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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

〈치즈인더트랩〉 의 거부할 수 없는 옴므 파탈

기획 · 김지영 기자 | 글 · 이경호 스타뉴스 기자 | 사진 · 더블유엠컴퍼니 제공 | 디자인 · 김영화

2016. 03. 04

반듯한 외모, 다정한 말투에 때로 싸늘함을 실어 원작 웹툰의 남자 주인공과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극과 극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박해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12년 KBS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시작으로 지난 4년간 쉼 없이 달리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이 남자의 일과 일상에 관한 진솔한 고백.

배우 박해진(33)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매 작품에서 다른 모습,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박해진은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심성 고운 순정파 재벌 2세 역으로 사랑받은 후 2014년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전작과 이미지가 상반된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맡아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제 새롭게 도전할 만한 캐릭터가 있을까 싶었는데, 올해 또 일을 냈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을 통해서다.
1월 4일 방송을 시작한 〈치인트〉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 흠잡을 데 없는 스펙과 달콤한 미소 뒤 위험한 본성을 숨긴 남자 유정과 그의 본모습을 유일하게 꿰뚫어본 여대생 홍설의 스릴 넘치는 로맨스를 그린다. 웹툰의 인기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박해진이 유정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웹툰 팬들은 박해진과 유정의 싱크로율이 100%에 가깝다며 놀라워했고, 방송 후 그는 이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진 연기로 보답하고 있다.
사실 박해진은 2012년 〈내 딸 서영이〉를 시작으로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나쁜 녀석들〉 〈치인트〉까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방송가에서 그를 시청률 보증수표로 평가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는 조금도 우쭐해하지 않았다. 〈치인트〉의 인기는 자신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지금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주변에서 ‘성공했다’고들 하시는데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요. 방송이 끝난 게 아니잖아요. 그때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 같아요.”
〈치인트〉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박해진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가 맡은 유정이라는 인물의 내면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다양한 생각과 감정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원작에서도 유정은 단순하지 않다. 이런 복잡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박해진은 원작 웹툰을 깊이 분석했다.
“원작이 있어서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보게 된 거죠. 유정에 대해 연구하면서 ‘옷은 이렇게 입어야 될까’ ‘표정은 이렇게 해야만 하나’ 등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원작이라는 틀 안에 있는 캐릭터에 제가 갇혀버렸죠. 원작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이렇게 연기하면 안 되겠다 싶어 캐릭터보다 원작 전체를 제 나름의 시선으로 해석했어요. 그러고 나서 작은 변화를 주며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게 됐고, 한결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그래도 원작이 가진 큰 틀은 깨지 않으려 했어요.”
사실 원작과 드라마를 모두 본 사람이 아니라면 ‘실제 박해진의 성격이 생김새만큼이나 유정과 많이 닮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박해진의 답은 이렇다.
“저는 싫다는 생각이 들거나 아니다 싶은 사람은 안 보고 말아요. 당했다 싶어도 되갚지 않고 무시하는 타입이랄까요. 그런데 유정은 같은 일이 다음에 또 발생하지 않게 뿌리를 잘라버리는 성격이죠.”



