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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와와, 이셀피아… 경매 사이트에서 월척 낚기

작아진 아이 옷, 경매로 팔아 돈 버세요!

■ 글·박하영 ■ 기획·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2003. 04. 14

집안 청소 한번 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먼지 쌓인 물건들. 잘 살펴보면 아직 쓸만한 것들이 많다. 작아진 아이 옷, 충동구매로 사서 몇번 입지 않은 정장, 싫증나는 액세서리,아이에게 버림 받은 장난감 등 쓰지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파는 건 어떨까?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내다 팔면 쓰레기통으로 갈 물건이 돈으로 변해 돌아온다. 경매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 또한 좋다. 경매는 1천원부터 시작하니 운 좋으면 몇천원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옥션, 와와, 이셀피아… 경매 사이트에서 월척 낚기

경매 사이트로 유명한 이셀피아(www.esellpia.com)에서 킹스타, 용사 골디안, 반달 마스크 등 오래된 만화 영화 비디오테이프가 1만원대에 팔렸다. 옥션(www. auction.co.kr)에서는 블루마블 게임을 비롯해서 문방구에서 흔히 파는 콩알탄, 구슬, 고무줄 새총, 야광 공깃돌, 색칠공부 등의 놀잇감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집안을 청소하다가 나온 야광 공깃돌을 옥션에 올려서 1만원에 판 이주연씨(28)는 요즘은 아예 문방구에서 놀잇감을 사다가 경매로 파는 데 재미를 붙였다.
경매 사이트에 올라오는 물건이 하나같이 유명인 소장품 일색이던 시절이 있었다. 축구 황제 펠레가 70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입었던 셔츠가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5만7천7백50파운드(약 3억원)에 팔리고, 하리수가 ‘누드 동영상’에서 입었던 아슬아슬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흰색 슬립 원피스가 61만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이승준씨(32)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철이와 바비, 스파이더맨 등 수집용 인형에 둘러싸여 산다. 동호회에서 희귀한 인형에 대한 정보를 들으면서 사 모으기 시작해 필요한 사람에게 하나 둘 판 것이 이제는 옥션에서 ‘뛰어난 장사꾼’으로 통할 만큼 경매에 빠지게 했다.
“취미로 시작한 것이 덩치가 커져 하루에도 문의 메일이 20여통 넘게 옵니다. 갖고 싶은 인형을 구해달라는 네티즌들의 부탁 메일이죠.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 대부분입니다. 그 아련한 옛 추억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죠.”
이들과 추억을 나누는 것이 좋다는 이씨는 수집용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일본을 오가기도 하는 열성파. 얼마전에는 일본에서 2002 월드컵을 기념으로 판매한 코카콜라를 100엔에 사가지고 와서 3만원에 팔았다. 이렇게 경매에 재미를 본 이씨는 아예 명품을 사고 파는 장터인 엘모군쩜콤(www.elmogoon.com)을 열고 쇼핑몰 사장이 됐다.
시계 마니아인 이영준씨(35)는 옥션에서 그동안 수집했던 시계를 팔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모은 명품 시계를 마땅히 처분할 곳이 없어서 옥션에 올렸는데,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고 한다.
“마니아라면 물건을 팔 때도 규칙을 정해야 합니다. 수집한 시계 가운데 마음에 안 드는 것만 파는 거죠. 정말 마음에 드는 시계는 제가 죽을 때까지 갖고 있을 겁니다.”
시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비교적 싼 값으로 시계 마니아들을 단골로 잡은 이씨는 시계의 역사와 특징을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는 때도 많다고 한다. 크게 이익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직업으로 하는 것도 아니지만 시계 마니아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하나라도 더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재미에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다고.

