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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hotplace_library #starfield_coex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editor 정희순

2017. 06. 27

사람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음악을 들어야 하고, 시를 읽어야 하며, 그림을 감상해야 한다. 일상에 쫓겨 신이 우리 영혼에 심어주신 아름다운 감각을 지워버리지 않도록. 여기는 별마당 도서관이다.

마감 일정으로 며칠을 쫓기듯 살았던 지난 6월 19일, 이달의 마지막 기사를 위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찾았다. 쇼핑몰 한복판에 문을 연 쉼터, ‘별마당 도서관’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퇴근 시간인 오후 7시 무렵, 별마당 도서관 한편에선 여행 에세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끌림〉, 시집 〈찬란〉 등을 집필한 이병률 시인의 토크 콘서트가 한창이었다. 시인이 온다는 소식에 일찍부터 기다리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지나던 길에 발걸음을 멈춘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은 대형 서가 3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서가에 설치된 조명에 책들이 별처럼 빛났다. 한여름의 퇴근길은 그렇게 반짝였다.




만남이 있는 곳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5월 31일 “꿈을 펼친다는 의미의 ‘별’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마당’을 합쳐 ‘책을 펼쳐 꿈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별마당 도서관을 공식 오픈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거기서도 중심부인 센트럴 플라자에 위치해 있다. 코엑스는 2000년대 초 국내 최초 복합 쇼핑몰로 문을 연 후 한때 연평균 5천만 명이 찾을 만큼 강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만남의 장소였지만 잠실, 가로수길 등 새로운 상권의 등장과 차별화 부족으로 현재는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 지난해 코엑스몰의 임차 운영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그룹은 코엑스몰의 재도약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다 ‘뜻밖에’ 도서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별마당 도서관의 모델은 일본 다케오 시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이다.

다케오 시는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지난 2013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콘셉트로 리뉴얼한 후 연 1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옛 서울시 청사에 자리한 ‘서울도서관’도 영감을 줬다. 5m 높이의 벽면 서가를 비롯해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과 카페 등을 갖추고 있는 이곳은 2012년 개관 이후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꼭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된다.

별마당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도서관과 쇼핑몰 사이에 출입구가 따로 없어 사방으로 열려 있는 구조다. 장서의 외부 반출은 금지돼 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도난 방지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시민 의식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 이곳은 누군가를 만나고 기다리는 약속의 장소로도 그 역할을 다한다. 자유롭게 음식물을 섭취할 수도 있고, 곳곳에 콘센트와 USB 단자가 구비돼 노트북과 휴대전화 충전 등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채움과 비움, 그리고 나눔

별마당 도서관은 총면적 2,800㎡에 2개 층 규모다.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곳을 비롯해 도서관에서 보유한 장서의 수만 총 5만여 권. 인문·경제·취미·실용 등 분야별 다양한 도서가 구비돼 있고, 외국 원서 코너, 유명인의 서재 코너, 아이패드로 볼 수 있는 e-book 코너도 따로 마련돼 있다. 특히 해외 잡지를 비롯한 6백여 종의 최신 잡지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잡지 코너는 이곳의 차별화된 자랑거리다. 코엑스몰에 무역 관련 종사자들의 왕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의 ‘국제 비즈니스 전문서적 코너’도 운영한다. 이곳에 들어가는 무역 관련 전문서적 2천여 권은 한국무역협회가 기부했다.



도서관에선 월별, 요일별 테마를 정해 고객에게 문화적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전개한다. 시 낭송회부터 명사 초청 특강, 클래식 콘서트 등 형식과 내용이 다채롭다. 개관 이후 지난 6월 17일까지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가 메인 테마였다. 사진·자필원고·책 등을 전시한 ‘윤동주 기념 전시회’와 함께 ‘윤동주를 읽다’라는 타이틀로 윤동주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해설 및 시낭독을 진행했고, 가수 윤형주와 김응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하는 토크쇼와 시 낭송 공연도 펼쳤다. 월요일은 ‘시’, 화요일은 ‘여행’, 수요일은 ‘책’, 목요일은 ‘아트&북’, 금요일은 ‘명사 초청 특강’, 토요일은 ‘키즈 엔터테인먼트’, 일요일은 ‘클래식 공연’으로 꾸며져 혜민 스님과 김난도 교수, 소설가 김영하와 피아니스트 지용 등이 수준 높은 무료 공연도 선보였다. 아직 7월의 행사 스케줄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신세계프라퍼티는 앞으로도 이런 문화 행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매월 11일에는 ‘책 나눔의 날’도 운영한다. 다 읽은 책이나 필요 없는 책이 책장에 쌓여 있다면 별마당 도서관 도서 기증 접수 데스크에 가져오면 된다. 6월까지는 상시 기부를 받고 있는데, 3권, 6권, 9권 책을 기부할 때마다 음료나 케이크 등을 살 수 있는 F&B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그룹도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기업의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기업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제도)를 통해 별마당 도서관을 후원한다. 

신세계프러퍼티에 따르면, 별마당 도서관엔 6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소요됐으며 해마다 5억원 이상의 운영비도 들어간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세계 최초로 쇼핑몰 내 가장 핵심적인 자리에 책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고객이 다양한 문화 예술적인 경험을 공유하길 희망하고, 또한 이를 통해 그간 다소 침체했던 코엑스몰이 활성화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 속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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