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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연세대 캠퍼스 투어

문화 유적부터 최첨단 교육시설, 휴식공간까지 있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박희정‘자유기고가’ / 사진ㆍ김형우 기자, 연세대학교 제공 || ■ 도움말·조준식(연세대학교 홍보부) 홍동희(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3학년·학생홍보대사) 손령(연세대학교 사학과 3학년·학생홍보대사)

2006. 07. 30

1백21년 역사가 살아 숨쉬는 명문 사학 연세대에는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각종 기념관과 첨단 연구공간, 분위기 있는 산책로, 유명 맛집까지 다양한 명소가 가득하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과학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자녀들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연세대 캠퍼스 나들이를 떠나보자.

연세대 캠퍼스 투어

1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박사 동상과 본관. 2 본관 앞 계단. 3 윤동주 시인의 필체대로 조각한 서시가 새겨져 있는 윤동주 시비. 4 핀슨관에 있는 윤동주 기념관 내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정문에 들어서면 캠퍼스 정면을 향해 쭉 뻗어있는 넓은 가로수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길이 바로 연세대의 상징인 ‘백양로’. 90여 년 전 처음 이 길이 생겼을 때 은백양나무가 길 옆을 빽빽이 채우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당시의 나무들은 이미 수명이 다해 사라졌고, 지금 이 길을 지키고 있는 건 아름드리 은행나무들뿐. 하지만 ‘백양로’라는 이름은 역사로 남아, 여전히 연세대 캠퍼스 중앙로를 뜻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길 초입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복합산학협동연구센터 ‘연세공학원’이 자리하고 있는 것. 연세공학원은 대학과 기업의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목표로 지어진 건물이다. 바로 옆의 제 1 공학관과 ‘포스코 브리지(Posco Bridge)’라고 불리는 투명 통유리 교각을 통해 연결돼 있다. 두 건물 사이에서 공중에 떠있는 듯한 모습으로 빛나는 이 유리 다리는 연세대의 최첨단 이미지를 드러내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연세대 캠퍼스의 특징은 이처럼 ‘전통’과 ‘미래’가 자연스레 공존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광혜원,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가(家) 생가 등 한국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역사적 공간들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지난 5월 개관한 첨단과학기술연구관, 모든 이용자가 영어만 사용해야 하는 글로벌 라운지 등 미래를 지향하는 공간들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넓은 캠퍼스 곳곳에 가볼 만한 곳들이 흩어져 있으므로 연세대를 방문하기 전에는 미리 학교 홈페이지(www.yonsei.ac.kr)의 ‘캠퍼스 안내’ 코너를 이용해 동선을 짜보는 것이 좋다. 학교 안 명소들이 지도·사진과 함께 설명돼 있을 뿐 아니라 우리말과 영어로 된 영상안내물도 있어 실제 학교를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연세대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연세대 방향 출구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연세대 캠퍼스 투어

5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병원 광혜원. 6 7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박사를 기리는 언더우드가 기념관 외관과 내부 전시실.


타임머신 타고 역사 속으로~
본관 건물단 백양로 끝까지 걷다 보면 ‘뉴욕에 있는 우리 겨레로부터 붙여줌’이라고 쓰인 돌계단 앞에 이르는데, 이 계단을 오르면 정면으로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박사의 동상과 바로 그 뒤에 자리 잡은 고풍스런 세 동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인 이 건물들은 정면의 ‘언더우드관’(사적 276호), 왼쪽의 ‘스팀슨관’(사적 275호), 오른쪽의 ‘아펜젤러관’(사적 277호)으로 모두 국가 사적. 특히 1920년 준공된 스팀슨관은 연세대 캠퍼스 안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이 건물들을 덮고 있는 담쟁이덩굴은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시절 농과대 학생들이 심은 것이라고. 고풍스런 고딕양식 건물과 방사형 정원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에 본관 건물단은 ‘겨울나그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많은 한국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윤동주 기념관 · 시비 윤동주는 1938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해 41년 졸업한 연세대 동문. 특히 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시의 대부분은 당시 이 대학 기숙사였던 핀슨관에서 쓴 것이라고 한다. 1922년 건립된 이 석조 건물은 지금도 백양관 뒤쪽에 남아있고, 윤동주의 숨결이 살아있는 핀슨관 205호는 ‘윤동주 기념관’이 됐다. 이곳에서는 원고지에 단정하게 써내려간 윤동주의 친필과 서늘한 미소년의 이미지를 풍기는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 등 그의 유품, 사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주말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핀슨관 앞에는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를 그의 필체대로 조각한 ‘윤동주 시비’도 서있다. 지난 68년 그를 아끼는 동문과 학생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그 앞에 헌화하거나 그의 글씨를 탁본하기 위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세대 캠퍼스 투어

8 각국의 잡지를 열람할 수 있는 글로벌 라운지 서가. 9 무선 인터넷 활용이 가능한 글로벌 라운지 휴식공간. 10 첨단과학기술연구관.


