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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책을 펴는 즐거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절망에 빠진 이의 삶을 바꾼 7가지 이야기

기획·김동희 / 글·민지일‘문화 에세이스트’ / 그림·이순형‘서양화가’

입력 2006.01.12 15:21:00

실직, 빚, 딸의 수술 등으로 곤경에 처한 40대 가장 데이비드 폰더가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오늘날 보통사람들의 삶처럼 생생하게 되살려내 실패와 좌절을 겪더라도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책을 두고 이러저러한 평을 한다는 건 멋쩍은 일이다. 숱한 해석을 낳은 고전이나 ‘뜻 모를’ 뜻이 가득한 철학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현대판 우화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의 방송인이자 기업전문 연사, 코미디언인 앤디 앤드루스가 쓴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는 출판시장을 한바탕 휘저은 유명한 책이다. 2003년 출간돼 미국서 6백만 부 이상 팔렸고 국내에선 지금까지 1백 쇄 넘게 찍어냈다.
많은 사람이 보았을 ‘잘나가는’ 책을 새해 아침에 다시 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소설엔 비통과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쓰다듬고 안아주며 일으켜 세워주는 교훈이 가득하다. 가슴을 울리는 찡한 감동도 있다. 현대판 우화 형식을 취해 어렵지 않고 가볍게 술술 읽힌다. 재미있다. 읽고 난 뒤 마음에 새겨놓을 만한 경구(警句)를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해놓은 것도 책의 장점 중 하나다.

솔로몬, 콜럼버스, 링컨… 역사 속 인물을 만나는 환상여행
주인공 폰더씨는 아내와 예쁜 딸을 둔 40대 중산층 가장. 어느 날 회사가 적대적 기업에 인수합병 되면서부터 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해직을 통고받고, 집세는 밀리고, 딸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예금통장은 바닥나고, 파출부로 나선 아내는 울어대고, 그나마 얻은 일용직 인부일마저 쫓겨나고…. 불과 6개월 사이 이런 인생의 막다른 길에 내몰린 그는 절망 속에서 “왜, 하필이면 나냐? 어째서 이런 일이 나에게만 생기는 거냐?”며 절규한다.
절규가 하늘에 닿았을까. 폰더씨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꿈을 꾸듯 역사 속으로 환상여행을 떠난다. 그가 맨 처음 가게 된 곳은 제33대 미국대통령 해리 트루먼의 사무실.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뒤 “책임은 내 선에서 멈춘다(The buck stops here)”는 유명한 말을 남긴 트루먼은 폰더씨에게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책임은 자네가 져야 돼”라고 충고한다.
“자네가 오늘날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결코 외부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는 거야. 자네 스스로가 현재의 상황에 이르는 길을 선택했다는 거지. 아주 오래 전부터 자네는 수많은 선택을 했고 그것이 모여서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낸 걸세. 그러니 자네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자네가 져야 하는 거야!”
트루먼은 ‘왜 하필이면 나지?’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나라고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나?’라고 바꿔 생각하라며 “도전은 하나의 선물이고 또 배울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고 실천해온 ‘성공을 위한 결단사항’을 적은 쪽지를 선물로 건넨다. 하루에 두 번씩 시간 날 때마다 읽어 마음속에 새겨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트루먼과 작별한 뒤 폰더씨는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을 만난다. ‘아기 재판’을 통해 명석을 과시한 바 있는 왕은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고한다. 이런 식으로 폰더씨의 여행은 계속돼 남북전쟁 당시 북군 메인 연대의 보병대령 체임벌린, 미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나치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낸 유태인 소녀 안네 프랑크, 노예해방을 이뤄낸 링컨 미국대통령을 차례로 만난다. 그들은 인생의 요소요소에서 ‘행동’ ‘개척’ ‘행복’ ‘용서’를 선택해 실천하는 법을 폰더씨에게 가르쳐준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여섯 명의 역사 속 위인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물려받은 폰더씨는 마지막이자 일곱 번째로 가브리엘 대천사를 만난다. 그곳은 발명될 뻔했던 물건들과 태어날 뻔했던 아이들, 이루어질 뻔했던 사건들로 가득한 곳이다. 용기 없는 사람들의 꿈과 목표만 거창하게 남아 있는 방 한가운데서 대천사는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하프타임의 스코어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의 비극은 인간이 그 게임에서 진다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이길 뻔한 게임을 놓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기가 인생 성공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다.
대천사는 특히 “재앙과 고난은 언제나 위대한 이들을 만들어내는 배경”이라면서 가장 강한 쇠는 가장 뜨거운 불에서 만들어지며, 가장 밝은 별은 가장 깊은 어둠에서 빛을 내뿜는다고 말한다. 그가 준 쪽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해도 개의치 않겠다. 운동선수는 훈련의 고통을 즐기지 않는다. 훈련을 완수했다는 결과를 즐긴다. 어미 매는 무서워서 떠는 새끼 매를 둥지에서 꺼내와 벼랑 아래로 떨어뜨린다. 날기를 배우는 고통은 결코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어린 매가 하늘을 향해 솟구칠 수 있을 때 그 고통은 순식간에 잊혀진다. 나는 물러서지 않겠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폰더씨의 환상여행은 이렇게 끝난다. 사실 미래로 날아가 일곱 현자에게 배운 ‘성공을 위한 결단사항’을 강연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지만 이는 역사여행이 준 교훈을 거듭 강조하는 한 방편에 다름 아니다. “내가 만들지 않은 인생은 없다. 행복한 이는 행복하기를, 불행한 이는 불행하기를 선택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폰더씨는 지금도 하루 두 번씩 일곱 가지 결단사항을 정독하고 그에 맞춰 살려고 노력한다.



1_ 공은 여기서 멈춘다. 나는 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총체적 책임을 진다.2_ 나는 지혜를 찾아 나서겠다. 나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되겠다.3_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 순간을 잡는다. 지금을 선택한다.4_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나에게는 단호한 의지가 있다.5_ 오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한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6_ 나는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겠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하겠다.7_ 나는 어떤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겠다. 나에겐 믿음이 있다.

작가는 삶의 현장에 뜻하지 않은 실패와 좌절이 밀려오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안네 프랑크가 폰더씨에게 해준 한마디는 이 책의 소중함을 새롭게 일깨워준다.
“불평은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하나의 행동이래요. 사람은 라디오를 들을 수도 있고 끌 수도 있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불평을 선택할 수도 있고 불평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나는 불평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어요.”
세종서적 펴냄. 이종인 옮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글쓴이 앤디 앤드루스

작가이자 연설가이며 코미디언. 기업 초청 연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마이클 군의 위대한 하루’ ‘선택’ 등의 책을 펴냈다.

그린이 이순형

국내외 18회의 개인전을 연 중견 화가이자 클래식 방송의 프리랜서 방송작가. 얼마 전까지 KBS 제1 FM ‘나의 사랑, 나의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 ‘헨델 메시아에의 은유전’ ‘피아노 이야기 시리즈 전’ 등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동아 2006년 1월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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