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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파격 패션 끝판왕 ‘여자 카니예 웨스트’ 테야나 테일러 

김명희 기자

2026. 03. 11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배우 테야나 테일러가 퍼포먼스에 가까운 의상으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스키아파렐리 2026 S/S 행사에 파격적인 시스루 패션으로 등장한 테야나 테일러. 왕관은 지난해 루브르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외제니 황후의 왕관에서 모티프를 따왔다(왼쪽).|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스키아파렐리의 맞춤 드레스를 입었다.   

스키아파렐리 2026 S/S 행사에 파격적인 시스루 패션으로 등장한 테야나 테일러. 왕관은 지난해 루브르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외제니 황후의 왕관에서 모티프를 따왔다(왼쪽).|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스키아파렐리의 맞춤 드레스를 입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패션은 없다. 무엇을 입느냐보다 어떤 서사를 입느냐의 시대,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올해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테야나 테일러(36)가 영민하게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 나설 때마다 강렬한 스타일을 쏟아내는 그에게, ‘하나의 싸움이 끝나면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된다’는 의미의 영화 제목을 빗대 ‘원 패션 애프터 어나더’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과감한 노출과 도발적인 실루엣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의상에 내러티브를 심고 시선을 장악하는 능력만큼은 동시대 셀러브리티 중 단연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테야나 테일러는 R&B 신에서 출발해 하이패션과 스트리트 문화의 교차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의 미학은 다층적인 커리어에서 축적된 감각과 맞닿아 있다. 2006년 10대의 나이에 비욘세 ‘Ring The Alarm’의 안무가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퍼렐 윌리엄스가 이끄는 스타트랙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싱글 ‘Google Me’와 ‘VII’ ‘K.T.S.E.’ ‘The Album’ 등을 통해 R&B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고, 카니예 웨스트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웠다. 이후 배우와 감독으로 활동을 확대하며 음악, 패션,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루이비통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와 패션 브랜드 예(YE)의 창업자 카니예 웨스트, 두 거장과의 교류는 음악뿐 아니라 스타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클레비지 라인이 깊게 파인 발망의 후드 드레스(왼쪽). 구조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스소희의 드레스. 

클레비지 라인이 깊게 파인 발망의 후드 드레스(왼쪽). 구조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스소희의 드레스. 

과감한 노출, 왕관 도난 사태까지 패션 소재로 활용

테야나 테일러의 레드카펫 룩은 패션이라기보다 퍼포먼스에 가깝다. 지난 1월 26일 파리패션위크 기간 중 열린 스키아파렐리 2026 S/S 오트쿠튀르 쇼에서 그는 민망할 정도로 관능적인 블랙 시스루 레이스 드레스 위에 블랙 턱시도 코트를 걸치고 플랫폼 펌프스를 매치했다. 특히 실버 샹들리에 브로치와 함께 착용한 앤티크 진주 장식 왕관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왕관은 지난해 루브르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에서 모티프를 따온 것으로, 도난 사건이라는 역사적 에피소드를 패션 서사로 끌어들여 화제를 확산시킨 연출로 해석됐다.

지난해 11월 ‘엘르’의 ‘우먼 인 할리우드’ 행사에선 발망의 핑크 골드 메탈릭 후드 드레스를 선택했다. 깊게 파인 클리비지 라인과 배꼽 아래까지 이어지는 컷아웃, 완전히 노출된 등 라인이 결합한 디자인으로 가슴 문신과 배꼽 피어싱을 그대로 드러냈다.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 디자이너 박소희가 이끄는 브랜드 미스소희의 2025년 봄 쿠튀르 드레스를 착용했다. 오프숄더 코르셋 상의와 볼륨감 있는 스커트, 절제된 시스루 디테일이 결합한 디자인은 조형적인 실루엣과 관능성을 균형 있게 담아냈으며. ‘창의적 영향력’ 부문 수상에 걸맞은 선택이라는 평을 얻었다.

1월 11일 열린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는 스키아파렐리 맞춤 제작 블랙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압도했다. 이 드레스는 가슴을 가로지르는 컷아웃, 홀터넥 트레인, 크리스털 끈과 리본 장식이 신체를 감싸는 구조가 특징이다. 그는 “내 엉덩이는 지금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틀 뒤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스티븐 연 등과 함께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립’ 프리미어 행사에서는 파리 기반 오트쿠튀르 브랜드 아시스튜디오의 올 블랙 드레이핑 드레스를 선택했다. 전신을 덮는 시스루 저지 소재와 항아리 형태의 구조적인 실루엣 덕분에 그의 신체는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였다. 해당 드레스는 얼굴을 반쯤 가리도록 디자인됐는데, 이는 카니예 웨스트의 트레이드마크인 복면을 연상시켰다. 

음악, 안무, 연기 등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테야나 테일러의 커리어처럼 그의 패션 역시 단일한 틀에 갇히지 않는다. 레드카펫을 무대 삼아 매번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는 그의 스타일은 패션을 소비하는 새롭고도 흥미로운 방식이다.  

#테야나테일러 #원배틀애프터어나더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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