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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3년의 기록

성매매 혐의 벗은 성현아

글 · 신민섭 일요신문 기자 | 사진 · 뉴스1 | 디자인 · 유내경

2016. 03. 03

최근 대법원이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그녀는 변호사비 마련을 위해 명품 가방까지 처분하며 ‘성매매 연예인’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2013년 12월 한국 사회는 연예인 성매매 사건으로 술렁였다. 증권가 정보지와 SNS에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던 스타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나돌았고 검찰은 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뿌리를 뽑겠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성매매의 대가로 돈이 오간 구체적인 정황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검찰은 결국 몇 명을 약식 기소하는 데 그쳤다. 혐의를 받은 연예인 대부분이 이를 받아들여 벌금을 내는 선에서 조용히 사건을 마무리 했지만 그 중 유일하게 한 명이 억울하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실명이 드러난 그녀는 ‘성매매 연예인’이라는 치명적인 오점을 안은 채 길고 고통스러운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배우 성현아(41)였다. 그녀에게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던 사업가 A씨도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성현아의 혐의는 A씨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2010년 2∼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 차례 성관계를 한 대가로 5천만 원을 받았다는 것. 이에 대해 성현아는 “A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가졌으며, 어떠한 스폰서 계약도 맺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2014년 8월)과 2심(2014년 12월)에서 모두 벌금 2백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2심 공판 당시 성현아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고 해서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는 없다”며 법정 밖까지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오열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매수자인 A씨가 1심에서 혐의를 인정해 유죄 판결을 받은 터라 그녀에겐 더더욱 힘겨운 싸움이 됐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성매수자와 만난 기간, 돈을 받은 시점, 액수, 이후 관계를 정리한 경위 등을 종합하면 (돈을 주고 만났다는) 성매수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유죄 판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말한다고 해서 진실은 아니다

2월 18일 대법원 판결에서도 유죄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1심과 2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성현아는 2007년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했다가 2009년 이혼하고 2010년 5월 6세 연상의 사업가와 재혼했다. 대법원은 성현아가 A씨를 만날 당시 재혼 상대를 찾는 중이었으며 실제 A씨와 결별한 뒤 현재의 남편을 만나 재혼한 점에 주목했다. 또한 두 사람이 성관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도 만난 점,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도 주고받은 점, 성현아가 지인에게 A씨를 ‘남자친구’로 소개한 점 등도 중요하게 봤다.
일단 성매매 연예인이라는 오명은 씻었지만 2년여의 시간 동안 법정 다툼을 벌이며 성현아는 많은 것을 잃었다. 우선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성매매 관련 재판이 시작되면서 그가 2012년 무렵부터 남편과 별거 중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던 성현아의 남편은 그녀뿐 아니라 모친과 형제 등 다른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아는 자신의 명품 가방과 시계, 그리고 예물 등을 처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한다.
성현아가 실명이 공개되는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성매매 혐의를 벗으려 한 배경에는 네 살 난 아들이 있다. 그녀는 측근에게 아들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성현아 사건은 2심 법원인 수원지법에서 다시 다뤄지게 되는데, 대법원 판결이 구속력을 가지므로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성현아는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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