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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가을엔 책이랑 놀자~!

아이 평생 독서습관 좌우하는 책 읽어주기

아이의 미래가 엄마에게 달렸다!

글·송화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 도움말·유소영(건국대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 ‘책 읽어주고 이야기해주는 부모들’ 저자)

입력 2008.10.14 10:03:00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처음 책을 접한다.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책을 읽기 전까지, 혹은 그 후에도 부모가 어떻게 책을 읽어주는가에 따라 아이의 독서습관이 결정되는 것. 아이의 평생 언어능력과 상상력, 창의력을 좌우할 수 있는 책 읽어주기의 효과와 재미있게 읽어주는 법 등을 알아봤다.
아이 평생 독서습관 좌우하는 책 읽어주기

▼ Why- 왜 책을 읽어줘야 하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언어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게 해주는 것과 같다. 언어는 사람에게 있어 세상으로 통하는 길이므로, 일찍부터 그 길을 활짝 열어주면 아이의 미래는 달라진다.
아이가 말 배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언어 훈련에서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아이들은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가 어느 순간 말문이 트이면 곧바로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말을 시작하기 전 이미 수많은 단어를 듣고 이해하며 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일찍부터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는 풍부한 어휘와 세련된 표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어 구사 능력이 한 차원 높아진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일찍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 이야기를 꾸준히 들은 아이는 책을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을 익힌 뒤 스스로 찾아 읽게 된다.
아이가 글씨를 익힌 뒤에도 책은 꾸준히 읽어주는 게 좋다. 희곡을 읽는 것과 연극을 보는 것이 전혀 다른 감동을 주는 것처럼, 자신이 직접 책을 읽는 것과 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중학생이 될 무렵까지 읽기보다 듣기에 편안함을 느낀다. 듣기를 통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도 읽기로는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언어능력과 상상력, 창의력, 이해력을 높여주고 독서의 즐거움까지 배우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What-어떤 책을 읽어줄까?
시중에는 아이를 위한 연령대별 필독도서 목록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목록이 모든 아이에게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나이라 해도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경험, 친구 관계, 지적·정서적 훈련의 차이 등에 따라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필독도서 목록은 기준으로만 참고하고, 아이의 수준·흥미·기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당한 책을 골라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어린이도서관에 가서 사서와 의논하는 것이다. 사서는 다양한 어린이책을 접할 뿐 아니라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므로, 아이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한 뒤 책을 추천받으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부모가 직접 아이책을 고를 때 신경 쓸 것은 ‘밝고 희망적인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 주인공이 험난한 시련을 겪고 아슬아슬한 위기에 처하는 내용이 있을지라도 마무리만큼은 행복한 것이 좋다. 세상이 늘 밝고 환하기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드물게 ‘프란다스의 개’와 같은 비극을 읽어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책을 자주 읽어줄 경우 아이는 정서적인 충격을 받고 책 읽는 재미를 잃게 된다. 아이가 책 이야기를 싫어하게 되는 순간 책 읽어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효과는 물거품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야기 구조는 직선적이고 단순한 것이 좋다. 아이들은 두뇌가 잘 분화돼 있지 않으므로 큰 줄거리 안에 작은 줄거리가 얽혀 나오는 이야기, 결정적인 결말이나 해결 없이 끝나는 이야기, 등장인물이 복잡한 이야기 등은 피해야 한다.

0~2세 : 감각적 인상 심어주기
갓 태어난 영아는 책의 내용이나 어휘에 집중하지 못한다. 다만 자신을 바라보는 친근한 얼굴을 향해 눈을 돌리고 소리의 높낮이를 느낄 뿐이다. 이런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꼭 안아 따뜻한 안정감을 느끼게 한 뒤 다정한 소리로 얼르듯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다.
돌이 지나 아장아장 걷게 되면 엄마, 아빠 등과 같은 단어를 말하게 되고 친숙한 물건 이름도 하나씩 배우게 된다. 사물과 사물을 부르는 소리를 연결해 기억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시기다. 이때는 개념책(concept book)이나 가리키는 책(pointing book)을 읽어주는 게 좋다. 젖병·우유·공·사과·자동차·강아지·신발처럼 아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 그림이 그려진 책으로, 책을 펴놓고 ‘공이 어디 있지?’ 하면서 함께 놀아준다. 아이가 정확히 공 그림을 가리키면 ‘정말 거기 공이 있네. 우리 아기 잘도 맞히지’ 하면서 꼭 안아주고 칭찬해주면 된다. 이처럼 단순한 단어 알아맞히기가 발전하면 이야기가 되고, 나아가 독서의 시작이 된다.
만 두 살이 가까워오면 줄거리가 아주 짧은 이야기나 아이의 일상생활을 그린 책 등을 읽어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잠에서 깨어나 옷 갈아입기, 이 닦고 세수하기, 밥 먹기, 놀기, 다시 잠자리에 들기와 같은 일상이 익숙하면서도 낯설 수 있다. 그때 이런 내용이 담긴 그림책을 읽어주면 조금씩 자기가 사는 세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아이 평생 독서습관 좌우하는 책 읽어주기

3~4세 : 배려심과 상상력 북돋우기
‘미운 다섯살’이라는 말이 있다. 만 3~4세가 되면 아이들이 어른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 행동하려 들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아이가 고집을 부리는 것은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기 시작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말썽꾸러기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에 흥미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끝마무리는 행복하기를 기대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독립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래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주제로 한 책을 읽어주면서 사회성을 길러주는 게 좋다. ‘과자는 친구와 나눠 먹어야 해요’ ‘자동차를 혼자 갖고 노는 것은 나빠요’와 같이 구체적인 메시지가 있는 그림책이 적당하다.
이 시기 아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상상의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 혼자 노는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상상의 친구와 1인 2역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에게는 아이의 실제 이름과 상상 속의 친구 이름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꾸며 들려주면 무척 즐거워한다.

