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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Volunteer Work

김종실 주부의 식품안전 감시 자원봉사

“학교 앞 불량식품이 사라지고, 건강한 먹을거리가 많아지는 걸 보면 가슴이 뿌듯해요~”

기획·강현숙 기자 / 구술정리·안소희‘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2006. 10. 18

생협 소모임에서 식품안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실씨(31). “건강한 밥상이 건강한 세상을 만든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자원봉사 체험기를 들어본다.

김종실 주부의 식품안전 감시 자원봉사

김종실씨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실험하고 모니터링하며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종실 주부의 식품안전 감시 자원봉사

세살배기 딸 기주의 아침식사 시간, 기주는 된장찌개와 김치, 멸치조림, 고등어구이 반찬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식사 후에는 간식으로 볶은 쥐눈이콩을 오도독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는다. 피자나 햄버거보다 된장과 김치를 더 좋아하는 토종 입맛의 기주를 보고 또래 아이 엄마들은 비결이 뭐냐고 묻곤 하는데, 내 대답은 바로 ‘생협’이다.
지난 2004년 12월, 아이의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나는 부천시민생협과 인연을 맺게 됐다.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먹일지 고민하다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생협에 가입한 것. 그 후 생협에 가입한 회원들이 활동하는 식품안전 소모임에 참가하면서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생협에 공급되는 식품과 일반 식품을 관리하고 감시하며 식품안전에 관한 교육과 홍보를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오전 11시, 오늘은 식품안전 소모임이 있는 날이다. 우리 동네 초등학교 근처에서 판매하는 식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 조합원 5명과 참관인 1명이 모여 모임을 시작했는데 알록달록한 색깔의 사탕과 과자를 보자 다들 난리가 났다.
“어머, 이건 내가 옛날에 정말 좋아하던 과잔데 아직도 파네요.”
“이 눈깔사탕 좀 봐요. 어디 옛날 맛 그대로인지 한 번 먹어볼까요?”
맛은 불량식품이 최고라는 등, 추억의 맛이라는 등의 농담이 오갔지만 다들 식품 안에 독소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나만 먹어도 혀가 파랗고 빨갛게 변하는 사탕, 정체를 알 수 없는 식재료로 만든 소시지 등 이런 유해한 음식을 아이들이 먹고 자란다고 생각하니 다시 한 번 식품 감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품을 분류한 뒤에는 불량식품의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 실험을 한다. 사탕으로 간단한 색소 실험을 했는데 시약을 쓰지 않고 물에만 담가놓아도 사탕에서 빠져나온 색소로 물 색깔이 쉽게 변한다. 초콜릿과 시럽은 불에 가열했더니 화학약품과 비슷한 지독한 냄새가 난다.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눈으로 지켜보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와 동료들은 유해식품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모니터링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해서 고발조치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하고 모임을 정리했다.
토론과 실험을 마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사무실에서 간단히 우리밀로 만든 국수를 삶아 먹기로 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이 뜨거운 국수를 후후 불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고 마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좀 더 힘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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