“물건 사고 파는 재미 느끼며 같은 취미 가진 사람 만나 좋아요”
유주영씨(35)는 그동안 모았던 예쁜 아기 옷을 싸게 팔면서 옥션에서 ‘알뜰 주부’로 이름나 있다. 일곱살 난 딸과 다섯살 난 아들을 둔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백화점에 가면 유아복 코너부터 구경할 정도로 아기 옷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출산한 후부터 그토록 좋아했던 아이 옷을 본격적으로 사들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쑥쑥 크는 아이들을 못 따라가는 아이 옷들을 장롱 속에 모셔두어야(?) 했다. 3년 전, 경매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판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옥션에 아이가 작아서 못 입는 옷을 올렸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어서 옷 사진을 찍지도 못하고 1천원의 값을 매겼다. ‘누가 사갈까’라는 생각에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유씨는 ‘메일 폭주’에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답변 메일을 보내야 했다. “아이를 키워보고 옷도 직접 입혀봤던 사람이 올린 거라서 그런지 반응이 좋았다”는 유씨는 몇번의 경매를 거친 뒤에 자신감을 얻어 아예 동대문에서 옷을 싸게 떼어다가 팔고 있다고 한다.
“아이도 돌보고 집안일도 해야 하지만 마우스에 먼저 손이 가요. 문의 사항은 얼마나 들어왔는지, 낙찰은 됐는지, 입찰자는 몇명인지…. 예쁜 옷을 사서 남에게 소개하고, 또 옷을 받고 만족해하는 엄마들을 보면 흐뭇하거든요.”
그는 옥션에서 만난 엄마들과 함께 베베2베베(www.bebe2bebe.com)라는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 그냥 헤어지기 섭섭했기 때문. 이곳에서 옷을 주문하면 옥션을 이용하는 것보다 빨리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새내기 주부 윤정원씨(28)는 와와(www.waawaa. com)에 잘 쓰지 않던 가방을 경매에 붙였다. 생각보다 높은 값에 낙찰되어 용돈을 벌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옷, 화장품, 머리핀, 책, CD 등 갖고 있는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매로 판 물건이 1백50여가지다.

옥션, 와와, 이셀피아… 경매 사이트에서 월척 낚기

“사실 와와보다 옥션을 먼저 알고 올렸지만 옥션에는 사람과 물건이 많아서 판매율이 낮더라고요. 물건을 살 때는 옥션의 공동구매를 이용하지만 추억이 깃든 물건을 사고 싶을 땐 와와를 둘러봐요.”
알다시피 경매는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서로 경쟁을 붙여 가장 비싸게 사려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전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경매는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 만족시켜 서로 기분 좋은 거래가 돼야 한다. 파는 사람은 싼값에 내놓았는데 높은 값을 받아서 좋고 사는 사람은 갖고 싶었던 물건을 시중보다 싼 값에 갖게 되니 좋다. 하지만 자기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하다면 이런 경매 문화를 만들기 어렵다. 이승준씨의 이야기는 경매 문화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 잘 알려준다.
“얼마전에 캐나다에서 UFO가 나타났던 해를 기념해 만들어진 UFO 프라모델을 경매로 샀습니다. 배달된 상자를 여니 그 안에 프라모델을 판 아저씨의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직접 사서 지금까지 먼지 쌓일라 비닐 포장까지 해서 갖고 있었다고요. 소중하게 간직했던 물건이니 같은 마음으로 다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손으로 또박또박 적어놓았더군요. 우리나라에도 UFO 프라모델 마니아가 많아지길 바란다면서 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경매 사이트를 이용해야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잘 팔 수 있을까. 그 노하우를 알아본다.

경매 사이트로 물건 사는 베스트 노하우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쇼핑몰보다는 경매나 공동구매를 이용하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경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은 한푼이라도 더 싸게 물건을 사려고 눈을 부릅뜬다. 겉에서 보면 모르지만, 경매에 참여해 입찰하고 지켜보면 그 열기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와 같은 네티즌의 성향을 정리한 보고서도 떠돌 정도다. 그렇다면 경매 사이트에서 어떻게 사고 팔아야 돈도 벌고 재미도 볼까?

