술놀이에 더욱 흥미를 보이더라고요. 아이와 직접 갤러리 월을 꾸미면 엄마와의 유대감도 돈독해질 수 있어요.”
주방도 오감이 자극되는 훌륭한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다. 미키마우스·푸우 등 캐릭터 모양의 틀로 식빵을 찍어 아이에게 주면 똑같은 빵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상상력도 키워진다. 쿠키를 만들 때 아이에게 모양을 찍게 하거나 장식을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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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대 맞은편에는 화이트 컬러 수납장과 책장을 놓아 장난감과 아이 옷 등 자잘한 물건을 정리했다. 꿈동산을 연상시키는 오승윤 화백의 작품을 벽에 걸어 포인트를 줬다.
2 2층 거실은 아이가 다양한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못사람 모티프의 쿠션과 카펫으로 1층과 통일감을 줬고, 아이의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동물 오브제와 못사람으로 장식한 엄마표 조명을 달았다.
3 2층 거실 한쪽 벽에는 못사람 모티프로 만든 갤러리 월을 설치해 아이가 마음껏 그림을 그리며 예술적인 감성을 키우도록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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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처럼 꾸민 혜연이 방. 미끄럼틀이 부착돼 있는 놀이침대와 다양한 놀이기구, 책을 놓아 아이가 마음껏 뛰놀며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3 주부 한젬마의 살림 노하우를 엿보다
주부 한젬마의 모습은 소박하고 소탈하다. 살림살이 역시 신혼 때부터 사용하던 것이 대부분. 집 안에 불필요한 물건은 놓지 않고 수시로 정리하려고 노력하며 가능한 한 물건을 새로 사지 않는다. 청계천, 동대문, 방산시장, 집 근처 재래시장은 그가 즐겨 가는 쇼핑 장소. 샹들리에, 아이 방 조명, 다이닝룸 조명 등은 직접 만들 만큼 기성 제품보다는 아이디어를 더해 리폼하거나 제작하는 걸 좋아한다.
“음식을 만들 때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요. 한식을 주로 만드는데, 소금·설탕·인공 조미료를 거의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조리하죠. 부족한 음식 솜씨는 미적인 감각을 십분 발휘해 예쁘게 세팅하는 것으로 보충하고요(웃음).”
남편의 일로 인해 집에서 파티가 자주 열리는데, 이럴 때는 특별한 디저트로 흥미를 돋운다. 붕어빵 만드는 도구를 구입해 홈메이드 붕어빵을 만들어 제공하는 식. 사람들의 기분을 훈훈하게 하고 집에서 만들어 건강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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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차고를 개조해 만든 아틀리에에 혜연이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창작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엄마와 함께 다양한 미술놀이를 하며 자연스레 창의성, 상상력을 키운다.
3 아틀리에 벽은 한젬마가 영향을 받고 싶은 시각적 이미지들이 가득 부착돼 있다. 이런 것들이 태양의 빛처럼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영감의 씨앗이 된다고.
4 사람 모습을 연상시키는 미디어 수납장과 비슷한 모양이 눈길 끄는 백남준의 작품 포스터.
5 아틀리에 한켠에는 혜연이가 그린 그림과 상장 등 아이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수납장을 놓았다. 나중에 혜연이가 시집갈 때 혼수로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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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사람 모티프로 장식한 그릇 세트는 지인 선물용으로 특별히 제작한 것. 한젬마가 직접 그릇으로 만든 조명이 유머러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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