김고은의 밥 먹는 연기에 놀란 이유

방송 초 화제가 된, 홍설의 소개팅 소식을 접하고 유정이 질투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묻자 그는 “내가 유정이라도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유정이 홍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요즘 너랑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너도 남들과 똑같다’고. 유정이 홍설을 생각하는 마음이 직설적으로 드러난 대목이었죠. 유정은 홍설도 자신처럼 예민한 아이여서 호기심이 생겼고, 그러면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홍설이 둘 사이에 다른 사람을 끼워 넣으니까 배신감이 든 거죠.”
박해진에게 〈치인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지 묻자 좀처럼 말문이 막히지 않던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곤 이내 “기억에 남는 신들은 진짜 많다. 어느 한 장면을 선택할 수 없을 정도”라는 답을 내놨다.
“개인적으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유정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숱하게 고민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때문에 다른 작품에서와 달리 재촬영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한 장면, 한 장면 심혈을 기울인 덕분에 지금의 유정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 캐릭터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자신의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박해진은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특히 〈치인트〉를 통해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치른 김고은에 대한 칭찬이 그칠 줄을 몰랐다.
“김고은은 진짜 유연해요. 그 친구가 그간 영화만 해서 드라마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제가 좀 걱정을 했죠. 하지만 정말 잘했어요. 특히 밥 먹는 연기는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연기를 하면서 밥 먹는 게 쉽지 않은데, 잘하더라고요. 선배인 저도 놀랐을 정도니까요. 또 저희가 호흡이 잘맞는 이유는, 서로 캐릭터보다는 호흡에 집중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느낌 가는 대로 서로에게 맞추고 있거든요.”
박해진은 천재 피아니스트 백인호 역을 맡은 배우 서강준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평을 쏟아냈다.
“사실 처음에는 인호 역을 맡은 강준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 기우였어요. 강준이는 인호 그 자체예요. 저한테도 자연스럽게 다가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가 붙는 신이 살아날 수 없었을 거예요.”
김고은, 서강준 외에도 박해진이 〈치인트〉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배우가 있다. 같은 과 선배인 상철과 도현 역을 맡은 문지윤과 신주환이다. 두 캐릭터는 극중 남녀 주인공들을 괴롭혀 시청자들 사이에서 ‘밉상’으로 통한다. 이런 캐릭터에 박해진이 관심을 갖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극중 상철과 도현을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상철 선배와 관련한 기사에 ‘3D(TV 속 캐릭터)가 2D(원작 속 캐릭터)를 이겼다’는 댓글이 달려 있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잘하고 있거든요. 앞으로가 기대돼요. 또 도현 역의 신주환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연기를 보여줬죠. 이런 배우들이 〈치인트〉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거예요.”
극에서 그의 현재 여자친구 홍설 역은 김고은, 과거의 여자친구 백인하 역은 이성경이 맡고 있다. 극 중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배우이기 전에 한 남자로서 박해진은 두 캐릭터 가운데 누구에게 더 끌리는지 궁금했다. 그는 잠시 고민한 후 입을 열었다.
“홍설에게 더 마음이 가요. 백인하는 안하무인에 속 빈 강정이에요. 물론 어린 시절 상처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렇게 기가 센 여자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내친김에 더 물었다.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박해진은 손사래를 쳤다.
“아직요. (여자친구) 진짜 없어요. 만들 시간이 없어요. 바빠요.”
그도 이제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다. 언제쯤 그의 결혼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서둘러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결혼은 서른다섯 살에 해야지, 하는 계획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고, 37세가 되기 전에는 장가가야 할 것 같아요. 너무 나이 들어 결혼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아직 여자친구를 만들 시간이 없지만 또 모르죠. 어느 날 느닷없이 결혼한다고 할지도(웃음).”
박해진은 최근 열애설에 휩싸인 적이 있다.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소속사에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직접 그에게 대답을 듣고 싶었다.
“너무 생뚱맞았어요. (기사가) 악의적이라고 생각해요. 열애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처가 됐어요. 황당했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웠죠. 신혜 씨도 적잖이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요. 왜 그런 보도가 났는지 모르겠어요. 신혜 씨와 열애 중이라는 소문은 진짜, 사실이 아니에요.”





한류 스타의 아킬레스건, 체력

외로운 솔로인 현실과 달리 〈치인트〉에서 그는 재미있는 연애를 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김고은과의 러브 라인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이것저것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러브 라인이 빨리 진전된 만큼 둘 사이에 풀어야 할 갈등도 많아질 거예요. 16회 내내 멜로로 내용을 채울 수 없는 만큼 이제 유정, 홍설 주변 인물들과 얽힌 에피소드가 나올 예정이에요. 원작에 나오는 사건들도 곧 보실 수 있어요.”
〈치인트〉는 절반의 분량을 사전 제작했다. 박해진은 “그 덕분에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좋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일찍이 촬영해놓은 부분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배우와 제작진이 바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사전 제작을 하면 기존 드라마 촬영에서 보이던 완성도나 짜임새의 빈틈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100% 채우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송이 끝나기 전 이미 촬영을 마친 내용이 조금이라도 알려져 작품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까 봐 걱정했다.
“다음 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위한 ‘모를 권리’를 지켜줬으면 해요. 언론이든, 관계자든 말이죠.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기다려지게 마련인데, 그런 즐거움을 뺏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앞서 〈응답하라 1988〉도 스포일러로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비하면 〈치인트〉는 워낙 뒤죽박죽 촬영해서, 당장 스포일러에 대한 위험은 없어요. 그래도 방송 끝날 때까지 스포일러로 힘들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박해진은 〈치인트〉 촬영을 즐기고 있다. 비록 극 중 상황이지만, 오래 전 일이 된 캠퍼스 생활의 낭만을 다시

한 번 만끽하고 있기 때문. 예전의 캠퍼스 생활로 돌아간다면 그는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운동이다.
“학창 시절 천식이 있어서 운동을 많이 못했어요.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운동으로 천식을 극복하고 싶어요. 체력이 약해서 지금 몸 곳곳이 아파요. 정말 건강하면 좋겠어요.”
박해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하룻밤을 지새워도 부족할 것 같았다. 그가 지닌 진솔함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에 빠져들게 했다. 어쩌면 중국 대륙에서 그에게 열광하는 것도 그런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별에서 온 그대〉로 김수현 버금가는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박해진. 올해도 그는 국내와 중국을 오가며 활동해야 한다.
“일단 중국에서 작품을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한 작품 더 하고 갈 수도 있어요.〈치인트〉가 종영하는 시점에 향후 진행할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잡힐 것 같아요. 지금 바람은 하나뿐이에요. 〈치인트〉가 마지막까지 순항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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