어떤 것을 살 것인지 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캐내라
소비자는 적극적이어야 한다. 내가 살 물건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검색엔진으로 제품 정보를 찾는 것도 좋겠지만 그 물건에 관한 전문 사이트를 이용한다. 더 완벽하게 알려면 실제 써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자. 수치로 보기에 좋은 물건이라도 막상 써보면 불편할 수 있다. 게시판에 있는 이용담을 찾아본다.
마우스 품을 팔자
단돈 1천원이라도 깎아보려고 다리품을 판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흥정에 실패해 다른 곳으로 갔다가 처음 간 곳보다 더 비싸게 불러 낭패를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다. 최저가로 파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사이트마다 특징이 있으므로 한곳만 가지 말고 여러 곳을 들러 값을 비교해보자.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나와(www.danawa. com), 오미(www.omi.co.kr), 에누리(www.enuri. com), 베스트바이어(www.bestbuyer.co.kr), 컴스클럽(www.comsclub. com) 등이 대표적인 가격 비교 사이트다.



경매 종료 5분 전을 노려라!
옥션과 와와 같은 경매 전문 사이트는 직거래를 막고 건전한 경매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므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경매는 마지막 1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낙찰은 마지막 한 시간 동안에 결정된다. 새것보다 비싸게 사는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물건의 최저가와 먼저 경매가 끝난 같은 물건의 낙찰가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경매가 끝난 같은 물건의 낙찰가와 비교해서 입찰가를 결정한다. 그리고 입찰하는 추세를 살펴본 뒤 경매 종료 5분 전에 입찰가를 조금씩 올린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낙찰된다. 낙찰에 성공하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조만간 같은 물건을 다시 찾을 수 있으며 경매를 하면서 경쟁의 세계를 체험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중고장터에 가라
아무리 최저가라고 해도 부담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중고장터로 눈을 돌리자. 대다수 쇼핑몰에는 중고장터가 있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은 돈을 먼저 보내고 물건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사고를 막으려면 파는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휴대전화 번호뿐만 아니라 집이나 회사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야 한다. 또 물건을 받기 전까지 입금증을 보관하고 있고, 안전한 택배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자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했다. 좋은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아무리 싸고 좋은 물건이라도 내게 필요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싸고 좋은 물건이 나왔다고 무조건 사기보다 내게 꼭 필요한지 한번쯤 더 생각해보자. 어떤 쇼핑이던지 계획에 맞게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옥션, 와와, 이셀피아… 경매 사이트에서 월척 낚기

경매로 물건을 팔 때도 노하우가 있다. 경매 사이트에서 물건이 잘 팔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매에 팔 물건을 올리는 법부터 올린 물건을 잘 파는 법까지 생생하게 알아본다.

1. 옥션에 회원 가입을 하고 로그인한다. 물건을 천원 경매에 올리고 경매 마감 기한을 길게 잡는다. 기간이 짧으면 너무 싼값에 낙찰된다. 마감 종료 시간은 네티즌이 가장 많이 인터넷을 쓰는 평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1시까지로 잡는다.
2. 한꺼번에 여러개를 올린다. 다른 물건도 함께 보여주면 더욱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
3. 물건의 제목을 잘 쓴다. ‘긴소매 티셔츠’ ‘원피스’ 등 밋밋하게 쓰는 것보다는 연두색 티셔츠라면 ‘봄을 부르는 셔츠’ ‘봄바람이 살랑일 때 입으면 좋은 원피스’ 같은 제목을 달면 한번이라도 더 클릭하게 된다.
4.브랜드를 만들자. 명품이 잘 팔리는 까닭은 ‘브랜드 값’을 하기 때문이다. 내 물건에도 상표를 달자. 아이디를 따도 좋고 닉네임이나 별명을 붙여도 된다. 기억하기 쉽고 물건의 특징을 살리면 금상첨화다.
5. 뭐니뭐니 해도 사진이 중요하다. 백마디 설명보다 물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여주는 것이 낫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으면 컴퓨터로 옮기기도 쉽다. 사진 밝기와 배경을 고칠 수 있어 더욱 좋다.
6. 포장을 잘해서 보낸다. 포장을 정성 들여하면 받는 사람도 기분 좋고 보낼 때도 기분이 좋다. 브랜드를 나타내는 쪽지나 명함에 보관법이나 인사말을 써서 보내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한꺼번에 많이 사면 덤으로 하나를 더 주는 것도 단골손님을 잡는 방법이다. 선물 포장 사이트에 가면 예쁘게 포장하는 법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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