연세대 안에 있는 조선 근대화의 흔적들
광혜원 정문에서 백양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한옥 한 채가 눈길을 끈다. 1885년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병원 광혜원의 외래 진찰소를 지난 1987년 복원해놓은 건물이다. 광혜원은 연세대 의과대학의 모체로, 개원 당시 외래 진찰소·수술실·약국과 40여 개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양반가의 사랑채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외래 진찰소만 복원된 것. 지금 이곳은 연세대 설립 초기의 유품들을 정리 보관하는 ‘연세사료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광혜원이 서있는 뜰은 연세대 박물관의 야외 전시장이기도 해서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고려시대 석인상, 조선시대 문인석 등 연세대가 소장하고 있는 각종 석조 유물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언더우드가(家) 기념관 중앙도서관에서 이과대학 건물 쪽으로 계속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울창한 숲과 자갈길이 나오는데 이 길 끝에 ‘언더우드가(家) 기념관’이 있다. 이 기념관은 1885년 당시 조선에 파견된 최초의 선교사로서 우리나라 근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가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것. 현재까지 남아있는 사진들을 기초로 1930년대 언더우드 가족이 실제로 살았던 연희동 사택을 복원해 전시실로 꾸민 것이다. 기념관 안에는 당시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서울 지도, 프랑스 신부들이 프랑스어로 출간한 ‘한국어 문법’ 책, 언더우드가 직접 제작한 최초의 한글 전용 타자기 등이 전시돼 있다. 평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토요일은 정오까지 개방하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미래형 학술공간
글로벌 라운지 백양로를 따라 걷다 중간쯤에 이르면 길 오른편으로 학생회관 건물이 보인다. 지난 2002년 11월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문을 연 영어 전용공간 ‘글로벌 라운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CNN, NHK를 비롯한 세계 14개 나라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공간, 대규모 강연회와 영화상영 등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세미나 공간, 편안하게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스터디 공간, 세계 각국의 정기간행물을 열람하고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휴식공간 등이 갖춰져 있다. 어느 곳에서나 무선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연세대는 우리나라에서 교환학생, 어학연수생, 유학생 등을 포함한 외국인 학생수가 가장 많은 대학. 글로벌 라운지는 이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서로의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첨단과학기술연구관 대운동장 북쪽에 있는 첨단과학기술연구관은 연세대가 지난해 개교 1백20주년을 기념해 지은 과학기술 허브. 지난 5월 완공된 이 건물에는 연세대 과학의 미래가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종 연구시설이 밀집돼 있다. 노화과학연구소, 원자선원자막연구단, 나노물리연구실, 생활성분자하이브리드연구센터, 나노메디컬국가핵심연구센터,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 등이 입주해 있으며, 앞으로는 학제 간 교류가 자유롭게 이뤄지는 공동 연구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낭만과 문화가 숨쉬는 곳
독수리상 연세대 캠퍼스를 소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실상부한 연세대의 상징. 백양로를 따라 걷다 공과대학 건물을 지나면 왼편으로 하늘 높이 솟아있는 독수리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2.3m의 사각 탑신 위에 청동으로 만든 2.5톤의 독수리가 세워져 있는데, 지난 1970년 연세대 개교 85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것이라고. 연세대의 상징 독수리를 캠퍼스 안에 세우려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7백 여만원의 기금을 모아 제작한 것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한다.

연세대 캠퍼스 투어

11 연세대 상징 독수리상. 12 아름다운 소나무숲 청송대. 13 대규모 학내외 행사가 열리는 노천극장.