4~6세 : 독립심, 모험정신, 세상에 대한 이해 키워주기
네 살 무렵이 되면 아이는 자신이 접하는 세상을 관찰하고, 해석하려 한다. 말을 막 시작할 때 주위의 사물에 호기심을 보이며 ‘이게 뭐예요?’라고 묻던 아이가, 이 시기부터는 ‘왜 이렇게 됐어요?’와 같은 분석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때 읽어주면 좋은 책은 윌리엄 스타이그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조약돌’이나 한스 아우그스토레이의 ‘개구쟁이 꼬마 원숭이’처럼 모험정신이 등장하는 책이다.
당나귀 실베스터는 세상을 탐험하러 나갔다가 요술에 걸려 조약돌로 변하는 위기를 겪는다. 실베스터를 잃은 부모는 아이를 찾으려고 애쓰지만 바로 옆에 돌로 놓여 있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른다. 이야기는 마지막 순간, 실베스터의 마법이 풀리면서 가족이 다시 행복을 찾는 것으로 끝난다. ‘개구쟁이 꼬마 원숭이’ 역시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 원숭이 조지가 위험한 모험을 즐기다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과 그에 대한 두려움, 안전한 집에 돌아왔을 때 느끼는 안도감 등이 자신만의 느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시에 자신도 세상으로 나가 탐험이나 모험을 해도 좋다는 안심을 하게 된다.

6~8세 : 학교와 그 밖의 세상에 대한 탐구 도와주기
만 여섯 살이 되면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게 된다. 놀이공간의 성격이 강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다른, 본격적인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소재로 한 책을 읽어주면 좋다. 친구·수업·선생님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무렵부터는 책을 읽어준 뒤 들은 이야기를 한 번 다시 말해보라고 권해도 좋다. 아이가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을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의미에서다. 주의할 것은 암기력이나 말솜씨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이야기를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 아이가 그런 분위기를 느끼면, 어른이 책을 읽어줄 때마다 이 이야기를 다시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책 듣는 재미를 잃을 수 있다.



아이 평생 독서습관 좌우하는 책 읽어주기

▼ How-어떻게 읽어줄까?
‘파우스트’를 쓴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자신의 문학적인 자질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 의해 길러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의 어머니는 독일어를 겨우 읽고 쓸 수 있을 정도의 교육밖에 받지 못했지만, 매일 저녁 괴테가 잠들 때까지 그의 곁에서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한다. 이처럼 책 읽어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전문가에 비해 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말주변이 없을지라도, 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부모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에게 멋진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듣기’에 적합한 내용으로 정리하기
책 중에는 눈으로 읽기에는 별 무리가 없지만 듣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 있다. 이런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손질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대강의 줄거리를 간추린 다음 불필요한 부분을 빼고 이야기를 간결하게 만들어야 한다. 필요 없는 형용사나 부사는 과감하게 빼고, 어려운 단어나 외래어는 친숙한 표현으로 바꾼다.

자신의 이야기처럼 설명할 수 있게 공부하기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가 계속 집중할 수 있게 하려면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분석해 사건을 간단하게 순서화한 뒤, 클라이맥스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클라이맥스에 오기까지 과정을 정리해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인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부모가 확실하지 않은 말투를 쓰거나 이야기의 연결을 놓쳐 꾸며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흥미를 잃는다. 짧은 동화책 정도라면 미리 연습해서 책을 보지 않고 이야기하듯 읽어주는 게 좋다.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도깨비가 나오는 책을 읽어줄 때는 도깨비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곰 인형을 근처에 두는 것이 좋다. 아이가 이야기 속으로 좀 더 쉽게 빠져들 수 있게 해주는 장치를 하는 것이다. 집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잠들기 전 시간대를 택하는 게 좋다. 하루 종일 뛰놀던 아이도 이 시간이 되면 차분해지고 부모의 말에 귀 기울이므로 이 무렵을 ‘책 읽어주는 시간’으로 정해 매일매일 책을 읽어주면 효과가 높아진다.

아이와 소통하며 극적으로 읽어주기
책을 읽어주면서 목소리 변조, 속도 및 음성 조절, 눈맞춤, 얼굴 표정 변화, 몸짓·손짓 등의 기술을 활용하면 아이는 훨씬 더 이야기에 몰입한다. 대화 부분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에 따라 할아버지 목소리, 아기 목소리를 각각 흉내내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변조하고, 본문을 읽어줄 때도 말하는 속도를 달리하거나 목소리의 높낮이·크기·강도를 조절해 이야기에 강약을 주는 게 필요하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 마치 함께 이야기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전체 내용을 읽어보면서 각각의 부분에 맞는 얼굴 표정과 몸짓, 손짓 등을 준비해두는 게 좋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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