청송대 백양로를 따라 캠퍼스를 오르다 노천극장을 끼고 돌면 마주하게 되는 소나무숲. 청송대는 ‘소나무 소리를 듣는 곳’이라는 뜻으로, 이 숲의 아름다움은 연세대 캠퍼스의 하이라이트라는 평을 듣는다. 이양하의 수필 ‘나무’ ‘신록예찬’ 등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푸른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수려한 경관 덕에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지역 주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고. 날씨 좋은 날이면 야외 강의실, 토론장소 등으로도 즐겨 사용돼 산책 도중 나무 아래 벤치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도 있다.
노천극장 청송대가 끝나는 언덕길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앞이 환하게 트인 노천극장과 만날 수 있다. 2만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인 노천극장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내용이 육성으로도 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만큼 과학적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 원래의 노천극장은 1933년 지어져 흙과 자연석으로 돼 있었는데, 지난 99년 동문들이 기부금을 모아 지금의 현대식 모양으로 다시 지었다. 그래서 극장을 이루고 있는 대리석 계단 하나하나마다 그때 기부한 동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이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 입학식, 졸업식, 연고제 등 굵직굵직한 학내외 행사들이 이곳에서 열린다. 숲으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분위기와 야간 조명 덕에 여름밤이면 분위기 좋은 노천카페가 부럽지 않은 곳이라고.



쉬어가는 곳
평화의 집 연세공학원 지하 1층에 있는 ‘평화의 집’은 예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학생식당이다. 이곳의 ‘순두부’는 연세대 학생뿐만 아니라 신촌 주민들 사이에서도 맛있다고 소문나 있다고. 정문 쪽에 별도로 나 있는 문을 열면 파란색 파라솔이 촘촘히 놓인 널찍한 휴게 라운지가 나와 노천카페 구실도 한다. 음식 가격은 2천5백원 안팎이다.
연세대 캠퍼스 투어

14 평화의 집 노천카페. 15 기념품 판매점 보람샘. 16 담쟁이덩굴이 아름다운 연희관 앞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학생들.


보람샘 연세대를 방문한 기념으로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다면 학생회관 1층에 있는 ‘보람샘’에 들러보자. 배지와 열쇠고리, 휴대전화 클리너 등 작은 기념품을 비롯해 가방과 티셔츠, 모자, 우산, 엽서, 넥타이에 이르기까지 학교 로고가 새겨져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어린이 ·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과학캠프 연세대 부속교육기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에서 진행하는 과학교육 프로그램.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여름방학 중 한 차례씩 운영한다. 대학 내 최첨단 시설을 이용한 실습 위주 프로그램으로 물리, 화학, 기계, 전자, 천문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연세대 아동·가족학과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의 교수, 연구진에 의해 프로그램이 개발·운영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올해는 6월30일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홈페이지(www.yonsei.ac.kr/child)를 통해 접수를 시작하며, 1학년 과정 1백20명, 2·3학년 과정 2백8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비는 18만원이다. 문의 02-2123-6482(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연세주니어 영어 프로그램 연세대 부속교육기관 외국어학당에서는 초·중학생 대상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년에 4학기(봄, 여름, 가을, 겨울)를 모집하며, 1학기는 10주 과정이다. 필기시험과 인터뷰를 통해 각반 10명 내외로 반을 편성하고, 외국어학당의 원어민 강사와 영어 구사가 능통한 한국인 강사들이 강의를 맡는다. 방학 때는 이와 별도로 ‘연세 FLI(Foreign Language Institute) 영어 캠프’도 운영한다. 역시 레벨 테스트가 있으며, 4주 교육 참가비는 90만원 내외다. 올 여름방학 캠프는 이미 접수가 마감됐다.
문의 02-313-0523 www.yonseicamp.net (외국어학당)

※ 아이와 함께 연세대 둘러보기~
반나절 ‘강추’ 코스
정문 출발 ⇒ 독수리상 ⇒ 본관 건물단 ⇒ 윤동주 기념관 · 시비 ⇒ 연희관 ⇒ 청송대 ⇒ 노천극장 ⇒ 중앙도서관 ⇒ 글로벌 라운지 ⇒ 광혜원 ⇒ 평화의 집
짧은 시간 연세대의 진수만 감상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강추’하는 반나절 견학 코스. 정문에서 출발해 백양로 왼쪽 독수리상에 들렀다가 본관 건물단을 둘러본다. 핀슨관 205호의 윤동주 기념관과 시비를 관람한 뒤 스팀슨관 뒷길로 나와서 연희관 앞을 지나 청송대로 이동한다. 청송대 뒷길을 통해 노천극장을 둘러본 뒤 뒷문을 통해 중앙광장으로 이동하고, 대강당 앞길로 내려오면 중앙도서관이다. 백양로를 건너 글로벌 라운지에 들른 뒤, 정문 쪽으로 내려가며 광혜원을 둘러보면 견학 코스는 종료. 견학을 마친 뒤 정문 옆 평화의 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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